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에 영화 『집결호(集结号)』를 보고서 『中国革命战争纪实(중국혁명전쟁기실)』 지름신을 영접했다는 글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이다. 그 글에서 밝힌대로 홈지기는 처음으로 중국 최대의 인터넷 서점 — 한국으로 따지면 예스24 — 이라는 당당망(当当网)에 주문을 넣어보는 모험(?)을 감행했다. 그런데 주문한지 몇 주가 지나도록 도통 책이 올 생각을 안 하는 것이었다! 분명히 주문확인 페이지를 보면 주문(하단下单)시간이 3월 2일, 배송(발화发货)시간이 3월 6일로 되어 있었는데 말이다. 해외배송은 4~8주가 걸린다는 안내가 있었으니 인내심도 슬슬 바닥을 드러내고 있던 찰나…… 지난 월요일(19일)에야 큼지막한 박스가 도착했다.

중국혁명전쟁기실

도착한 『中国革命战争纪实(중국혁명전쟁기실)』 동북권, 화북권, 화동권, 서북권, 중원권, 중남권

도대체 왜 늦은건지 짜증도 나고 해서 배송장(발체단发递单)을 살펴보니 현지 우체국 소인은 4월 16일(!)이었다. 미뤄 보건대 당당망은 해외배송을 외주업체에게 위탁하고 있는데, 이 외주업체의 일처리가 만만디(慢慢地)였던 것 같다. 출고 후에 6주가 지나서야 국제우편물을 부치다니…… 결국 선편 배송에 또 5주 가까이 걸려 정말 80일 만에 물건을 받게 되었다. 중국혁명전쟁을 다룬 책들이니 대장정 끝에 '80일 간의 세계일주'라도 한 모양이다. 거기에 국제배송료도 책값의 50%로 책정되어 있어 346위안이나 지불했는데 송장에 찍힌 우편요금은 115위안 정도이니 그 차액 230위안(약 3만 5천원)이 여간 아까운게 아니다.

그나마 책의 상태나 내용이 그럭저럭 괜찮은게 다행이라고나 할까. 가득한 텍스트에 권말 부록에 시기별 양측 전투서열과 개략적인 지도들이 배열되어 있는 순서가, 전에 언급한 바 있는 『항미원조전쟁사(抗美援朝战争史)』의 느낌 거의 그대로라고 보면 된다. 분량이 많긴 해도 지난 번 소개 글에서 서평을 인용했듯이 장구한 혁명전쟁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는 가치는 있어 보인다. 물론 당장 읽어 내려가기에는 너무 오랜만에 도착해서인지 열의가 많이 식은 상태이다. 그래도 또 한가해지면 언제고 중국어 사전 옆에 끼고 어학공부하는 셈 치고 차근차근 읽어봐야 겠다.

중국혁명전쟁기실

『中国革命战争纪实(중국혁명전쟁기실)』은 판형과 두께가 『전격전의 전설』과 비슷한 수준이다. 양 옆을 받치고 있는 책들은 얼마 전에 소개한 시테멘코의 회고록 (Progress 출판사).

결론적으로 한 번 시도해본 당당망 주문은 이런 문제가 있다:

  • 송료가 너무 비싸게 책정되어 국내 중국서점 가격과 차이가 없다
    국내 중국서점들이 대략 1위안=190~200원 정도로 정가를 책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당당망은 원가는 싸나 책 정가의 50%를 송료로 받으므로 결과적으로 값이 거의 같다.
  • 배송기간도 너무 길어 국내 중국서점에 비해 책을 늦게 받아본다
    국내 중국서점들을 이용하면 국내에 들어오지 않은 책들도 1달 정도면 갖다 준다. 당당망은 정상적으로 배송이 되어도 선편으로 5주는 걸리고, 이번처럼 10주 이상이 소요될 수도 있으므로 엄청난 인내심을 요한다.

그러니 『中国革命战争纪实』 시리즈의 남은 권들은 국내 중국서점에 주문할 생각이다. 국내 모 중국서점에 일부 권이 재고가 있는 것도 확인했으니 말이다. (이 글을 올림으로써 행여나 재고가 싹 없어지지 않을까 걱정이지만……) 다만 앞으로 다른 중국 책을 살 일이 있거든 송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 아마존(卓越亚马逊)은 한 번 더 시도해볼 요량이다. 역시 다른 더 좋은 중국책 수입경로를 아시는 분들 계시면 댓글로 소개해주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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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4 02:30 2008/05/24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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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Orca 2008/05/24 07: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편 배송에 또 5주"가 압권입니다...ㅎㅎㅎ

  2. 양성민 2008/05/24 10: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간체자는 읽을 줄 모르지만, 그림만 훑어봐도 재미 있을 것 같습니다.

    • Periskop 홈지기 2008/05/24 12:12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 책은 맨 앞에 사진 약간과 맨 뒤에 지도 십여 장만 빼면 그림 구경할 거리가 별로 없습니다. 번체문 해독이 가능하시다면 간체자 배우는 거는 조금만 노력하면 됩니다.^^

  3. 길 잃은 어린양 2008/05/24 20: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헛. 조선시대때 중국에서 책을 사와도 당망망과 대략 비슷할 듯 싶습니다. 만만디는 정말 무시무시하군요!

    그리고 말씀하신 서적은 꽤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베이징에 있을때 해방군출판사에서 나온 인민해방전쟁에 대한 문고본 크기의 책을 본 적이 있는데 시리즈의 구성은 언급하신 책과 비슷했습니다. 여유가 생기면 한 번 구해보고 싶습니다.

  4. ssn688 2008/05/27 15: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국내 중국서 수입상이라면 혹시 huawen입니까. :) [ 본햏이야 능력도 안되고 잔고도 거덜나서 채국장님 책을 낚아챌 우려는 없습니다. -ㅁ-]

  5. 번동아제 2008/06/12 02: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중심은 목록외 주문해서 구해주는 경우가 거의 없는듯...

    • ssn688 2008/06/12 17:55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마 그건 화문이라도 별 수 없을 겁니다. 오늘도 "중국은 아니면 말고~인 동네"란 설명에 진땀을 흘리더군요. -ㅁ- 대만 온라인 서점 통해서 간체 대륙책을 구하는 꼼수도 생각해봤습니다만, 학술서는 품절되어 못 구한다고 하는 경우가 많으니 벽에 부딪힙니다.

  6. 비밀방문자 2008/06/12 03: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7. 번동아제 2008/06/12 21: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688님/ 사실 화문은 포기 상태이고...그나마 조금 나은 중심도 목록외 주문에는 한계가 있단 이야기였습니다 ^^ 그나마 중문이 있기에 중국 책 구하기가 조금 편해졌죠.

    이때까지 중국 소재 인터넷 서점에서 구입할 시도는 하지 않았는데 승병님 포스팅을 보고 용기를 얻어 질렀습니다. 목록외 주문으로 못구하던 중국책 중 일거에 1/3을 처리했네요.

    • Periskop 홈지기 2008/06/14 09:29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국내 중국 서점들에 목록외 주문은 그리 넣어보지 않았는데 이런 애로사항들이 있으셨군요. 이거 사모님과 두 자제분 생각하면 괜시리 제가 뽐뿌질한거 아닌가 해서 양심의 가책이 잔잔히 밀려옵니다.^^

    • 獨步 2008/06/14 13: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번동님의 자제분은 이제 곧 삼각편대 구성이 가능해진다는(웃음&환호).

      역시 고수분들은 서로의 지름신으로 작용하는 듯 - 혹시 부작용??

      번동님의 글 중에서 세 자녀의 아버지가 목표라고 쓰신 부분을 언뜻 본 듯 한데, 가족계획은 인생전체의 목표 수준임을 감안할 때 그 중 하나를 Accomplished 하셨음에 부러움을 금치 못합니다.

      저도 나름 해외지식군소수입상... 이라는 목표는 가지고 있습니다만 KFC의 창업자 할아버지처럼 늦게라도 성공을 하련지.

      이래저래 밤에 잠이 안오는 일이 잦아지네요(헛웃음).

  8. redflag 2009/01/08 01: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commanding heights 관련 검색으로 처음 들어왔습니다.

    저도 당당에서 한국으로 주문한 적이 있습니다. 굉장히 오래 걸렸었죠. 한 2달 걸린것 같네요. 그 뒤로 joyo.com이라고 중국의 아마존에서도 주문한 적 있는데 이 곳에서는 약 2주 걸린것 같습니다.

    해외 배송을 하는 제품들은 정말 구매하고 싶어서 사는 것들인데, 저도 자주 그 상태를 확인하거든요.

    앞으로는 joyo.com에서 구매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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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휴일도 없이 이틀 연속 출근하다보니 머리도 몽롱하고 하여 새벽에 영화를 봤다. 별 고민이 필요 없는 영화를 보려다 보니 고른게 알음알음 말도 많은 『集結號(集结号)』. 여기 방문해주시는 분들이야 이미 대부분 보셨을테니 새삼스럽게 영화 이야기를 또 소개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런데 보고 나니까 서가에 국공내전의 전개과정에 대한 군사사적 자료가 너무나도 없다는게 참으로 허전했다. 영화 내내 주인공 谷子地가 "中野独二师139团9连(중원야전군 독립2사단 139연대 9중대)1!"라고 외치는데, 중원야전군이 덩샤오핑이랑 류보청(劉伯承)이 지휘하던 부대라는거 빼고는 아는게 없으니 얼마나 답답하겠는가 — 물론 『집결호』의 독립2사단이란 부대 자체가 허구란 것까지는 안다. 이야기 배경의 상세한 검증(?)을 위한 전투서열 자료는 차치하고서라도, 영화의 배경이 되는 화이하이전역(淮海戰役)의 전개과정 정도도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 것은 자못 심각한 일이다. 결국 국공내전에 대한 최소한의 자료는 사자!라는 욕구가 다음 물머리처럼 밀려왔다.

그렇다면 어떤 자료를 사야 하는가? 우리말로 된, 쓸만한 국공내전에 대한 자료는 거의 없다고 봐도 좋을 것이고, 있어봤자 과거에 나온 것이라면 내용의 신빙성도 보장할 수 없을 것이다. 언어가 조금 편하다고 영어권의 자료를 찾는 것도 마찬가지. 역시 뭐니뭐니해도 중국 현지자료의 입수가 최선이라 할 수 있다.

중국혁명전쟁기실 화동권
이것저것 구글신께 신탁을 구하고 중국 포털 사이트를 헤매고 다닌 끝에, 결국 지름 대상 자료로 낙점한 것은 이름하여 『中国革命战争纪实(중국혁명전쟁기실)』 시리즈이다. 처음에는 여러 좀 더 컴팩트한 책들이 눈에 들어오기는 하였으나, 결정적으로 인민일보에 나온 소개 기사에 마음이 동했다:

인민일보의 책 소개: 「《中国革命战争纪实》系列丛书总序

일단 기사 제목 부터가 '波澜起伏、辉煌绚烂的壮丽画卷'이다 — 말 그대로 휘황찬란함이 느껴지는 간지러운 제목이지 않은가. 이어지는 내용을 보면 2007년 8월 1일 인민해방군 건군 80주년을 맞아 인민출판사와 여러 군사학자들이 공동기획하여 1927년부터 1950년까지의 국공내전사를 정리했다고 한다. 결국 시리즈의 구성은 다음의 전쟁 3기에 걸쳐 총 장장 14권15책(!)에 이른다:

  1. 토지혁명전쟁(1927년 8월~1937년 7월)
    創建革命根據地卷, 南方游擊戰爭卷, 反圍剿卷, 長征卷(2책): 총 4권 5책

  2. 항일전쟁(1937년 7월~1945년 8월)
    華南抗日縱隊卷, 東北抗日聯軍卷, 新四軍卷, 八路軍卷: 총 4권

  3. 해방전쟁(1945년 9월~1950년 6월)
    東北卷, 西北卷, 華東卷, 華北卷, 中原卷, 中南卷: 총 6권

마음 같아서야 한꺼번에 다 지르고 싶었지만, 뭔가 좀 보고 판단을 내려야겠기에 이 가운데 마지막 혁명전쟁 부분의 6권을 주문했다. 직접 살펴보지 않은 채 주문하는 것이 꺼림직하기는 하지만, 인민일보에서 저만큼 소개하고 있는데 크게 실망하지는 않겠거니 하는 바램이다. 설마 해방전쟁기만 4천 페이지 가까이 할애한 총서에 쓸만한 군사적 내용이 없기야 하겠는가. 필자의 짧은 중국어 해독능력이 잘 보완되도록 지도도 풍부하고 말도 쉽게 쓰여져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전까지는 중국서적 주문할 때 국내 중국서적상들을 통해 주문했으나, 이번에는 테스트도 해볼 겸 중국 최대의 온라인 서점이라는 당당망(当当网)에 주문을 넣어봤다. 다행히 하루만에 배송완료가 뜨긴 했는데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오는지 지켜볼 요량이다. 그럼 지름신의 영도를 받아 구입한 이 책들이 도착하는대로 서평을 써 보기를 기약하자.

P.S. 원래는 배송비가 좀 더 저렴한 중국 아마존(卓越亚马逊)을 이용하려고 했으나, 여기서는 이 시리즈가 해외배송금지 도서라는 좌절 메시지가 뜬 관계로 배송비가 훨씬 비싼 당당망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방문객 여러분 가운데 특별히 애용하시는 (배송비 저렴한) 중국 온라인 서점이 있는 분은 필자에게 정보를 나눠주시길 바란다.

Notes.
  1. 중국군 편제에 대해서는 국방일보 기사 참고 → 중국군의 군사 용어
2008/03/05 19:00 2008/03/0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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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길 잃은 어린양 2008/03/05 21: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 개인적인 생각에는 국공내전에 대한 개설서로는 中国人民解放军战史简编이 꽤 좋지 않나 싶습니다. 달랑 한권짜리라 너무 개략적이긴 하지만 1920년대 부터 인민해방전쟁 종결까지의 주요작전에 대해서 잘 정리해 놓았고 개정판도 꾸준히 나온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여전히 중국쪽 책은 국내 중국서적상을 이용하는 정도인데 채승병님께서 중국 온라인 서점에 대해 소개해 주십사 기대해 봅니다.

    그러나 저러나 채승병님의 공력은 도데체 어느 정도인지 헤아리기가 어렵습니다. 덜덜덜.

    • Periskop 홈지기 2008/03/06 15:17  댓글주소  수정/삭제

      좋은 책을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중국에 책 주문할 때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헌데 저는 잡스러운 취향이 있을 뿐이지 공력으로 따지자면 세계 각국으로 책 사냥을 나가시는 어린양 님의 깊이에 어찌 당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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