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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6/06 페르미 추정법과 일본의 "지두력" 유행 (22)

MB의 대통령 취임 100일이 갓 지났건만 세상은 시끄럽고 이름 모를 志士(?)들의 의분이 블로고스피어를 뒤덮는 듯하다. 이토록 국정이 심상치 않으니 국민들의 이목이 MB의 일거수일투족에 쏠리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당장 홈지기도 이번 주 들어 급박한 현안을 분석하고 새로운 과제 기획하는 업무가 바짝 늘어나서 블로그 관리할 시간이 모자랄 지경이다. 하지만 온 국민이 MB만 지켜보는 것 또한 바람직한 현상은 아닐 것이다. Periskop는 어디까지나 세상을 두루(peri-) 보는 도구(-skop)이니, 홈지기도 이 블로그만큼은 다른 재미있는 이슈 소개에도 계속 신경을 써보련다.

週刊東洋経済 3월8일 호
지난 주말에는 묘하게도 작은 유행의 분위기를 두 군데에서 동시에 감지하는 재밌는 일이 있었다. 첫 번째는 매주 으레 벌이는 각종 잡지 뒤지기 과정에서 찾아낸 것이었다. 홈지기가 정기적으로 뒤적이는 일본 잡지에는 『분게이슌쥬(文藝春秋)』같은 종합지 말고도 『주간 도요게이자이(週刊東洋経済)』가 있다. 잡지 기사란게 원래는 꾸준히 정기적으로 스크랩을 해놔야 하지만, 게으름을 피우다 보면 어느새 훌쩍 지나쳐 묻혀 버리기 일쑤이다. 주간 도요게이자이 또한 한동안 빼먹고 지나친 내용들이 있다는 것이 갑자기 생각나서 과월호를 쌓아놓고 차근차근 들춰봤다. 그러다가 석달 전인 지난 3월 8일 호의 표지기사 제목에서 요상한 단어를 발견했다 — '「地頭力」はこう鍛える。(「지두력」은 이렇게 단련한다.)'

지두력? じあたまりょく?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일까?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일본은 갖가지 기술(잡기?)에 대해 '~力'을 붙여 상품화하기를 좋아한다. 이것도 뻔히 그런 류로 보였지만, 그렇다고 사전에 나오는 '지아타마[地頭]=맨머리'라는 영 이상한 설명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게 과연 뭘까…… 그런 의문을 품고 기사를 읽어 내려가 보니 조금씩 감이 잡히기 시작했다. 한 번쯤 경험해보셨겠지만 졸업이 가까워 오면 각종 취업시험을 준비하면서 갖가지 황당한 면접질문에 대비하기 마련이다. 특히 유수 외국계 컨설팅 업체를 지원하는 대학생들이라면 뭐 이런 류의 질문을 가득 담은 족보를 좀 봤을 것이다:

서울에는 피아노 조율사가 몇 명이나 있을까?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KTX 안에서 커피는 몇 잔이나 팔릴까?
국내 모든 가정에 있는 형광등은 총 몇 개나 될까?

당연히 이런 질문은 어떤 특정한 세부지식을 달달 외우고 있는지를 묻는 것이 아니다. 피아노 영업사원이 아니더라도, KTX 승무원이 아니더라도 아주 기초적인 지식과 논리를 활용하여 합당한 추론을 해내는 능력을 테스트하려는 것이다. 특히 컨설팅 업계는 자신의 전문분야와는 큰 관계가 없는 프로젝트도 종종 맡아야 하는 — 나쁘게 이야기하면 돈이 된다면 무조건 수주하고 보는 —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제로 베이스에서 해결책을 고안해내는 이러한 능력을 강조하고는 한다. 기사에서는 바로 이 능력을 '지두력'이라고 하는 것이었다. 홈지기는 그제서야 '아하~할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딱 '地頭 ⇒ 맨 땅에 헤딩'으로 연상되지 않는가? 앞으로 독자 여러분들은 '地頭力 = 맨 땅에 헤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으로 이해하시면 되겠다.

Enrico Fermi
그런데 홈지기 같은 물리학과 출신들은 컨설팅 업체 족보를 접할 기회는 별로 없었어도 이 개념이 그다지 낯설지가 않다. 왜냐하면 이게 이른바 '페르미 문제(Fermi problem)'에 해당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이런 추산에 특히 능란했던 이탈리아의 유명한 물리학자 엔리코 페르미의 다음 일화에서 나왔다고 전해진다:

1945년 7월 16일, 트리니티 폭발1 현장에서의 관찰

7월 16일 아침, 나는 폭발 지점에서 10마일 정도 떨어진 트리니티 베이스캠프에 있었다.

폭발은 아침 5시 30분 경에 일어났다. 나는 어두운 용접 유리조각을 댄 커다란 보드로 얼굴을 보호하고 있었다. 폭발에 대한 내 첫 인상은 매우 강렬한 불빛과, 노출된 내 몸 부위에 닿는 열의 느낌이었다. 나는 직접 보지는 않았지만, 갑자기 온 지방이 한낮보다도 밝아졌다는 인상을 받았다. 난 이윽고 어두운 유리를 통해 폭발 방향을 바라봤고, 화염이 뭉친 것처럼 보이는 무언가가 곧이어 솓구쳐 오르는 것을 목격했다. 몇 초 뒤에, 솓구친 화염은 광채를 잃었으며, 거대한 버섯 모양으로 뻗은 머리를 가진 엄청난 연기 기둥은 구름을 뚫고 상승하여 3만 피트 정도에 이르는 높이까지 올라갔다. 최고점에 도달한 뒤에, 연기는 바람에 흩어지기 전에 얼마 동안 가만히 멎어 있었다.

폭발 후 약 40초가 지나자, 폭풍이 내게 닿았다. 나는 충격파가 지나가기 이전과, 도중과, 나중에 각각 작은 종이 조각들을 약 6피트 높이에서 떨어뜨려 그 폭발력을 추정해봤다. 그 때 마침 바람이 불지 않았기에, 나는 폭풍이 지나가는 도중에 떨어진 종이 조각들의 변위를 명확하고 사실적으로 측정할 수 있었다. 변위는 약 2.5미터 정도였고, 그때 나는 이 정도의 폭풍이면 TNT 1만 톤의 폭발 위력에 해당한다고 추산2했다.

물리학을 제법 배운 뒤였지만 도대체 얼마나 천재여야 이렇게 단숨에 추정이 가능한가 입을 떡 벌리던 기억이 난다. 홈지기가 수강한 여러 전공 수업 시간에서도 교수님들은 세세한 숫자를 계산하기 이전에, 대략 식을 떠올리며 우리가 구하고자 하는 양이 10의 몇 제곱 정도(order)인지를 추산하라고 강조했다. 수리적 직관을 키우고 빠르게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는 방법을 훈련시키기 위해서였다. 이 주간 도요게이자이의 특집기사에도 저자들은 바로 지두력이 「フェルミ推定(페르미 추정)」과 연관이 있음을 적시하고 있다. 홈지기는 훈련을 게을리 해서인지 학창 시절 '페르미 문제' 해결에 그리 능하지는 않았는데, 이 표현대로라면 지두력이 부족했던 셈이다.

일본에서 이런 '지두력'이 뜨게 된 사연은 알고 보니 도요게이자이에서 내놓는 또 다른 잡지, 계간 『Think! (シンク)』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이 잡지 2007년 봄 호에 현직 컨설턴트로 일하는 호소야 이사오(細谷功) 씨가 '私の勉強法(나의 공부법)'으로 소개한 것이 바로 이 '지두력'이었다. 도요게이자이는 반응이 꽤 좋으니까 이 내용을 확대해서 단행본으로 출간하기로 결정했고, 2007년 12월에 나온 단행본 『地頭力を鍛える — 問題解決に活かす「フェルミ推定」』도 기대대로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랐다. 그래서 이 여세를 몰아 간판 주간지인 주간 도요게이자이도 '지두력'의 사용지침과 사례를 보강하여 특집으로 한 번 더 써먹은 것이다.

여기서 호소야 씨는 '지두력'은 3개의 계층구조로 되어 있다고 설명한다. 즉, 매사에 지적 호기심을 갖는 태도와, 논리적 사고습관, 직관력의 함양은 기본 소양에 해당한다. 이를 바탕으로 문제를 향해 세 방향에서 접근해 들어가는 사고능력를 강조한다.

지두력 구성 요소의 3층 구조

지두력 구성 요소의 3층 구조

첫 번째의 '프레임웍 사고'는 자신만의 편견을 떨쳐버리고 전체적인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사고능력이다. 처음에 열거한 몇 가지 페르미 문제들 가운데에는 자신이 알고 있는 세부지식과 밀접한 관계가 있을 수도 있다. 피아노 영업사원은 아니더라도 평소에 피아노를 즐겨 쳤을 수도 있고, KTX 승무원은 아니더라도 KTX를 자주 타고 다니면서 커피도 많이 사 마셨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이 전체적 문제해결에 역작용을 일으키는 경우도 많다.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자신만의 편견을 끝까지 고집하는 경우도 왕왕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건 내가 전문가라서 잘 아는데……'라는 말부터 나오면 뭔가 의심의 냄새도 맡아야 한다.

두 번째의 '가설적 사고'는 가상의 결론(가설)부터 내려놓고 자꾸 검정을 반복하여 문제에 접근해가는 사고능력이다. 흔히 많은 정보에 파묻혀 연역적으로는 해결 방향 설정이 제대로 되지 않을 때 유용하다. 좀처럼 해결의 돌파구가 보이지 않을 때 처음 설정한 가설은 당연히 모호하고 틀렸을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하나의 가설은 작게나마 사고의 물꼬를 틔워놓는 역할을 한다. 이후 문제 해결에서 비판적 사고의 끈을 놓지 않고 자꾸 가설과 풀이과정을 왔다갔다 하면, 가설은 점점 더 정교해지며 해답에 가까워지는 법이다.

세 번째의 '추상화 사고'는 문제의 본질을 단순화시켜서 접근하는 사고능력이다. 달리 말하면 일종의 작은 모델을 만들어 사고의 기반으로 삼는 것이다. 이처럼 어떤 문제를 단순한 형태로 추상화시켜 바라보면, 다른 문제들과의 공통점도 찾아낼 수 있다. 이것은 다른 문제를 푸는데 사용했던 노하우와 지식을 접목시킬 수 있는 토대가 된다. 또한 어려운 문제의 본질을 비유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보다 쉽고 직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게 된다. 물론 문제마다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하나의 추상화된 모델이 만능 해결사가 될 리는 없다는 점은 항상 주의해야 한다.

결국 저자 호소야 씨는 이러한 접근을 통해 이 시대에 필요한 인재는 '지두형 다능인'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는 우리 주변에서 '머리가 좋은' 사람이라고 언급할 때에는 흔히 세 측면을 염두해두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운을 떼고 있다:

  1. 지식력 및 기억력: '박식하다'라고 하듯이 폭넓은 지식을 접하고 기억해내는 능력을 의미한다.
  2. 대인 감성력: '재치있다', '센스있다'라고 하듯이 분위기를 재빨리 파악하고 기민하게 대응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3. 지두력: 위에서 설명했듯이 당장 세부지식이 없더라도 논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 가운데 첫 번째, 지식력과 기억력은 과거에 비해 그 중요성이 떨어지고 있다. 당장 인터넷을 비롯한 각종 기술 발달로 인해 분명한 문제의식과 정리, 검색의 노하우만 있으면 정보는 쉽게 찾아낼 수 있다. 또한 복잡한 세상에서는 문제 또한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고, 일률적인 지식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 빈발하고 있다. 한 번 습득한 지식에 자꾸 의존하여 생각하는 사람은 끊임없이 새롭게 튀어 나오는 문제들에 적응할 수 없고, 곧이어 그 한계를 드러내기 마련이다. 그래서 오늘날의 인재에게는 기존의 지식에 머무르지 않고 이를 증폭시켜 새로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두력'의 개발이 더더욱 긴요하다는 것이 호소야 씨의 주장이다. 예로부터 지식의 단순 암기보다는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라는 이야기과 통하는 주장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게 다는 아니다. 두 번째의 대인 감성력은 다른 사람들의 감성까지 접근하여 행동을 이끌어낼 수 있는 능력이다. 세상을 아무리 논리적으로 바라보고 해결책을 찾아낸다고 해도, 이것을 상대방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행동으로 끌어내지 못한다면 그것은 찻잔 속의 지성에 불과한 것이다. 그만큼 대인 감성력도 여전히 강조되어야 할 핵심 능력임이 분명하다.

대인 감성력과 지두력이 결합된 인재가 바로 '지두형 다능인(versatilist)'이다. 이런 지두형 다능인은 변화하는 업무 현장에 널린 정보를 모아 새로운 지식을 창출해내고, 이것을 동료들에게 전달하며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 다시 말해 조직에 반드시 필요한 '지식의 촉매'로서 기능하게 된다는 것이다.

과거 일본의 전통적 기업 — 한국도 마찬가지이지만 — 은 지식·기억력(1)과 대인 감성력(2)을 중시하는 문화를 갖고 있었다. 회사에서 인정받고 승진하기 위해서는 일단 회사나 업계의 업무사정에 대해 정통한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거기에 사내인맥을 잘 구축하고, 상사의 감성을 건드리며 능란한 정치를 펴고, 비지니스 현장에서 고객의 분위기도 잘 맞춰야 한다. 그러나 변화된 사회에서 보다 창조적 기업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지두형 다능인재 발굴에 초점이 옮아가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다. 한 기업에서 주구장창 말뚝 박고 터줏대감으로 행세하는 사람보다는, 다양한 기업에서 경력을 쌓아 올라가며 어디든 조직에 지적 활기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사람이 긴요해진다. 주간 도요게이자이의 기사는, 일본에서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 경력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지두형 다능인재에 대한 수요와 맞물려있다는 해석을 펴고 있다.

자, 일부만 발췌했지만 '지두력'과 '지두형 다능인'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드시는가? 어찌보면 이제껏 여러 다른 분야에서도 제기되어왔던 이야기를 다른 그럴싸한 포장지로 장식했다는 느낌도 든다. 그러나 우리가 중요성을 인지해오면서도 막상 이런 능력의 체계적 개발에는 덜 신경을 써온 것도 사실이다. 홈지기의 직장이 강남역 쪽에 있어서 그런지 수많은 지식장사 — 각종 외국어 학원과 편입학시험 학원 등 — 의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커피숍마다 영어책 펴 놓고 놀랄만큼 유창한 발음으로 대화하는 수많은 학생들도 보고 있다. 하지만, 저런 자기 계발의 시간 가운데 이런 '지두력' 강화를 위한 스스로의 고민에는 얼마만큼을 할애하고 있을까? 당장 홈지기 스스로도 각종 문서 양산에 들이는 시간과 비교하여 얼마나 많은 시간을 더 치열하게 생각하고 타인의 시선으로 납득시키고자 고민하고 있을까?

최근의 민감한 시사현안을 차분히 복기해 보면 더욱 그러한 의문과 아쉬움이 남고는 한다. 그럴듯한 정보가 있으면 그걸 그대로 복제하여 퍼뜨리고 한 마디씩만 거드는게 네티즌과 블로거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만연한게 아닌가 싶다. 다른 이의 의견과 정보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관점과 의제를 설정하고 논리적으로 추론해가는 모습들은 얼마나 보였을까? 또한 거기서 더 나아가 글을 읽는 이들의 감성까지 접근하면서 차분히 설득하고 행동의 변화를 유발하는 모습은? 우리는 새로운 지식 창출의 촉매가 아니라, 단순한 거품 형성의 촉매로 기능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홈지기도 예전 학창 시절에 글만 한참 쓰다가 시위 현장에 나가서는 말 한 마디 제대로 못 하고 시위 분위기에 어쩔줄을 몰라 허둥대던 기억들이 난다. 그 때 스스로 고민한 지식이 부족함을 느꼈고 남을 헤아리는 감성이 부족함을 느꼈었다. 요즘 심정도 그러하다. '지두력'의 상업적 측면을 비판하기 전에 홈지기 스스로 부족한 '지두형 다능인'의 능력을 다듬는데 노력해야겠다는 느낌이 앞선다.

글을 덮으려니 '지두력' 유행 분위기의 또 다른 감지에 대해 아직 언급하지 않은 것 같다. 그건 이렇게 열심히 일본 책을 뒤져 읽었건만 막 지난 주에 때맞춰 호소야 이사오의 『地頭力を鍛える』이 『지두력: 지식에 의존하지 않는 문제해결 능력』이라는 이름으로 번역되어 나왔다는 사실이었다. 역시 일본의 베스트셀러 목록을 지켜보고 있던 출판 관계자들은 꽤나 많이 있었던 셈이다. 탁자에 늘어놓은 주말 신문들의 신간 소개기사 위로 희미한 표정을 남기고 집으로 돌아섰다. 미소를 지어야 할지 찡그림을 지어야 할지 애매한 표정을 남긴 채.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Notes.
  1. 미국 뉴멕시코에서 있었던 인류 최초의 원자폭탄 실험을 의미한다.
  2. 실제 폭발력은 대략 TNT 2만 톤(20kt)에 해당되는 것으로 판명되었으니 꽤 정확한 추산이었다.
2008/06/06 18:05 2008/06/06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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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獨步 2008/06/06 20: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거처와 가까운 관계로 강남역 던킨 등등에 자주 들르는데, 근처 학원수강생들로 보이는 대학생 연배 정도의 이들이 혼자 또는 여럿 모여 열공모드인 것을 보게 됩니다 - 특히 영어자유대화하는 여학생들은 유달리 목소리가 커서 뭐 하는지 금방 알게 된다는(웃음).

    하지만 사람은 계속 변하는데 대화내용은 다람쥐 쳇바퀴인 경우를 자주 듣게 됩니다. 대화주제가 교재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뜻이겠죠.

    본문에서 언급하신 지두력측정면접문제도 몇 번 시행되자 족보화되어 정답을 암기하는 지극히 한국적(?)인 대응책이 등장했습니다.

    지두력에 관한 번역서가 어느 새 등장했다고 하신 바와 같이 대한민국은 외부지식을 도입하는 속도는 이제 거의 실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총각네 야채가게'라는 책을 백날 읽어도 신뢰의 가치를 깨닫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냐는 지적이 보여주듯, 그 어떤 지식과 그에 바탕을 둔 측정도구가 도입되어도 결국 암기로 대응해버리는 대한민국은 진정 지식의 무덤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결국 몇 차례 언급되었다시피 국가관리하의 대규모필기시험이 갖는 지나친 권위와 그에 따른 헛공부 열폭이 문제라는 것인데... 이게 참 통일신라시대 독서삼품과의 도입이래 유구한(?) 전통이니 답이 안나오는 문제입니다.

    부디 홈지기님 연구팀에서 좋은 해법을 강구해주실 것을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 저는 여기서 이만 슬쩍(흐흐).

    • Periskop 홈지기 2008/06/07 14:37  댓글주소  수정/삭제

      전 그래서 '평가'의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 말고도 '지적 호기심'을 고취시키는 교육이 긴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암기 자체야 긍정적인 효과가 충분히 있지만, 지적 호기심 없는 암기 열폭이 문제 아니겠습니까? 저 지두력 구조도에서도 지적 호기심이 없으면 말짱 다 헛것이라는 점에 주목해야할 것 같습니다.

  2. 일화 2008/06/06 21: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본식 조어는 맘에 안 들지만 나름 일리있는 지적이라는 생각은 드네요. 그렇지만 순전히 맨땅에 헤딩하는 능력이 얼마나 필요할 지는 다소 의문입니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특정 분야의 전문가라고 할만한 사람들이 부족하다는 '한국의 임원들'의 지적이 좀더 현실에 부합하지 않나 생각되네요.

    • 獨步 2008/06/07 01: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대한민국은 일반인들에게는 지나치게 높은 수준의 지식을 요구하면서도 정작 최정예 전문가여야 하는 집단에게는 그 기준이 아~주 관대한 묘한 사회라죠. 오죽하면 상식시험에 나오는 문제는 상식적이지 못하다는 말이 있겠습니까(웃음).

      영어로 예를 들자면 중년의 건물경비원아저씨에게도 토익성적표를 가져오라고 할 정도인데 - 이로 인한 성적표 위변조사건이 심심찮게 벌어짐 - 미합중국 정부와의 무역협상에 임하는 통상협상전문가들은 LC도 아닌 RC를 제대로 못해서 두들겨맞는 지경이라는(어이상실).

    • Periskop 홈지기 2008/06/07 14:57  댓글주소  수정/삭제

      지적하신 면도 분명히 맞다고 봅니다. 각 분야의 오타쿠 문화까지 왕성한 일본에 비해 아직 한국은 지식도, 전문가도 부족한 감이 있지요. 그러나 그럴수록 지식의 촉매 역할을 하는 인력이 더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장 제 스스로가 연구 현장에 종사해보니, 선진국과 비교하여 사람들의 지적 욕구를 자극시켜주고 지식활동을 매개해주는 능력을 갖춘 분들이 적다는 아쉬움을 종종 느끼고 있습니다. 이런 분들이 더욱 더 늘어가야 진정한 전문가와 심도 있는 지식 저변이 확대되지 않을까 합니다.

    • 일화 2008/06/08 16: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독보님 // 그게 다 수상한 영어열풍 때문이죠...
      승병님 // 말씀하신 대로라고 생각됩니다만, 지두력이 지적욕구를 자극시켜주는 능력은 아닌 것 같아서 말이죠. 우라나라는 쓸데없는 공부만 시키다보니 공부에 대한 개념정립이 비틀려서 일어나는 현상이 아닌가 합니다.

  3. 길 잃은 어린양 2008/06/07 08: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맨땅에 헤딩하는 것은 좋아하는데 문제는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니 지두력의 측면에서 보면 빵점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소개해 주신 책이 번역되어 있다니 한 번 읽어봐야 겠군요. 유익한 정보 감사드립니다.

    • 獨步 2008/06/07 12:31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늘 오전에 잠시 서점에 들러서 경제분야 서가에 가보니 지두력에 대한 책이 놓여 있더군요. 요즘 경제분야 실용서들이 대개 그러하듯이 속독하시는 분들은 몇 시간이면 일독이 가능할 정도로 분량은 단출하였습니다 - 저는 책읽는 속도는 무척 느린 편이지만 이런 책을 과연 구매해서 봐야 하는지는 특히 요즘들어 갸~웃 할 때가 많습니다.

    • Periskop 홈지기 2008/06/07 15:01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獨步님 말씀대로 이 책을 굳이 사서 읽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서점에 서서(또는 앉아서) 스윽 읽고 몇 군데 메모만 해 가도 충분할 듯 싶은 분량입니다. 이 책에서는 저자 주장의 개요만 이해하고, 일상 속에서 꾸준히 나름대로의 방식을 찾아 훈련하는 버릇을 들이는게 더 중요해 보입니다.

    • 獨步 2008/06/07 15:25  댓글주소  수정/삭제

      특히 일본쪽 실용서의 장점(?)이기도 하죠. 목차만 알아도 내용을 거의 파악할 수 있다는(웃음). 인터넷으로 - 예전에는 할인도 팍팍해줬으니 - 선뜻 주문했다가 실망했던 경험이 몇 번 쌓이다보니 대한해협을 건너왔다 싶으면 반드시 오프라인서점에서 내용을 살펴보는 버릇이 들더군요.

  4. chrisx 2008/06/07 23: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꽤 발랄한 조어로군뇨, 지두력이라니. ㅎㅎ

    블로고스피어를 뒤덮는 이름 모를 志士(?)들 같은 갑남을녀가
    "지두력"을 개발하는 건 개개인의 발전을 위한 옵션이겠지만,

    책임있는 자리에서 일할 사람들은
    제발 최소한 해당 분야에서만큼은 맨땅에 헤딩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로 좀 뽑아줬으면 하는 소박하(지만 간절하)ㄴ 바램이 있습니다, 네.

    @문득 궁금해진 거 하나.
    페르미 얘긴 실화일까요?
    "마침 바람이 불지 않아서" 라던지, 왠지 도시전설 류의 무용담 냄새가 나지 않습니까?(뉴튼의 사과라던지...) ㅎㅎㅎ 실험 전에 미리 대충 계산 안해봤으까용? (페르미가 천재라는 데 의문을 품는 건 아니구요, 당삼. ;-) )

    • Periskop 홈지기 2008/06/10 00:28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고 보니 페르미 이야기는 진실임을 의심해본 사람이 아무도 없네. 아마도 페르미가 평소 다른 상황에서도 그만한 내공을 흔히 보여줘서가 아닐까. 하여튼 역사 속에는 우리를 좌절하게 만드는 고수들이 너무도 많아…… =_=

  5. 獨步 2008/06/08 23: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며칠 동안 최근 새시대의 민주화성지로 급부상한 다음아고라를 살펴보았는데 흥미로운 것은 황구라박사의 팬클럽인 소위 황빠들이 아직도 세력권(?)을 형성하고 있더군요. 대한민국에서 지식이 온전한 지식대접을 받는 것은 인터넷민주화의 진전(?)과 함께 오히려 후퇴하는 듯도 합니다.

    • Periskop 홈지기 2008/06/10 00:37  댓글주소  수정/삭제

      전 아고라에서 소일하는게 너무 허무하기도 하고 감정적으로 휩쓸릴까봐서도 잘 안가는데, 혁명 직후의 소비에트 대회장같은 분위기인가 보죠?^^

    • 獨步 2008/06/10 01:53  댓글주소  수정/삭제

      월초에 잠시 시간여유가 있어서 매일마다 베스트 부분만 고속으로 흩어보았는데 큰 이슈가 있을 때 여러 사람이 모인 곳의 풍경은 다 비슷하지 않겠습니까(웃음). 슬슬 다시 개인사가 급해지기도 하고 '재미도 없어져서' 발길을 끊을 생각입니다.

      제가 분명히 말해줄 수 있는 잘못된 부분이 자주 언급되는 것을 볼 때면 한 마디 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결정적으로 저는 다음의 등록사용자가 아니라서요 - 저는 온오프라인 막론하고 어디든 가담하는걸 무지 꺼려하는 은둔형 인간이라서(음흉).

      아고라에서는 극우지지세력들을 향해 조중동이 아닌 다른 세상를 보라고 하지만 저는 반대로 아고리언들도 아고라 또는 인터넷이 아닌 다른 세상을 보라고 말해주고 싶더군요 - 그 다른 세상이 촛불집회장소에 한정된다면 그것은 또다른 Show망교회일 뿐임을 그들이 이해하기엔 아직 시간이 필요해보입니다.

    • 獨步 2008/06/10 01:58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리고 저는 그야말로 민관군이 혼연일체가 되어 나섰던 2002/2006 월드컵 거리응원조차 눈길 하나 주지 않고 패스해버렸던 전과(?)가 있습니다 - 때로는 감정에 휩쓸리지 않거나 객관적 관점을 넘어서 청기왓집 주인아저씨처럼 단순히 '감정이입'이 잘 안되는 인간형인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때도 있습니다(그림자).

    • ssn688 2008/06/13 12:26  댓글주소  수정/삭제

      글쎄요. "후퇴하는 듯"는 시속에 거리를 두시려는 감상의 투영이 아닐지요. 후퇴를 했다는 것은 전진해 있어야 가능하니 말입니다. [ 뭐, 전후의 기준 자체가 제각각입니다만... ]
      한국의 영문학자가 "만엽집"의 비밀을 파헤쳤고, 맞장 토론에 나가서 일본 전공학자들을 발라버리고 개선했다는 괴담은 당시에 '중앙일간지'에 실렸죠. 그때는 PC통신이 시범 서비스 하던 때로 기억합니다.

  6. 비밀방문자 2008/06/09 11: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7. noblenight 2008/06/13 17: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채승병님의 간결한 설명에는 늘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현재 문제점에 대해서 정확히 집어 주시니 감사합니다. 많은 분들의 다양한 의견은 정말 저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시는거 같습니다. 이제 방학도 되고 그랬으니 논문을 하나 써볼까 하고 이번 촛불집회 관련해서 한번 써볼려고 하는데 역시 신문 사설 보단 여기서 의견을 듣는게 어떤 부분에서는 나은거 같습니다. 요즘들어 채승병님이 늘 말씀하신 감정이입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전 이걸 시스템 사고와 연결시켜 보려고 하는데 잘 안되는군요..

    • Periskop 홈지기 2008/06/14 09:27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희 직장에서 이미 시스템 사고를 통한 분석에 들어갔습니다만……^^

    • noblenight 2008/06/14 16:27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그러십니까?
      벌써 들어가셨다니 놀랍네요..
      전 아직 촛불집회와 감정이입에 적용에 있어서
      막히고 있는데 ㅎㅎ
      임계질량의 전환에 대해서도 어떻게 넘기셨는지도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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