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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5/13 EBS 다큐프라임 "아이의 사생활"과 소통 장애 (21)

퇴근하고 밤 시간대에 즐겨보는 채널들이 몇 개 있다 — 으레 예상하듯 EBS, 디스커버리 채널,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 히스토리 채널 등이다. 다행스럽게도 홈지기의 마눌님은 드라마를 즐겨 보지 않는데다, 주저리주저리 과학 이야기를 늘어놓아도 꽤나 재미있게 들어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아, 물론 군사사는 예외다 — 내가 TV 붙잡고 거기 빠져 있으면 한 소리는 듣는다.) EBS의 다큐프라임도 그런 애청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다만 미리미리 방송일정을 챙길 정도로 꼼꼼하지는 않아 별 기대없이 채널을 돌리다가 홀딱 빠져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어제 맞닥뜨린 시리즈는 뜻하지 않은 우연에 잔잔한 놀라움을 자아내게 했다.

그것은 앙코르 인간탐구 대기획 5부작 『아이의 사생활(Discovering a child)』이다 — 첫 방송은 2월 말에 있었다는데 그 때는 몰랐었다. 여기서는 여러 심리학, 뇌과학 등의 연구결과를 통해 어린아이 시기의 두뇌와 인식의 발달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어제는 첫 회로 「남과 여」편에서 남성과 여성의 발달과정의 차이를 다뤘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며칠 전에 올린 '감정이입에 바탕한 정치 시스템에 대한 꿈'에서 언급된 내용들 — 남자의 체계화형 뇌와 여자의 공감형 뇌에 대한 배런-코언 교수의 연구 업적들 — 이 소개되고 있지 않은가.

방송 다큐멘터리가 대부분 그렇지만, 내용 자체만 따진다면 그렇게 깊이 파고드는 것은 아니다. 시중에 번역된 관련 연구자들의 책만으로도 훨씬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다큐멘터리의 진국이 쏙쏙 들어오는 비쥬얼에서 있다는 점에서 『아이의 사생활』은 꽤나 만족스러웠다. 내용은 얕더라도 실제 아이들을 대상으로 실험하는 영상을 보여줌으로써 그러려니 하고 어렴풋이 이해했던 바들을 극명하게 각인시켜줬다. 예를 들면, 앞서 남자가 체계화에 능하고 여자는 공감(감정이입)에 능하다고 했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갈까? 그렇다면 엄마와 어린애가 서로 놀다가 엄마가 장난감 망치에 손을 다친 것처럼 엉엉 우는 상황을 연출한다. 남자아이는 갑자기 엄마가 우니 이게 무슨 상황인가 어리둥절해 하고 (또는 무관심하고), 여자아이는 좀 있으면 엄마를 따라 같이 울게 된다. 책 한 권의 느낌이 표정으로 집약되는 듯한 장면이다:

남과 여

여자아이는 공감해서 울고 남자아이는 손 붙들고 사정해도 본체만체

당장 애를 키우지 않더라도 어른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밤 11시 10분 느즈막히 시작하니 미수다를 조금 늦게 보더라도 교양을 위해 조금씩 봐두시라. 2차대전사도 그랬듯 과학 역시 이런 다큐멘터리와 독서를 병행하면 훨씬 재밌게 지식을 쌓을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홈지기도 에피소드들 다 본 뒤에 추가해서 읽어볼 만한 참고서적 리스트를 올려놓을 예정이다.

그런데…… 첫 에피소드를 보고 지난 '감정이입에 바탕한 정치 시스템에 대한 꿈'을 떠올리다 주하 누님의 뉴스까지 보다보니 한창 말이 안 통해 답답해하는 이 '남'과 '여'가 떠올랐다:

주상 전하와 공주님

주상 전하와 공주님. 주상 전하는 감정이입이 잘 안되시나 보다

이 두 분이 맨날 밥은 잘 먹고 와서 다른 얘기를 하는걸 보면 뭔가 심각한 문제가 있어 보인다. 그게 단순히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딸려서일까, 아니면 두 분의 사고 및 인지처리 두뇌 구조가 극단적으로 다르게 발달해서일까? 공주님에게도 여성성이 있을진대(아닌가?) 이런 '남과 여'의 차이가 오늘날 정치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는 않을까? 두 사람의 비공개 회합에 대한 녹취록이 다 공개된다면 정말 재미있는 연구 거리가 될듯 싶다. 그러고 보면 한나라당은 안가로 향하시는 이 두 분에게 프로작(Prozac)이랑 리브륨(Librium)이라도 한 알씩 쥐어드렸어야 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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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獨步 2008/05/13 13: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무래도 2mb는 왕회장 휘하의 '도구'로서 활동했을 때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했던 것 같습니다. 위에서 지시를 받아 아래에 '이거 해!'라고 하청하는 것만 잘하면 되는... 이러한 경우 소통같은 것은 필요없죠.

    조직학 교과서에서야 중간관리자의 역할에 의사소통도 들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특히 '윗분'의 권위에 필요이상의 의미가 부여되어 있는 대한민국사회에서 중간관리자의 소통능력은 별 의미가 없어 보입니다.

    약간 경력이 다르긴 하지만 저는 대통령 후보로 고건 전총리가 물망에 오를 때에도 강한 의구심이 있었습니다. 이 양반도 만만치 않은 도구형 인간이죠. 정치라는 것, 특히 상층부를 차지하는 정치인은 아무리 결론은 독단적으로 내린다 하더라도 일단 아래에서 무슨 소리들을 하는지 들어는 줄 수 있어야 하는 법이니까요.

    나라경제를 한 번 박살내놓고도 가끔 현안에 대해 헛소리를 하시는 YS의 유명한 '우리가 남이가'... 같은 것도 사실 부하들과의 소통방식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웃음). 아, 돌두환님의 두툼한 금일봉도 비슷한 범주에 들 듯.

    저는 2mb도 그렇고... 정몽준 의원 그리고 창조한국당의 문국현 대표에 이르기까지, 기업의 CEO들은 경력이야 화려하다만 - 대한민국 유권자들이 가장 먼저 혹하는 - 역시 정치지도자의 윗 자리에는 놓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기업과 국가의 운영방식은 분명히 다르고... 소통방식의 차이가 너무 큰 것 같습니다.

    그 놈이 그 놈일지라도 역시 정치는 프로정치꾼들에게 맡기는게 가장 나은 것 아니겠는지... 그게 차라리 실망이라도 나중에 덜 하는 방책일지도.

    • 길 잃은 어린양 2008/05/13 14:18  댓글주소  수정/삭제

      日海居士께선 요즘 신통력이 다하셨는지 속가제자들에게 주시는 봉투가 얇아졌다더군요.

    • dasleich 2008/05/13 17:27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린양님..
      전사모 회원들 한번 만나보시겠습니까?
      그분들은 각하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 같더군요..
      각하로부터의 금일봉은 전혀 없답니다.^^

    • 獨步 2008/05/13 18:23  댓글주소  수정/삭제

      전사모 회원들... 까지는 아니지만 당시 상황에서 사령관께서 나서지 않았더라면 대한민국은 북괴에 침탈당했을 것이라는 믿음을 숨기려 들지 않는 사람은 몇 명 만나본 듯 합니다.

      현재 대한민국 일상어의 수준에서는 매우 이상하게 쓰이고 있는 '카리스마'... 라는 단어. 사실 유명 정치인이라면 일반인들과는 그 수준을 달리하죠. 정치라는 것이 결국은 사람대하는 것인데 휘어잡는 매력없이 무슨 큰 일을 도모하겠습니까(웃음).

      전사모 회원들에게는 사령관님의 돈봉투가 아닌, 그 이면에 있는 그러한 두툼한 돈봉투를 스스럼없이 건넬 수 있었던 마음가짐 등등에 매력을 느낀 것 아니겠습니까 - 결국은 '코드'인 것입니다. 그런게 싫은 사람은 죽어도 싫은 것이고...

    • Periskop 홈지기 2008/05/14 09:59  댓글주소  수정/삭제

      CEO 분들의 문제는 정작 자신은 올바르게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다고 믿는다는 점이겠죠. 사람이 결국 외형적 실적만 좋으면 자신이 이것저것 다 잘한다고 믿게 되는 법인가 봅니다.

  2. 길 잃은 어린양 2008/05/13 14: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주님이야 원래 공주님이고 지금의 각하는 육두품 끄트머리 출신이니 계층의 차이로 의사소통이 어려운지도 모르겠습니다.

    • 獨步 2008/05/13 18:12  댓글주소  수정/삭제

      공주님의 경우 그야말로 어린 시절부터 국가원수이신 아버님 슬하에서 마치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대한민국 백성들을 다스리는 방법을 심득 - 체득의 단계를 넘어... - 하신 것 같습니다.

      2004년 탄핵사태의 역풍 속에서 공주님께서 나서지 않았다면 한나라당은 그 때 재기불능의 타격을 입었겠지요. 한나라당이 무서운 것은 충성도가 매우 높은 - 그것도 엄청난 수의!! - 고정표의 존재입니다. 탄핵사태 때 그 고정표조차 사분오열될 위기에 처했는데 공주님은 쐐기돌의 역할을 하고 계신거죠.

      그러한 눈에 띄는 공적조차 있는 상황에서 2mb에게 대선후보경선에서 밀리고 계파의원들이 공천탈락하는 푸대접을 당하면서도 한나라당을 떠나지 않는 것을 보면 손학규, 이인제 따위와는 정치감각의 수준이 다름을 느낍니다 - 저같은 시정잡배는 이해할 수 없는 정치철학의 단계일 수도...

      하지만 옛말에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고 했는데 가내상황을 보면 좀 휑한 구석이 많은 것 또한 사실이네요(웃음).

    • Periskop 홈지기 2008/05/14 10:03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런 면에서 MB와 노통이 같이 한 마을에서 밀짚모자쓰고 밭일하며 막걸리 들이키고 있으면 매우 자연스러워 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것도 편견일까요?^^

  3. 獨步 2008/05/13 18: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
    다행스럽게도 홈지기의 마눌님은 드라마를 즐겨 보지 않는데다, 주저리주저리 과학 이야기를 늘어놓아도 꽤나 재미있게 들어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아, 물론 군사사는 예외다 — 내가 TV 붙잡고 거기 빠져 있으면 한 소리는 듣는다.)
    ==================

    다시 한 번 느끼는 일이지만 진정한 고수 곁에는 고수의 세계를 이해하는 이들이 자연스러이 모이는 법... 카리스마라는 것을 멀리에서 예를 찾을 필요도 없는 것 같습니다(웃음).

    물론 저는 고수의 세계를 이해하는 이는 아닙니다. 그저 저같은 시정잡배가 노는 물과는 '넘사벽'인 다른 세계가 존재함을 느끼고 있을 뿐입니다.

    • Periskop 홈지기 2008/05/14 10:05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가 고수인지는 모르겠는데, 저희 마눌님은 고수입니다. 마눌님 만세!

    • dasleich 2008/05/16 09:28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런 쯧쯧..
      천하의 채승병님 마저..
      사모님께 꽉 잡혀 사시다니..
      한국 밀리터리 연구계의 앞날에 암운이 드리워지는 느낌입니다....

  4. 일화 2008/05/13 20: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어릴때부터 차이가 나는 군요.
    그리고 이명박을 지지하는 사람으로서 한 마디하자면 '정치에 서툰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일줄은 몰랐다'정도일까요...

    • Periskop 홈지기 2008/05/14 10:12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 에피소드에서 이야기하는 바도 남녀의 지능은 같지만, 발달하는 경로가 다르다는 겁니다. 저도 어릴 때도 저런 차이가 있는지 새삼스레 알고 있습니다.^^

  5. noblenight 2008/05/13 21: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채승병님의 글들은 정말 뭔가 깨달음을 준다고 해야 할까요?
    이번글도 잘읽어봤습니다. 위에기사중 리브롬과 프로작이란 구절이 참 와닿는군요 박근혜에 대한 인과지도를 구성해 보고 싶은 충동이 들기도 했습니다만
    아직까지는 무리라고 걱정과 염려를 해주신 교수님 때문에 아직은 참고 있습니다. 걔다가 실존인물이니 잘못하면 큰일나지 않겠습니까? ㅎㅎ
    그나저나 다스리이히님이 17일날 강남역 어디에서 보자고 하실건지 궁금하군요
    일단 메일을 보냈습니다만 궁금합니다.

    • Periskop 홈지기 2008/05/14 10:13  댓글주소  수정/삭제

      윽, 인과지도. 이것도 병입니다. 그리고 공주님은 심층인터뷰를 해보기 전에는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잘 모르겠네요. 아마도 지금 상태에서 마인드맵을 그리면 편견 투성이일듯.

  6. Orca 2008/05/14 01: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정이입과는 약간 다르지만 타인의 관점에서 사물을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은
    남녀 공히 4세 정도에 생긴다고 합니다.

    우리들이 나이를 먹으면서 그 능력을 점점 잃어버리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군요...^^;;

    4세 정도에 이런 능력이 생긴다는 것을 보여주는 아동실험은 EBS에서도 한번
    한 것 같습니다. 인형극을 이용한 실험인데...이 실험 설계는 우리나라의
    심리학자가 해서 세계적으로 히트를 쳤다는 소문도 들립니다.

    • Periskop 홈지기 2008/05/14 10: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바로 그 내용이 이 시리즈에 있던 겁니다.^^ 그 전에 방송했던걸 이미 보셨던 모양이군요, 대단하십니다. 그 실험 설계도 서울대 곽금주 교수가 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7. Crete 2008/05/14 09: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두 분에게 프로작(Prozac)이랑 리브륨(Librium)이라도 한 알씩 쥐어드렸어야 했는지도 모르겠다."

    실험실에서 이 부분을 보고 뒤로 자빠질 뻔 했습니다...^^ 이런 고급스러운 풍자는 여기 패리스코프가 아니면 볼 수 없겠죠....

    그런데 주변에 ADD나 ADHD 인 분이 계신가요? 그런 약을 다 아시고...^^

    • Periskop 홈지기 2008/05/14 10:34  댓글주소  수정/삭제

      예전에 neuropsychology 수업을 들었는데, 그 때 갖가지 약물에 대해 들었던 것들이 언뜻 생각났습니다. 그 과목을 수강할 때는 참 재미가 없었는데 시간이 흐르니까 두고두고 쓸만한 지식들이 많이 있었더군요. 사회에 나와보니 이렇게 정작 공부할 때는 그 필요성을 못 느끼고 지나갔다가 뒤늦게 후회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 dasleich 2008/05/15 14:08  댓글주소  수정/삭제

      전지전능하십니다. 홈지기님은요.. 뭐 그정도는 상식으로 당연히 아시죠..ㅋㅋ^^

  8. 카나리아 2008/05/29 16: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근데 좀 애매해요.

    따라서 여자의 경우 화려한 인형에 더 마음이 끌리고 남자의 경우 움직이는 자동차나 기차를 선호하는 것이다.

    라는데 그러면 구체관절인형이나 프라모델은 어찌되는거죠? 인형임에도 관절을 움직일수 있으며, 만들고 나면 고정되는 프라모델은 조금의 차이는 있을 지언정 양쪽 다 속하는 건데..

    그리고 실험 대상이 성인이라서 어릴때 부터 사회적으로 '사회가 원하는' 여성과 남성이 되었을것이라는 점도 생각해 볼법 하네요. 예를 들자면 동성애도 과거에는 정신질환으로 분류되었다가 지금은 아니듯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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