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전 글에서 홈지기는 "때로는 역사적 사실보다도 다른 영향력 있는 사람들의 역사관을 들여다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썼다. 특히 우리 사회 핵심 행위자인 대통령의 역사관은 달리 말할 필요도 없다. 지난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에는 그가 "링컨"을 역할 모델로 삼았다는 사실로부터 많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었듯이 말이다. 홈지기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행동 일단을 링컨의 행적을 통해 들여다보려는 시도를 했던 바 있다. (⇒ 참고: 링컨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노 대통령)

근현대의 대통령 중에서 또 유달리 역사를 좋아하고 그 속에서 의미를 찾으려고 했던 인물이 있었다 — 바로 리처드 닉슨이었다. 닉슨은 역사에 대한 식견을 매우 중시했으며, 역사에 대한 통찰이 현세를 헤쳐가는 길을 보여줄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다. 그는 수많은 국내외 지도자들에 대한 책을 읽고, 많은 고사를 메모하며 외웠다고 한다. 역사라면 역시 한 가닥 하는 키신저와 함께 깊이 있는 토론을 즐겨하기도 했다. 밤새 루덴도르프 공세의 전략적 성패 요인과, 한국전쟁에서의 맥아서의 실패 요인에 대해 논하던 닉슨과 키신저의 모습을 상상해보라. (덕후 기질이 느껴지신다고??) 닉슨의 전략적 통찰력은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쉽게 무시해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리버럴 진영에서도 인정하듯이, 닉슨이야말로 진정한 실용적 보수주의를 추구할 능력이 있는 인물이었다.1

Nixon and Kissinger

우리 오늘 끝장 토론을 해 보지

그런 닉슨이었지만 오히려 이런 면이 나쁜 영향을 끼친 부분도 있었다. 그것은 그가 상황에 맞지 않는 위인을 역할 모델로 삼았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역할 모델에 대한 닉슨의 탐구는 또한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소지가 있었다. 누구보다 완벽하게 닉슨의 생각을 사로잡았던 인물이 바로 샤를 드골이었기 때문이다…… 드골의 영향은 분명히 바람직한 면이 있었다. 그는 닉슨이 스스로 갖추고 싶어했던 자질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동시대인들의 사고를 넘어 먼 지평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었던 것이다…… 또한 국민들이 삶에서 물질 이상의 것을 얻을 수 있기를 갈망한다는 사실을 눈뜨게 해주었다. 국민들이 보다 높은 목표를 갈망하고 있다면, 지도자는 자신을 초월할 수 있는 국민을 결집시킬 혁명적인 변화를 일궈낼 수 있으리라. 닉슨은 사적, 공적 자리에서 레지스탕스 시절 드골의 명언을 즐겨 인용했다. "위대하지 않은 프랑스는 프랑스가 아니다." 닉슨도 드골처럼 골수 민족주의자였으며, 그는 자신의 야망을 향해 미국의 힘을 하나로 결집시키고자 했다……

Nixon and de Gaulle

각하, 존경했습니다

그러나 드골과 같은 유럽의 지도자를 모방하는 것은 그 자체로 위험성을 갖고 있었다. 그런 모방 자체는 경박한 것이었고, 닉슨을 조롱거리로 만들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닉슨이 자기 우상의 통치 스타일을 그대로 모방하려고 했다는 데 있었다. 드골은 병적으로 남들과 거리를 두려고 했다. 독단적으로 행동하고, 종종 남의 말은 아예 들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루이 14세는 "짐이 곧 국가로다(L'État, c'est moi)"라는 말을 했다지만, 드골도 그와 똑같은 말을 하고도 남을 사람이었다. 그는 국민의 목소리를 얘기했지만, 국민과 함께 하는 데에는 거의 관심이 없었고, 더구나 정치인들이나 언론인 할 것 없이 누구에 대해서도 그다지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는 전제적이고 오만했다. 수 세기를 거슬러 올라가는 프랑스의 전통이 없었다면, 근대의 나폴레옹에 의해 새롭게 부활했던 프랑스의 전통이 없었다면, 그의 통치 스타일은 결코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드골과 같은 정치인이 영국이나 혹은 미국의 토양에서 오랫동안 살아남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그는 민주적인 자질을 결여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불행한 일이지만, 드골을 모방하려는 노력은 닉슨의 가장 부정적인 본능을 강화시켰다. 이미 얘기했듯이, 그는 선천적으로 외롭고 수줍음이 많았으며, 아무리 큰 결정도 혼자 내리는 것을 좋아했다. 기껏해야 키신저 같은 파트너와 상의를 하는 정도가 고작이었다. 그는 소란스러운 정치를 즐기지 않았으며, 민주주의적인 리더십의 기술과는 본능적으로 거리가 멀었다…… 대통령으로서 닉슨은 역사에서 확실히 많은 것을 얻었다. 그렇지만 드골보다 테오도어 루즈벨트나 윌슨, 아이젠하워처럼 최고의 미국 민주주의 전통을 대변할 수 있는 인물들을 모델로 삼았더라면, 그는 훨씬 나은 대통령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른다.2

홈지기는 오늘 MB가 청와대 참모들에게 책을 한 권씩 돌렸다는 이야기를 보았다:

처칠 평전(『We Shall Not Fail』)이라…… 이제껏 MB는 무슨 역사의식이 있는지 알기 힘든 인물이었다. 그런 MB가 대뜸 처칠의 리더십을 배우자고 나섰다. 그것도 정통적으로 처칠을 파헤친 깊이 있는 책이 아니라, 전형적인 비지니스 리더십 스타일로 요리된 책을 두고서 말이다. 맹형규 수석과 박형준 비서관이 추천했다고 하니 냉큼 듣고 솔깃했던 모양인데, 어찌 보면 참 얕은 역사의식을 드러내는 단면인 것 같아 씁쓸하다. MB는 단순히 이런 연설을 쫓아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본인은 피와 노고, 눈물과 땀밖에 드릴 것이 없습니다. 우리 앞에는 가장 혹독한 시련이 놓여 있습니다. 우리 앞에는 투쟁과 고통으로 보낼 많은, 많은 날들이 놓여 있습니다. (1940년 5월 13일 하원연설)

우리는 끝까지 갈 것입니다, 우리는 프랑스에서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바다와 대양에서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커가는 자신감과 힘을 갖고 하늘에서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땅을 지킬 것입니다, 그 댓가가 얼마가 되건, 우리는 해안에서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상륙 지점에서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들과 거리에서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언덕에서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절대로 항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1940년 6월 4일 하원연설)

하지만 '왜 지금 하필 처칠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스스로의 깊은 고민이 과연 있기나 했을까. 촛불시위가 독일군의 런던 폭격("The Blitz")인 것처럼 받아들이기라도 한단 말인가. 또 MB에게 과연 처칠에게 배울만한 리더십이 결여되어 있어서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까. 조용히 자신을 돌아보는걸 넘어서, 청와대 비서진한테 책을 돌려가면서 처칠의 리더십을 상기시키는 것이 오늘날의 꼬이고 꼬인 난국을 풀어가는데 과연 도움이 되는 것일까. 나는 몹시 부정적이다. 처칠이 과단성이 뛰어난 인물이었지만, 동시에 얼마나 결점이 많았는 지도 명확히 알지 못한 채 저 얄팍한 책에 열광해서 무얼 도대체 얻겠는가?  더군다나 처칠이 어디 만만한 인물이던가. 최소한 그는 탁월한 입담과 유려한 글 솜씨로 대중에게 다가가는 법을 알았고, 나름의 정치력이 켜켜이 쌓인 인물이었다. MB가 그런 덕성을 단숨에 쫓아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위인의 모습을 얕은 인식으로 흉내내려 들지 말고, 자신이 처한 현실에 맞게 민주주의적 리더십을 익히고 실행하는 것만으로도 버거운 상황이다.

Churchill

이걸 바랬겠지만……

Bush

이 분이 느껴지는군요.

처칠을 어설프게 숭배하는 이들이 수많은 함정에 빠져 세계를 허우적거리게 만들고 있다(⇒ 참고: 보수논객 뷰캐넌의 필봉은 여전하다). 이제 MB도 그 대열에 합류하는 것이 아닌가 심히 우려된다. 닉슨은 역사를 너무 많이 알면서 드골에 빠져 자신을 망쳤다지만, 역사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처칠에 빠져드는 우리의 대통령은 더더욱 위태롭게 보인다. 그저 저 실리아 샌디스의 책에서 하나라도 제대로 배웠으면 하는 바램이다 — '현명한 리더는 취미를 즐기거나 기쁨을 가져다주는 업무 외의 다른 것도 추구한다.'3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Notes.
  1. 이에 대해서는 국내에 최근 번역된 폴 크루그먼의 『The Conscience of a Liberal (폴 크루그먼 미래를 말하다)』도 언급을 하고 있다
  2. 데이비드 거겐. 『CEO 대통령의 7가지 리더십』 (pp. 50-58). 서울: 스테디북.
  3. 처칠은 그림 그리기를 매우 즐겨했다. 이 말이 단순히 골프나 치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건전한 통찰을 얻을 수 있는 여유를 가지라는 말임은 다들 아실 것이다.
2008/07/23 14:30 2008/07/2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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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함부르거  2008/07/23 17: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어린 시절에는 처칠을 존경했는데 알면 알수록 따라가서는 안될 사람이란 걸 깨닫게 되더군요. 그래도 그는 흥분한 노동자 군중의 면전에서 시가를 빼물고 당당히 나설 정도로 배짱과 카리스마가 있는 인물 아니었습니까?

    MB가 그런 걸 따라 할 수 있을 리 만무하고, 황새 쫓아가는 뱁새 꼴 날 것 같습니다. 어쩌자고 이런 천박한 인간을 대통령으로 뽑았는지......

    • Periskop 홈지기  2008/07/24 15:58  댓글주소  수정/삭제

      처칠은 워낙 다양한 모습을 내재한 인물이라 파헤치며 즐기기엔 좋지만, 말씀하신대로 뭘 특별히 따라하기엔 곤란한 인물인 것 같습니다. 들어주신 일화처럼 배짱과 카리스마도 있었지만, 한 켠에서는 눈물도 자주 흘리는 인물이었다는 사실을 처음 접했을 때는 몹시 당황스럽더군요. 그나저나 MB에 대해서는 역시 견적이 안 나옵니다.^^

  2. 후훗 2008/07/23 18: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분석대상의 수준을 너무 높이 파악하신 거 아닐지...
    그냥 전쟁에 <승리>한 국가지도자들 중에서
    공산주의자, 사회주의적 경제정책을 도입한 사람,
    공산군에게 패배한 사람, <좌파>가 본받으라 읊어대는 나라의 지도자
    (이상, 어디까지나 MB 보시기에 그렇단 말이죠)
    이렇게 빼고 나면 처칠밖에 없죠...

    • Periskop 홈지기 2008/07/24 15:59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런 직선적인 필터링 규칙이 있었군요, 감사합니다.^^ 그래도 MB가 역사적 식견이 더 있었으면 더 좋은 전범을 찾을 수 있었겠죠.

  3. 양성민 2008/07/23 18: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현명한 리더는 취미를 즐기거나 기쁨을 가져다주는 업무 외의 다른 것도 추구한다.'라는 말이 멋집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4. 훗훗훗 2008/07/23 19: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처칠 평전 돌렸다길래 존 렘스덴의 책인줄 알았더니 저런 상업서를......

    하긴 MB 수준이 그렇지... -_-;

  5. 길 잃은 어린양 2008/07/23 19: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나 저러나 각하께서 저 가벼운 책에서 뭔가 거창한 것을 이끌어내려는건 아닐까 걱정입니다.

    • Periskop 홈지기 2008/07/24 16:02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나 말입니다, 각하의 머리 속에는 엘알라메인 전투가 아른거리고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그럼 몬티 역으로 누구를 내세울까요?

  6. 흐흥 2008/07/23 22: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드골도 허걱했는데 처칠이라니.. orz
    하긴 전시의 이명박이라면 지금보단 나을지도 모르겠군요.

    • Periskop 홈지기 2008/07/24 16:04  댓글주소  수정/삭제

      자신이 난세에 태어났으면 더 멋있게 활약했을텐데……라는 지도자 분들이 꼭 계시지요. 현대건설 현장을 누비던 야전사령관의 꿈과 사뭇 다른 대통령 직에 통분하고 있을 겁니다.

  7. 일화 2008/07/23 23: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뭐 걱정이 안되는 건 아니지만, 이제까지 보여준 모습을 볼때 큰 걱정이 안들기는 하네요. 뭔가를 읽고 영향을 받을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되질 않으니...

  8. 폴라곰  2008/07/24 01: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MB가 박정희나 처칠을 자신에게 투영하는 것을 보면 아직도 70년대의 '통치 낭만주의'에 빠져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선거 당시 자신의 정체성으로 밝혔던 '경제 견인 성장'의 코드는 분명히 이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문제는 박정희나 처칠 당시의 시대적 특질을 지금 시점에서 찾아내기가 힘들다는 점입니다. 당시에는 국가 목적 달성에 전제되는 피아식별이 분명했으며 사회 공동체 내에 '주적'에 대한 전사적 긴급상황이라는 공동 이해가 도출되어 있는 상황이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내외적으로 피아식별이 모호해지고 여러가지 불만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으니 소위 '칼 든 영웅'이 활동하기 어려운 시대이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파 정권 10년의 어두운 그림자를 떨쳐낼 영웅 이명박'의 모습이 경선 때 '누가 나에게 돌을 던지랴'부터 이번 처칠 평전까지 지속되고 있는 듯 합니다. 씁쓸 그 자체네요.


    참고로 저는 앤드류 로버츠의 <히틀러와 처칠, 리더십의 비밀(Hitler & Churchil: Secrets of Leadership)>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아울러 MB도 꼭 이 책을 읽고 히틀러에게서 뭔가 배웠으면 합니다. 다른 사람보단 닮은 사람에게서 더욱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 Periskop 홈지기  2008/07/24 16:12  댓글주소  수정/삭제

      써주신 바에 공감합니다. 시대 흐름 속에서 자신의 포지션을 적절히 적응해가야 할텐데, 아무래도 머리가 굳어지면 자기가 변화하려고 하기 보다는 시대가 나를 따라 잡아주길(?) 기대하는 심리가 강해지죠. 처칠도 1930년대에는 정말 많은 욕을 먹고 인기도 지지리 없었던 것을 상기하면서, MB도 그런 식으로 갑자기 자신에게 유리한 호기가 다시 찾아오길 기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것도 너무 지나친 해석일까요?)

    • 폴라곰  2008/07/27 12:41  댓글주소  수정/삭제

      자신에게 유리한 호기가 있는데 그걸 '저놈들이' 막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 듯 합니다.

      문제는 '저놈들이'의 실체가 자기 자신이라는 건데 언제쯤 거울을 들여다 볼지 모르겠습니다. 이리저리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주변에서도 다 손 놨다는 얘기가.. --;

  9. 승병님의 오랜 팬 2008/07/24 01: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흐음.. 승병님은 자연과학을 전공하셔서 그런가요?
    어떤 대상에 대한 판단을 내릴 때 무척이나 신중하신 것 같습니다.
    그런데 MB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신중할 필요가 없을 듯 합니다.
    (물론 저는 그 판단에 항상 공감하지만요. ^^;;)

    MB는 현상황을 그저 영웅설화의 시련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저는 봅니다.

    그러니 처칠이 얼마나 매력적이겠습니까. 전유럽을 석권한 히틀러에
    굴복하지 않고, 영국을 지켜내고 궁극적으로 승리를 거둔 윈스턴 처칠수상.

    그야말로 MB취향에 딱인 겁니다. 실제 처칠의 진실같은건 전혀
    알 바 아니고요.(아직도 '읍니다'를 고수하는걸 보면 책이나 글과는
    담쌓은 사람이란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냉정히 말해 청와대 직원들한테
    돌린 저 책도 끝까지 읽지 않았을 거라는데 만원 걸겠습니다. ^^)

    얼마전에 승병님이 시티노 교수의 책을 소개한 적이 있잖아요.
    저는 그 책을 보면서 MB가 오버랩되더군요.
    그 사람은 60이 훌쩍 넘도록 밀어부치기 식으로만 살아왔으니
    그 프레임을 도저히 벗어날 수가 없을 겁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파열음을 내다가 예전에도 썼다시피
    결국 한나라당의원들한테도 버림받을거라 봅니다.

    아웅~ 쓰고 싶은 말은 많은데 졸려서 이만 자야겠습니다.
    타임라이프 2대전사랑 몇몇 책과 디시 2대전갤러리 글이나 읽은 제게
    승병님이나 다스라이히님, 어린양님, 윤민혁님 등 대인배들의 신선놀음같은
    토론을 보면서 그저 굽신굽신하기만 했는데 어째 MB관련해서만 덧글을 달게
    되네요. 이러고 싶지 않은데.. ㅡ.,ㅡ;;
    참고로 독소전쟁사는 정말 감동하면서 봤답니다. ㅠ_ㅠ
    디시 표현을 쓰면 우왕ㅋ굳ㅋ이었죠. ^^;;

    • Periskop 홈지기 2008/07/24 16: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말씀 잘 들었습니다. 역시 남의 심리를 해석하는 것은 논리보다 정말 "블링크!"가 필요할 때도 종종 있는 법이라……^^ 저는 본능적 감지에 좀 약하다보니 주절주절 자꾸 줏어담아 분석하게 되더군요.

  10. 김동운 2008/07/24 08: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자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드골이나 테오도어 루즈벨트나 윌슨, 아이젠하워처럼" --> "그렇지만 드골보다 테오도어 루즈벨트나 윌슨, 아이젠하워처럼"가 더 문맥상 적당한 것 같습니다.

    - SBC 방송중 승병님의 오랜 팬으로부터 -

  11. 빛둥 2008/07/24 10: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모신문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은 책을 8권이나 쓴 분입니다. 또, 서울시장으로 있을 때, 기자와의 간담회에서 "이 사람아, 독서는 생활이지~"라는 감동적인 말씀을 하신 분입니다.

    또한, 바뀐 지 20년이 지나도록 "~습니다"대신 "~읍니다"를 고수하는 분이시고, 조지훈의 '승무'에도 나오는 단어 '고이'에 강세를 넣어 '고히'로 쓰시는 분입니다.

    이처럼 박학다식하신 분이라면, 저정도 책은 책표지만으로도 내용을 꿰뚫으셨을 겁니다. 처칠의 연설이요? 그야 이미 다 머리 속에 들어있는 분이지요.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이런 '능력'을 가진 분들도 가끔 만납니다. "내가 저런 분 밑에서 일을 하면 어떤 기분일까?"하는 생각도 들지요. 예, 저는 이미 걱정하지 않습니다. 그 단계를 넘었지요.

  12. umberto 2008/07/27 22: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을 읽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소리하기 뭐하지만, 데이비드 거겐의 프랑스 정치사나 드골에 관한 악평은 왠지 앵글로색슨의 프랑스 비하론 같은 느낌이;;;;;;;;;;

    그냥 정치풍토가 다르니 엉뚱한 대상을 골랐다 정도로도 충분히 전달을 할 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 Periskop 홈지기 2008/07/29 09:59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런 뉘앙스가 있기는 합니다만, 저에게도 드골은 도통 이해가 안 되는 괴악한 점들이 많이 느껴져서 그런지 공감이 가더군요.

  13. 댕글댕글파파 2008/08/03 21: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잘 보고갑니다. 이정환님 덕분에 멋진 블로그 하나 알았네요^^ 종종 놀러 오겠습니다.

  14. 아이리엔 2009/01/24 09: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MB의 천박한 역사인식에 대해서는 서울시장 시절 때부터 새삼 놀랄게 없지만 처칠에 대한 이야기는 새롭네요^^: 좋은 글 잘 보다가 갑니다^^

  15. newrun 2009/01/24 22: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발키리때문에 홈지기님의 글들을 읽게 되었는데 더 좋은 글들이 훨씬 많네요. 처칠은 마치 정치를 위해 태어난 인물 아닐까 싶습니다. 평전보다 어린시절 읽었던 위인전에서 기억나는 처칠의 모습 몇가지만 기억해보더라두요.

    정치가 삶이자 취미이자 목표이자 수단이었죠

  16. Crete 2009/03/05 10: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글과 또 다른 MB 관련 책 포스팅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한번 글을 준비해 봤습니다.

    지도자의 성공조건: MB의 1년 회고
    http://crete.pe.kr/9145

  17. 그렇네요 2009/03/07 23: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처칠이라.. 곤란하게 됐군요. 평화시에 처칠은 두드러지지 못한 정치가였다고 생각하는데,
    (그보다 처칠은 종군을 했쟎아!)
    처칠처럼, 어지간히 "고집"을 부릴 모양인가 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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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명大帝께서 상국의 폐주 닉슨의 선례를 들어 박노자의 언설에 대해 일침을 날려 주셨다. 홈지기는 이 글을 보니 문득 몇 년 전에 정치경제학에서 인기를 끈 유명한 효과가 생각났다 — 바로 "Nixon goes to China" 효과라 불리는 것이다.

이 효과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경제학자인 마리아노 토마시(Mariano Tommasi)의 논문에서 비롯되었다. 경제학계의 권위 있는 저널 중의 하나인 American Economic Review에 1998년에 실린 논문 "When Does it Take a Nixon to Go to China?"에 나온 이야기이다. 원문을 읽기 전에 무슨 내용인지 감을 잡아보자.

순명大帝의 글에도 나와 있듯이 닉슨은 집권 이전인 1950~60년대에 걸쳐 전형적인 반공투사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었다. 그런데 정작 집권한 1970년대에는 동서 데탕트의 문을 열어 젖혀 중국 방문이라는 빅 이벤트를 성사시키기도 했다. 이런 예는 닉슨과 키신저가 유별난게 아니다:

  • 페론주의자로 알려졌던 아르헨티나의 카를로스 메넴, 페루의 알베르토 후지모리, 볼리비아의 포퓰리스트 파즈 에스텐소로 모두 예상과 달리 친 시장적 경제개혁을 추진했다.
  • 프랑스에서도 1980년대 초, 사회당 미테랑 정권 하에서 일부 민영화가 추진되고, 물가 안정 중심으로 경제 정책이 선회했다.
  • 이스라엘에서도 1970년대 말, 매파로 꼽히던 베긴 총리가 오랜 반대 끝에 시나이 반도를 이집트에 반환하는 조치를 취했다.
  • 상대 파트너였던 이집트의 사다트 대통령도 이스라엘에 대한 효과적인 군사행동(욤 키푸르 전쟁)을 벌여 명성을 떨친 바 있다.
  • ……

이런 수많은 사례들은 정당의 정강 및 노선과 정책이 일치하고, 이럴 때 가장 큰 추진력을 얻는다는 이상주의적인 생각과 배치된다. 오히려 중대한 변화는 뭔가 어울리지 않는 듯한 정당(또는 정치인)에 의해 추진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확인된다. 윌리엄슨의 연구1에 의하면 시장 친화적 개혁을 했다는 13개 국가의 사례를 조사해보니, 정작 우파에 의해 이런 개혁이 이뤄진 경우는 3건에 불과했다 — 그리고 그 중 2건은 독재 정권(칠레와 한국)에 의해 이뤄진 것이었다.2 정상적인 민주주의 체제를 가진 나라에서는 이런 중대한 "정책 반전"이 결코 이상한 현상이 아니었다. 즉, 세간에서 이야기하는 "왼쪽 깜빡이를 켜고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는" 현상은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주변부 2류 국가에서만 일어나는 것도 아니었던 셈이다.

Menachem Begin

나는 왼쪽으로

Paz Estenssoro

나는 오른쪽으로

Carlos Menem

나는 아내쪽으로

그렇다면 이 현상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토마시의 설명의 개요를 알기 위해 논문 초록까지 읽어보실 분들은 아래 숨겨진 내용을 참조하시기 바란다)

토마시 논문 초록 펼치기

토마시는 정치경제학자 답게 이를 정보의 비대칭성에서 원인을 찾았다. 우선 많은 경우 정책 당국자들은 정책 반전이 국익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더 나은 정보를 갖고 있으나, 이를 자기 정당 지지자들이나 다른 시민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유권자들은 정책 하나만 뚝 떼어놓고 그 가치를 판단하지 않는다. 같은 정책이라고 하더라도 그걸 실행하는 주체가 어떤 사람이냐는 점을 함께 고려하여, 즉 정책 입안자와 정책을 쌍으로 놓고 찬반 의견을 결정한다. 닉슨이 중국 방문을 전격적으로 성사시켰을 때, 미국의 여론은 그나마 저항이 덜한 편이었다 — 물론 좌파들은 "정치적 개종"이라 조롱하고, 일부 우파들은 "배신"이라고 분노했지만 말이다. 이것은 닉슨같은 골수 반공투사가 공산주의자들과 화해를 추진한다면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고, 설사 잘못 되더라도 나라를 공산주의자들에게 팔아 먹는 짓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만약에 민주당의 허버트 험프리가 집권하여 이런 정책을 시행했으면 공산주의자와의 결탁이라고 훨씬 극렬한 반대에 부딪혔을 것이다. 이렇게 정책 입안자가 기존에 구축한 신뢰를 바탕으로, 반대 정파라면 불가능했을 과감한 정책 반전을 이뤄내는 것이 바로 "닉슨 중국에 가다(Nixon goes to China)" 효과이다.

Nixon in China

역시 역사는 나를 재평가하기 시작했어!

지난 참여정부에서 추진한 한미 FTA도 어땠는가? 왼쪽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했다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노무현이 추진했기 때문에 그나마 비난이 그 정도였던 것은 아닐까? 아시다시피 수많은 노무현 지지자들은 연이은 이런 돌발정책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우왕좌왕했다. 일부는 반노로 돌아서기도 했으나, 또 그래도 많은 수의 지지자들은 '노짱이 하시는 일인데……'라며 온갖 인지부조화를 극복하고자 갖가지 눈물 겨운 논리를 짜내지 않았던가? 이회창이 한미 FTA를 추진했더라면 당장 거리로 나섰을 사람들까지 말이다. (이명박에게는 지금 그런 정도의 우군도 변변히 없는 것 같아 측은한 마음마저 든다.) 그런 면에서 한국에서는 "닉슨 중국에 가다" 효과와 더불어 "노짱 FTA 추진하시다" 효과를 만들어내는 것도 좋지 않나 싶다.3

물론 이런 현상이 아주 "빈번한" 일이라고는 볼 수 없다. 대의 민주주의 체제에서 일반적인 사안에 있어서는 정당이 추구해오던 방향을 따라 순항하는 것이 대체로 올바른 일이기도 하다. 이것은 인류가 역사 속에서 파괴적 부작용 없이 점진적인 변화를 쌓아가는 과정으로서 진화시켜온 체계이다. 그러나 내생적이건 외생적이건 중대한 환경 변화에 따라 급격한 방향 전환이 필요할 때도 있는 법이며, 이는 뭔가 "잘못된" 듯 보이는 바탕에서 튀어나오고는 한다. 하지만 긴 역사에서 보면 그것은 반드시 "잘못된" 것이 아니라, "그럴 법도 한" 것일 뿐이다. 때로는 그런 반전이 파탄으로 귀결되기도 하지만, 닉슨이 냉전 해체의 초석을 닦았다고 평가되듯이 역사에 길이 남는 업적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여하튼 세상에는 조금 더 깊이 생각해보면 상식과 반한 역사도 많이 있었고, 그 나름의 이유도 있었다. 한국도 국민의 반대를 찍어 누를 수 있는 독재체제에서 탈피했고, 국가적 지향점에 대한 논의는 혼란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출현할 여러 정권에서 다른 형태의 정책 반전이 일어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분명 기존의 반대파는 조소를 퍼부을 것이고, 기존의 지지자는 배신자라고 돌을 던져댈 것이다. 그럴 때 상기하시라, 그것이 꼭 후진성의 증거는 아니라는 점을, "닉슨 중국에 가다" 효과의 틀에서도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을. 그게 "잘못된" 것이라고 길길이 날뛰며 바로 잡겠다고 하는 것이 오히려 더 큰 폐해를 불러 일으킬 수도 있다는 점을.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Notes.
  1. Williamson, J. and Haggard, S. "The Political Conditions for Economic Reform." in Williamson, J. (ed.) The Political Economy of Policy Reform. Washington, DC: Institute for International Economics, 1994, pp. 527-536.
  2. 이건 물론 십수 년 전 연구 결과이니, 오늘날 개정한다면 DJ 정부나 노무현 정부의 친 시장적 정책도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3. 오해는 마시라, 홈지기는 노통을 (인간적인 이유는 절대 아니고 정파적 이유에서) 아주 소극적으로 지지했고 한미 FTA는 찬성한다.
2008/06/25 10:00 2008/06/2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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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양성민 2008/06/25 11: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2. Crete 2008/06/25 14: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채승병님 글에 특별히 딴지를 걸어본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왜냐하면 독소전 관련해서야 워낙 각종 자료와 객관적 해석에 더해 인품이 묻어 나오는 글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니까요. 또한 시사 관련 글 역시 대개의 경우 조급함이나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와 거리를 두고 풍부한 자료를 바탕으로 비교적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글의 전개를 통해 폭 넓은 독자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하시는 글 쓰기를 보여 주셨으니 그 또한 높이 사고 있다는 고백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오늘 글은… 그런데…

    일단 스타트는 박노자님이 끊으셨고 홍순명님께서 추임새를 넣으신 것까지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만, 과연 홍순명님의 글이 박노자님의 글에 ‘일침’을 날리신 글인지는 차치하고… 오늘 채승병님 글의 말미에 언급하신 ‘노무현 지지자’들에 대한 언급에 고개를 갸우뚱했다는 말씀을 드리게 됩니다.

    (1)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우왕좌왕
    (2) 인지부조화를 극복하고자 갖가지 눈물 겨운 논리를 짜내지 않았던가?

    쩝….

    소위 ‘노무현 지지자’들의 경제적인 입장이야 천차만별이고 한미 FTA에 대한 견해 역시 각기 주어진 입장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이 오히려 당연할 것 같은데… ‘노무현 지지자’들이 무슨 개인 숭배의 종교 집단도 아니고 특정 정책의 해석을 위해 우왕좌왕할 일은 무엇이며 또한 인지부조화를 겪을 일은 무엇일까요? 게다가 특별히 자신의 입장과 상반된 논리를 ‘짜낼’ 필요까지 있을지.

    작년 1월에 제가 서프에서 한 분과 한미 FTA에 대한 토론 중에 써 올린 글이 있어 퍼 오겠습니다. 일단 2007년 1월 15일에 쓴 글이죠.

    “저는 비록 민노당 지지자는 아니지만 FTA에 한가지 궁금점이 있어서 출동님께 질문을 드립니다. 현재 정부쪽에서 FTA 추진의 이론적 근거로 삼고 있는 대외정책경제연구원(KIEP)의 작년 3월 보고서를 보면 한가지 의문점을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미국과 FTA 체결시 우리나라의 수출은 단기적으로 50억 달러 정도 증가하는 반면에 수입은 80억 달러 증가라고 나옵니다. 결국 30억 달러 적자 요인이 발생하죠. 장기적으로는 수출 154억 증가, 수입 152억 증가로 변해서 2억 달러 정도 흑자가 나온다고 하지만 생각보다 혜택이 많지는 않습니다.

    그나마 위의 자료는 우리나라의 전체 무역에 관한 이야기이고, 미국과의 무역 부분으로 촛점을 좁혀보면 이야기가 한층 달라지죠.

    즉 단기적으로는 미국에 수출이 54억 달러 증가, 수입은 96억 달러 증가로 나와, 42억 달러의 적자 요인이 발생합니다. 장기적으로도 수출은 99억 달러 증가에 불과한데 반해서 수입은 172억 달러 증가해서 결국 73억 달러의 적자가 생기게 되죠.

    물론 무역 수지 그 자체보다는 교역 규모의 증가에 촛점을 맞춘다면 여전히 긍정적인 요인이 있기는 하지만 언듯봐도 우리에게 그렇게 유리한 면이 많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더군다나 현재 우리가 미국에 대해 수출하고 있는 품목중에서 높은 관세 때문에 물먹고 있는 분야는 철강 수출 하나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고용 창출도 단기적으로는 8만5천명의 일자리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장기적으로는 68만명의 일자리가 생긴다고 하지만 솔직히 구체적인 논리의 전개가 적어도 제게는 설득력이 많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솔직히 저는 한미 FTA에 대해서는 선듯 손을 들어줄 판단의 근거가 부족하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은 제가 인용한 KIEP의 작년 3월 보고서는 정부가 한미 FTA를 추진하는데 있어서 이론적 근거로 사용하는 강력한 자료이기는 하지만 저는 같은 자료에서 부정적인 면을 더 많이 보았습니다.

    출동님께서 이 부분에 대해서 좀 더 다른 자료나 별도의 자료가 있으면, 공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서로 생각의 간격을 좁히는 토론 자체를 ‘우왕좌왕’ 이라고 표현하실 셈이신지요?

    제가 의문을 제기한 위 글에 당사자인 출동님은 ‘FTA- crete님 에게.....’라는 글로 본인의 생각을 보여 주셨고

    http://seoprise.com/board/view.php?uid=56796&table=global&mode=search&field=nic&s_que=%C3%E2%B5%BF&start=220

    그 글에 대해 저 역시 다음의 글로 추가로 문제 제기를 했죠.

    “우선 출동님께 감사 드립니다. 이렇게 별도로 글을 올려 주시고.

    그리고 제 글의 분위기는 출동님의 주장에 대한 반박이라기 보다는 제 스스로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에 혹시라도 설명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올리는 글이었습니다.

    사실 여전히 제 궁금증은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출동님이 주장하시는 내용은 100% 수긍을 하기는 하는데….

    그런데 경제 피라미드의 최상위에 올라가는 것, 그리고 우리 경제 체질을 바꾸는 것과 한미 FTA 가 높은 연관성이 있나요? 가령 미국의 금융업을 포함한 서비스업이 국내에 진출하면 우리 경제 체질이 바뀌나요? 또한 의약업쪽으로 개방이 되면 마찬가지로 우리 경제 체질이 출동님의 희망대로 경제 피라미드의 최상위로 가게 되는지요?

    솔직히 저는 두 가지 개념 사이에 연관성이 잘 납득이 안됩니다.

    대미 무역 수지 악화를 수업료라고 생각하고 우리 경제 체질이 바뀐다는 확신이 있다면 몇 년간의 적자 확대도 인내할 수 있기는 하지만 과연 이게 그런 효과를 담보하는 거래인지 잘 모르겠네요.

    이 부분에 대한, 즉 서비스업과 의약업, 농업 쪽의 개방이 우리 경제 체질을, 그것도 경제 피라미드의 최상위로 올려 놓는 것에 대한 연관성을 좀 더 자료와 논리로 설명해 주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제가 출동님께 듣고 싶은 건, 그러니까 양쪽 사이를 연결하는 다리를 보고 싶다는 것입니다.

    이번 글은 양쪽을 연결하는 다리라기 보다는 그 다리를 건넌 뒤에 딛고 선, 즉 반대편에의 좋은 면에 대한 강조 글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럼….”


    이런 식으로 열린 마당에서 각자의 생각을 나누고 의견을 정리해 보는 것이 어찌 ‘눈물 겨운 논리 짜기’가 될까 합니다.

    전 여전히 한미 FTA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입니다. 당장 뭔가 손에 주어지는 확정적인 이득이 있다기 보다는 오히려 우리가 열심히 노력하면 성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주어진 정도라고 보는 거죠. 물론 우리가 기회를 충분히 활용을 하지 못 한다면 오히려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또한 농업 분야나 의약, 서비스, 금융 쪽은 단기간에 확정적인 손해가 있을 테고.

    어차피 자신의 의식 속에 특정 집단에 대한 stereotype이 굳어진 분께 이런 글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피상적으로 겉에서 보는 것과는 다른, 내부의 진지한 의사소통이 있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물론 제가 ‘노무현 지지자’들을 대표할 수 있는 인물은 아닙니다. 하지만 ‘노무현 지지자’들의 소굴(?)인 서프에서 Crete 란 필명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존재는 아닐 겁니다. 그러니 이 정도 appeal 글을 쓸 자격은 있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한미 FTA에 관해서는 서프 대문에 다음 글을 하나 올렸습니다.

    한미 FTA 와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꿈
    (국가의 안보는 단순히 돈만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http://crete.pe.kr/154

    이 부분은 평소 제 소신이기도 한 내용입니다.. 그럼...

    • Periskop 홈지기 2008/06/25 14:20  댓글주소  수정/삭제

      괜한 말을 언급하여 긴 댓글 남기시게 한 것 같아 무안합니다. 제가 그 말을 쓴 것은 당연히 '노무현 지지자' 일반을 싸잡아 얘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각주에다가 저도 '소극적 노무현 지지자'라고 적시했습니다. Crete 님이 말씀하신대로 일반적인 지지자층 전체를 염두해뒀다면야 그건 제 스스로에 대고 욕하는 셈이겠죠. 거기서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분명 한미FTA의 실행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말이 바뀌는 사람들이 있어 그들을 염두해두고 쓴 것입니다.

      그리고 닉슨이 워터게이트 사건 때문에 너무 사람들이 편견을 갖고 봤지만, 돌이켜 보면 좋게 생각할 점도 많이 있다는게 이런 평가들의 요지 아니겠습니까? 노무현도 그렇게 볼 여지가 있다는 뉘앙스로 재밌게 쓴다는게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면 죄송합니다. 앞으로 좀 더 배려하여 퇴고하도록 하겠습니다.

    • 일화 2008/06/25 15:08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히 두 분의 댓글에 끼어드는 것이 주제넘다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만, 두분의 글 모두 존경의 마음으로 즐겁게 읽고 있는 사람이라(Crete님의 글에는 덧글을 달기 힘들어서 못달고 있기는 합니다만...) 한 마디 하자면, Crete님께서 홈지기님의 글을 개인적으로 받아들이신 것이 오해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홈지기님께서 오해의 소지가 있게 쓰신 잘못이 있습니다만, 제3자인 제 입장에서 볼때, 홈지기님이 말씀하시는 노무현지지자들은 현재 광우병 파동 등에 이리저리 휩쓸리는 감정적인 지지자들을 말씀하시는 것으로 생각되고, Crete님처럼 스스로 정보를 수집하고, 평가하고, 다른 사람과 토론하면서 의견을 수립해나가는 분들을 포함시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이 듭니다.

  3. 빛둥 2008/06/25 14: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느 때처럼 홈지기님 글 잘 읽었습니다.

    단, 저는 열렬노빠인데도 노전대통령의 '한미FTA 추진'에 대해 별로 인지부조화는 겪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물론 다른 노빠분들은 어떨 지 모르지요.)

    노전대통령은 대우조선 노동자 파업에도 지원을 했었지만 동시에 대우자동차가 GM에 인수될 때 노동자들의 반발을 무마하는 쪽이었고, 대선 직전에는 농업의 개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표명하며 계란을 맞은 적도 있습니다. 특히 자유무역에 관한 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돌을 맞아도 할 건 하는 정치인들이 김대중-노무현-유시민 이 라인들입니다.

    정치/사회적 민주화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이 둘이 무역 및 경제의 자유화와 같이 할 수 없는 것일까요? 글쎄요. 서구의 역사는 같이 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지요.

    물론, 많은 사람들이 이것들을 양자택일의 문제라고 보기도 합니다만... 그런 사람들이 전부는 아니지요. 김대중, 노무현 두 전 대통령에 대한 이런 오해?는 꽤 광범위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 역시 그게 오해?라는 걸 여러번 해명했었답니다. 문제는 그 해명조차 계속 오해?하며 받아들이니...

    생각해보니, 미국 민주당도 비슷하군요. 오바마 후보의 말을 문제삼아 민주당이 집권하면 보호무역이 될 것이라고 뉴스에 말들이 많은데... 정작 유명한 NAFTA가 시행된 건 클린턴 행정부 때죠. 그 이후 각종 자유무역협정을 본격적으로 맺기 시작한 것도 클린턴 행정부 때이고요. 긴 역사로 봐서도 미국 민주당으로 대표되는 세력들은 꾸준히 자유무역을 지지해왔죠. 보호무역주의자는 민주당의 소수였을 뿐이고요...

    각설하고, 최소한 제게 있어 1997년 선거와 2002년 선거에서 두 전 대통령을 찍은 이유에 '보호무역(예를 들어, 농업을 보호)'을 할 것이기 때문이라든가 하는 건 전혀 없었습니다. 정치/사회 개혁과 경제적 자유(자유무역 포함) 이 두 가지를 믿기 때문에 찍었고, 10년 간 물론 불만이 없지는 않았지만, 지나고 보니 큰 인지부조화는 다행히 없었답니다.

    다시 한번 홈지기님의 여러 글 내용에는 감사드립니다. 재밌습니다. ^_^

    • 빛둥 2008/06/25 14: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을 쓰는 동안(딴 짓을 하느라 오래 써서)...

      홈지기님이 비슷한 내용의 Crete님 댓글에 대한 답글을 다셨군요. 홈지기님의 뜻은 잘 이해되는군요. 제 글에 대한 답이 된 것 같습니다.

      다만, 제가 쓴 글을 지우는 건, 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그냥 남겨 두겠습니다.

    • 일화 2008/06/25 15:13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가 듣기로는 클린턴의 자유무역협정 체결 당시 상당한 당내 반발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게시글의 지적대로 그건 공화당이 할 법한 일이라는 식의 비판이었다고 하더군요. 미국 민주당내에서 보호무역주의자가 소수라는 의견에는 쉽게 동의하기 힘드네요.

    • Periskop 홈지기 2008/06/27 10: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빛둥/ 말씀 감사합니다, 저도 말씀하신 뜻은 잘 알겠습니다. 앞으로 좀 더 독자분들의 오해가 없도록 조심하도록 하겠습니다.^^

  4. 漁夫 2008/06/25 22: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거 어느 현대 작곡가가 'Nixon in Peking'인가 하는 오페라로까지 썼다고 하던데요 ^^

    저도 이번 광우병 논란을 보면서, 차라리 노 대통령이 마무리해 버렸으면 이런 정도의 문제가 나지 않았을 거라는 데 10000원 걸 의향이 있습니다. 어차피 욕 많이 먹었다면, 별 문제 없을 만할 일은 다 처리해 버리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요.

    • Periskop 홈지기 2008/06/27 10:50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페라까지 있었다는 사실은 몰랐네요. 제가 클래식이나 오페라 같은 쪽에는 워낙 문외한인지라……^^ 저도 쇠고기 수입 협상을 참여정부에서 끝냈으면 이런 일까지는 없었으리라 생각합니다만, 그랬다면 ABR이 훨씬 탄력을 받았을테니 폐해도 만만치 않았을 겁니다. 그럼 아마 대운하를 두고 촛불시위가 벌어지지 않았을까요. 여하튼 노통 덕(?)으로 대통령에 오른 MB가 요즘 온갖 삽질로 보은(?)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지경이니 참 재미있습니다.

    • 漁夫 2008/06/27 17:11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거 뭐 '고양이의 보은'도 아니고... (MB의 이미지는 鼠公 아니3. 하하)

      어찌됐거나 MB 수령께서 '오른편으로 깜박이 넣고 좌회전'하는 센스를 발휘할지 두고 볼 일입니다. Of course I'm afraid not. (sigh)

  5. sonnet 2008/06/25 22: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대인의 박람강기는 당할 수가 없습니다. ;-)
    제 생각에 "왼쪽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 혹은 반대로 "오른쪽쪽 깜빡이를 켜고 좌회전"이 국민적 저항을 줄이고 지지를 획득하기 유리하다는 현상은 현실정치에서 두 가지 함의를 갖는 것 같습니다.

    첫째는 중도지향적인 개혁정책을 채택하는 것이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고 국론통합을 도모하는데 고유한 장점을 갖고 있다는 것.
    둘째는 어떤 개혁정책이 필요하다고 간주했을 때, "누구에게" 그 일을 맡기는 것이 더 쉬울지에 대해 판단근거를 제공한다는 점.

    • Periskop 홈지기 2008/06/27 11:05  댓글주소  수정/삭제

      博覽强記라니 별 말씀을.^^ 사실 이 "Nixon goes to China" 효과는 참여정부 때 신 국가비젼 수립하면서 설왕설래했었다고 합니다. 노통 귀에까지 들어갔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최근에는 MB정부 출범과 함께 한국이 지향할 생산레짐 이야기가 또 달라지면서 안주거리로 등장하고 있지요. 말씀하신대로 정말 핸들을 급히 꺾으려면 적당히 반대편을 끌어들이는 妙도 필요한 법인데, MB는 성격상 그런걸 꽤나 껄끄러워 했다고 합니다.

  6. 바보이반 2008/06/26 09: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노짱 무오류설의 신봉자로 신심이 지극한 분들은 당연히 FTA 추진에대한 인지 부조화를 겪지 않은게 당연합니다. 노짱이 하시는 일에 잘못이란 있을수 없으니까요. 그분들의 사고체계에서는 "노짱은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노짱을 믿는자는 영원히 살고 노짱을 불신하는자는 수구 보수 한나라 당 무리들과 같이 무간지옥에서 영원히 타리라. 노렐루야 노렐루야 노멘" 이지요.

    솔직히 인지 부조화를 겪은 사람들은 이른바 비판적지지를 내세우며,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기위해 어쩔수 없이 민노당 대신 노무현을 선택했다고 말하는 사이비 노빠들이 아니겠습니까. 민노당은 민노당이고 노짱은 노짱이거늘, 예시당초 이미 존재하고 있던 인지부조화가 FTA를 계기로 표출된 것이라고 봅니다.

    • Periskop 홈지기 2008/06/27 11: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대의"민주주의가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한탄해야 할까요?^^ 저는 정치색이 흐릿한 사람이라 여기저기 표류하며 스스로 인지부조화를 종종 겪는다고 느낍니다.

  7. 바보이반 2008/06/26 09: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FTA가 노빠들의 신앙심의 순수성을 테스트 할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라는게 좀 아이러니 하지만 더 해괴망측한 일이 현재 벌어지고 있죠. MB교도의 신앙의 순수성은 대운하로 테스트 할 수 있지 않을까는 생각도 듭니다. 순수 맹빠와 노짱이 싫고 정동영이 재수 없어서 찍은 사이비 맹빠를 가르는 기준으로 꽤 유용할듯 합니다.

    • Periskop 홈지기 2008/06/27 11:19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런 의미에서 극보수 개신교 목사 분들은 대박해를 상기시키는 설교를 하고 계실지도 모르겠군요. "폭도들의 촛불에 맞아 돌아가시고 장사한지 사흘만에 부활하시어 대운하를 건설하시니……"라고 읊조릴 수도 있는 추 목사님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8. 獨步 2008/06/26 20: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노무현만큼 지금까지나 앞으로도 논란의 대상이 될 캐릭터가 있을지 의문입니다 - 2mb에 대해서는 이미 평가/정리가 완료되어 논란 자체가 없을 듯(냉소).

    흔히 공부를 잘하든지 착하든지... 에서 2mb는 이미 공부도 못하고 착하지도 못한 것으로 판명되었고, 노무현은 공부짱에 맘짱이다에서 2mb나 별 차이가 없다까지 평가의 스펙트럼이 참으로 넓은 듯 합니다 - 또한 특이한 점은 평가자마다 자신의 평가가 절대적으로 옳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는 것이랄까요?

    덧말 )

    개인적인 시련의 시기에 위로를 전해주신 홈지기님께 감사드리는 바입니다.
    어느 정도 상황이 정리되고 나면 홈지기님 직장과 제 거처도 가깝고 하니 식사 한 번 함께할 기회가 있었음 합니다.

    • Periskop 홈지기 2008/06/27 11:24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그래도 MB의 미래가 더 궁금합니다. 욕이야 계속 먹겠지만 과연 어디서 헤매다 멈출 지는 예측불허 아니겠습니까. 역사 속에서 선천적인 수면부족인 사람들은 반드시 끝까지 지켜봐야 하더군요.

      P.S. 그나저나 일은 무사히 잘 치루셨는지요. 아무쪼록 힘든 일 겪으셨는데 집안 두루 잘 추스르시기를 바랍니다.

    • 슈타인호프 2008/06/27 22:15  댓글주소  수정/삭제

      홈지기님의 "선천적 수면부족"이라는 말씀을 들으니 나폴레옹이 생각납니다. 나폴레옹도 하룻밤에 4시간 밖에 자지 않았다고 했었죠. 2MB의 워털루는 어디일까요(...)

  9. 쿤돌 2008/06/27 12: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잘읽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홈지기님의 글들은 세상을 다양한 관점에서 보게 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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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rald R. Ford, Jr.
대통령 취임 100일도 채 안 되었건만 MB 리더십은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다. 현안들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 채 국민들에게 불신감만 심어주어 벌써 지지율이 20% 대로 곤두박질쳤다는 뉴스가 나오고, 시사잡지마다 실패의 원인 분석으로 도배가 되어 있다. 이 시점에서 홈지기는 취임 첫 100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해 두고두고 발목을 잡힌 또 한 명의 대통령을 떠올려본다 — 그는 바로 미국의 38대 대통령인 제럴드 포드(Gerald R. Ford)이다.

제럴드 포드가 대통령으로 재직했던 것은 겨우 895일로, 20세기의 미국 대통령들 중에 가장 임기가 짧았다. 그러나 그의 임기는…… 리더십에 관한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그 교훈은 오늘날에도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주고 있다.

그 중에는 그의 실수로부터 배워야 할 것도 있다. 그는 취임 후 처음 몇 주일 동안, 특히 첫 100일 동안 대통령의 능력을 입증하는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 기간은 나머지 임기보다 훨씬 중요하다. 구태여 프랭클린 루즈벨트를 모방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포드는 국민의 신뢰와 믿음을 확보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음에도, 그는 바로 이 대목에서 실패했다.

— 이하 본 글의 모든 인용문은 아래 책(영어판 및 국역판)을 인용함.
Gergen, D. Eyewitness to Power: The Essence of Leadership Nixon to Clinton. (Simon & Schuster: 2001).
데이비드 거젠 지음. 서율택 옮김. 『CEO 대통령의 7가지 리더십』. (스테디북: 2002).

제럴드 포드는 아시다시피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하야한 리처드 닉슨의 뒤를 이어 갑작스럽게 대통령 직에 올랐다. 그만큼 혼란스러운 시기에 민심을 수습하고 미국의 자존심을 일으켜세워야 하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 미 국민들은 그의 소탈함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었고, 새로운 리더십을 세워주기를 바랬다. 그러나 이 기대도 잠시, 포드가 취임 후 첫 100일 동안 보인 몇 가지의 치명적인 실수는 집권 기간 내내 빠져나올 수 없는 수렁이 되고 말았다. 『Eyewitness to Power』에서 데이비드 거젠은 신임 대통령이 금기해야할 실수를 세 가지로 정리하고 있다:

배우가 성공을 하려면, 첫 신과 마지막 신에서 탁월한 연기를 보여주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고들 한다. 첫 신은 극의 전체 흐름 속에서 그의 캐릭터를 형성시켜주고, 마지막 장면은 관객들에게 좋은 기억을 갖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정치는 물론이고 다른 분야의 리더십에서도 마찬가지의 원리가 적용된다……

포드의 별은 일단 광채를 잃자, 자신의 빛으로 다시 대권을 얻을 기회를 영원히 잃고 말았다. 취임 후 첫 100일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그의 첫 신에 해당했다. 그리고 이 기간은 그가 백악관을 차지했던 나머지 기간 동안의 대중적인 평가를 좌우했다.

포드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의 정권은 왜 그렇게도 빨리 궤도를 벗어나게 되었던 것일까? 그리고 왜 다시는 회복하지 못했을까? 다음에 다루게 될 이 세 가지의 이야기는 서로 연관되어 있으며, 미래의 대권주자들이 반드시 기억하고 있어야 할 금기의 전형이다.

첫 번째 실수. 결정을 실행하는 방법의 중요성 간과

포드에게 치명상을 입힌 첫 번째 사건은 바로 전임 대통령 닉슨의 사면 발표였다. 집권 30일 만인 1974년 9월 8일 일요일에 전격적으로 발표된 이 사면조치는 충격 그 자체였다. 백악관은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대통령 특별담화를 계획했고, 이는 최측근 보좌관 여섯 명만이 전말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의기양양하게 완전하고도 절대적인 사면을 단행한 이 조치는 예상과 달리 국민의 엄청난 공분을 불러 일으켰다. 71%에 달하던 포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단 하룻밤 사이에 49%로 추락해버렸다.

Nixon and Ford

정권을 어떻게 이양해야할 것인가?

사태는 날이 갈수록 악화되어, 언론은 닉슨과 포드의 비밀거래설에 대한 광범위한 의혹을 제기했다. 닉슨의 사면은 전임 비서실장 알렉산더 헤이그와 포드 사이의 밀약에 의해 계획된 수순이었다는 보도가 빗발치면서, 포드는 궁지에 몰렸다. 포드는 이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양심에 따라 국익을 위한 최선의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포드는 사실 비밀거래를 해봤자 이득볼 거리도 없던 상황이었고, 그의 설명도 나름대로는 충분히 합당했다. 그러나 이로 인해 포드는 임기 내 씻을 수 없는 꼬리표를 달고 다닐 수밖에 없었다.

리더십과 관련하여 우리가 여기서 배워야 할 교훈은 무엇인가?

대부분의 정치학자들은 포드가 변변치 못해서 사면권을 발동하는 잘못된 혹은 어리석은 결정에 이르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최소한 포드는 닉슨이 기소되어 자신의 범죄행위를 인정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옳았다는 것이다. 혹은 아예 은전을 베풀지 않았으면 더 바랄 것이 없었다라고도 했다.

그러나 포드의 닉슨에 대한 사면은 도덕적 측면은 물론 현실적인 측면에서도 국익에 부합되는 결정이었다…… 담화문 발표가 있던 날 아침 포드가 의회 지도자들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설명했듯이, 사면조치는 이 같은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던 것이다…… 일단 사면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서자, 포드는 자신의 양심에 따라 즉각적으로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이번 미국산 쇠고기 수입 결정에 대해 네티즌 다수의 의견은 "MB가 변변치 못해서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는 잘못된 혹은 어리석은 결정에 이르게 되었다"라고 질타하고 있다. 홈지기도 최소한 한-미 정상회담이 끝나고 6월 정도까지 기싸움을 더 해보는게 옳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홈지기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사안 자체는 현실적으로 국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한다. 더군다나 이렇게 꼬여가고 있는 한-미 FTA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 전략적으로 내릴 수 있는 결단이었다고도 본다. MB 또한 아마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결국 언젠가는 해야 한다면, 이왕 부시 만나는 자리에서 화통하게 제시하는 것이 옳다고 믿었을 것이다.

신임 대통령을 비틀거리게 만든 것은 결정 자체가 아니라, 그 결정을 실행에 옮기는 방법이었다. 언론보좌관이었던 존 허센의 표현처럼, "마치 진주만 기습처럼 발표되었기" 때문이다. 포드는 지도자로서의 처신에 대해서는 아직 학생에 불과했기 때문인지, 정서적으로도 가장 부담이 큰 조치를 발표하면서도 국민들에게는 아무런 준비도 알리지 않았던 것이다. 사실 그는 언론과 국민들의 정서와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행동하고 있었다…… 국민들은 물론 측근들에게조차도 사면에 대한 고려는 몇 달 후쯤의 일로 보였던 것이다…… 대통령의 가장 가까운 보좌관들조차 무슨 내용인지 전혀 짐작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면, 수백만의 미국 국민들이 예배를 드리고 있던 그 일요일 아침 시간에 방송을 타고 대통령의 담화가 발표되었을 때, 다른 사람들이 받았을 충격이라는 것은 가히 짐작하고도 남을 것이다……

민주국가에서도 때로는 정치 지도자가 갑작스러운 깜짝쇼를 통해 대중들의 지지를 호소해야할 때가 있다. 아이젠하워가 처음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때 한국행을 발표했던 것이 그랬고, 인간의 달 착륙에 대한 케네디의 호소, 닉슨의 중국 방문이 또한 그랬다. 그들도 모두 극적인 발표의 주역이었다. 모두 좋은 뉴스들이었고, 깜짝쇼라는 자체가 특별한 희열이었다. 그렇지만 포드의 발표는 전혀 범주가 달랐다. 백악관의 결정이 논란의 여지가 많다거나 국민들의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했을 때, 그가 현명한 대통령이라면 여러 주 또는 여러 달에 걸쳐 세심한 정지작업을 했어야 했다. 그럼으로써 국민들도 그 결정을 받아들일 심리적 준비를 할 수 있었을 것이 아닌가.

포드처럼 MB의 결정적인 실수는 국민들의 정서를 전혀 읽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아마도 이게 국민들의 쇠고기 구입 부담을 줄여줄 좋은 뉴스라고 생각했고, 깜짝쇼도 별 문제가 없을 거라고 믿었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영 딴판임이 드러나고 있다. MB가 현명했다면 협상 카드를 노출시키지 않더라도 다른 적절한 방법으로 시간을 들여 세심한 정지작업을 했어야 했다. MB와 청와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실행에 옮기는 방법에서 극도로 미숙함을 보였다.

이 사건의 가장 비극적인 부분은 포드의 행동은 전적으로 명예라는 동기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이다. 사면조치가 공익을 위한 결정이 아니었음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그렇지만 대중들이 받아들일 준비를 시키지도, 그 같은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충분한 설명을 제시하지도 못함으로써, 포드의 조치는 오히려 위기 상황을 초래하게 되었다. 그 같은 잘못은 악의보다는 미숙함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렇다 해도 포드 대통령은 이 문제로 인하여 워터게이트의 함정에 빠져들게 되었고, 그 후로 2년 동안 그 늪에서 결코 헤어나지 못했다.

두 번째 실수. 잘못된 대중적 이미지의 구축

WIN button
포드가 취임했을 때, 미국의 경제는 심각한 위기에 몰리고 있었다. 미국 경제는 초유의 스테그플레이션으로 빠져들고 있었던 것이다. 경제 통제를 통한 해법은 전혀 먹혀들지 않았고, 오히려 경제는 악화일로였다. 그런데 급작스럽게 집권한 포드에게는 유효한 정책 수단이 없었다. 스테그플레이션을 잡을만한 현실적인 대책이 궁했던 포드 행정부는 가히 시대착오적인 국민계몽운동을 대안으로 선택했다. 그게 유명한 "Whip Inflation Now (WIN)" 운동이었다. 경험이 부족했던 백악관은 저축을 장려하고, 소비습관을 개선하자는 고리타분한 대국민홍보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들었던 것이다.

심지어 1974년 10월 15일, 생방송으로 방영된 영농후계자들에 대한 절약운동 장려 연설에서 포드는 이런 어이 없는 말까지 했다:

마음껏 먹고, 음식은 절대 남기지 마라. 어렸을 때 부모들은 늘 이런 간단하지만 명확한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접시를 깨끗이 비우고 식탁에서 일어나라. 그리고 이것은 지금 상황에도 매우 잘 들어맞는 가르침입니다.

이 사건 이후로 포드와 WIN 운동은 온 국민의 조롱거리가 되었다. 빨간 WIN 배지를 사람들은 거꾸로 차고 다니며 — "NIM"으로 보이게 된다 — "Nonstop Inflation Merry-go-round (멈추지 않는 인플레이션 회전목마)"라고 희화화했다.

이런 실수는 MB도 똑같이 벌이고 있다. 인수위의 온갖 삽질부터 강부자, 고소영 내각이라는 조소까지 MB의 대중적 이미지는 철저히 구겨지고 있다. 조중동이 아직은 버텨주고 있지만 많은 국민들은 그의 실수를 부각하는데 더 이상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메가바이트가 밀리바이트, 마이크로바이트까지 내려가지 않았는가?

이는 대통령의 지도력에 대한 한 가지 진리를 말해준다. 뉴딜 시대 이후 백악관 보좌관들은 일반적으로, 신임 대통령은 프랭클린 루즈벨트를 본받아, 취임 후 첫 100일 내에 의회를 압도하고 홍수같은 법안을 제출하여 이 나라를 주문 속에 빠져들게 해야 한다고 믿고 있었다. 그러나 여러 대통령을 통해 보았듯이, 첫 100일의 중요성은 새로운 백악관이 얼마나 많은 법안을 통과시키고 얼마나 많은 겉치레를 만들어 내느냐에 있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언론이나 국민이 대통령이 생각했던 업무 우선 순위를 받아들이지 못했다는 데에 있었던 것이다……

일단 선서증언을 하고 나면, 국민과 언론은 그를 새롭게 평가한다. 대통령으로서 그가 실제로 어떤 사람인가? 자신들의 미래에서 그가 어떤 사람인가를 새롭게 평가를 하는 것이다. 그 같은 평가는 오로지 대통령으로서 오른손을 들고 공식적으로 지도자로서 선서를 하고 난 후에나 가능할 수 있다. 국민들의 판단이 형성되는 것은 단 몇 주일 안의 기간 동안이고, 일단 형성이 되면 돌처럼 단단히 굳어버린다. 이것이 바로 군중심리인 것이다.

MB도 천부적인 워커홀릭이라서 자기 방식대로 초기에 미친듯이 일을 해서 한국을 도약기의 현대건설로 만들어보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 국민은 MB의 업무 방식에 전혀 동의하지 않았다. MB가 YS의 '신경제 100일'을 떠올렸는지는 모르겠으나 확실히 시대착오적인 발상과 미숙함으로 점철되었다. 벌써 국민들의 MB에 대한 이미지는 꽤나 단단히 굳어져버린 듯 하다.

번째 실수. 전임자의 유산에 대한 과민반응과 권한 위임의 실패

포드와 그의 보좌진은 갖은 비난을 받고 물러난 닉슨에 대해 매우 예민했다. 그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태도는 나쁘지 않으나, 이런 강박관념은 마땅히 계승해야할 만한 유산들까지 부정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백악관 보좌진의 운용 방식이었다. 닉슨 시절에는 강력한 비서실장을 두고, 폭넓은 권한을 위임하였다. 포드는 이들이 결국 신권의 남용으로 닉슨을 워터게이트의 수렁에 빠뜨렸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이 때문에 포드는 백악관 조직을 축소했다. 그리고 대통령이 직접 업무의 축이 되어, 12명에 이르는 수석보좌관들을 직접 챙기는 구조("축과 바큇살" 구조)로 재편했다. 그러나  이 구조는 치명적인 결함을 갖고 있었다 — 포드 스스로가 직접 비서실장 노릇까지 했던 것이다.

포드도 인정했다시피 그것은 끔찍한 실패작이었다. 신임 대통령으로서, 특히 준비 시간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는 우선적으로 가장 핵심적인 사안을 파악해야 했으므로, 세부 문제에 대한 검토보좌관들의 업무 조율 따위의 문제는 아예 손댈 꿈도 꾸지 못했다. 책임의 소재 또한 불분명해졌다. 그 결과 보좌관들은 서로 적당히 책임을 회피했다.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지 못했다. "감"에 따라 적당히 알아서 움직였다. 남는 것은 갈등과 혼란 뿐이었다. 그러나 처음부터 강력한 실권을 가진 비서실장이 있었다면, 닉슨의 사면조치 따위도 훨씬 원만하게 처리될 수 있었을 것이다.

포드 취임 6개월 뒤에 비서실장으로 발탁된 사람이 바로 럼스펠드였다. 부시 행정부에서 망가진 럼스펠드와는 달리, 그 당시 그는 꽤나 촉망받는 유능한 행정가였다. 럼스펠드는 임명 당시부터 이 구조의 비현실성을 지적하고, 비서실장에게 폭넓은 권한 위임을 요구했다. 포드는 이를 받아들였으나, 그것은 말 뿐이었다. 럼스펠드, 그리고 후임 체니 — 역시 오늘날 망가진 체니가 아니라 매우 유능한 비서실장이었다 — 까지 비서실장들은 어정쩡한 권한 위임 속에서 이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지 못했다.

Ford, Rumsfeld, Cheney

우리도 한 때는 이렇게 젊었다오 (왼쪽부터 럼스펠드, 포드, 체니. 1975년 사진)

MB도 이런 명백한 실패의 길을 밟고 있다. 노무현 정권이 싫다고 국정홍보처를 없애고, 책임총리제도 폐지했다. 대통령 비서실장은 대운하 구상하고 연설문 다듬어주던 교수를 들어 앉혔다. 한 마디로 권한 위임의 의지란 눈꼽만큼도 없다는 뜻이다. 이래 가지고는 일이 될 리가 없다. 지금도 책임 회피로 인한 갈등과 혼란이 이토록 심각한데, 현 구조를 가지고 앞길이 순탄히 열릴 리도 만무하다. 자기가 자기 스스로의 비서실장 역할을 하고 앉아 있는 대통령 — 노통도 사실 이 문제에서 피해갈 수 없었지만 — 밑에서 갈등과 혼란은 계속 반복될 것이다.

나는 포드의 백악관을 통해 리더십에 대한 두 가지의 교훈을 얻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원활하게 운영되는 훈련된 조직의 중요성이었다. 이 점에서는 아이젠하워가 정확했다. 그 같은 조직이 성공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조직이 없다는 사실은 대통령을 파멸로 이끌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포드는 그 점을 너무 늦게 배웠고…… 그 같은 접근 방법을 선택했던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훗날 로저 포터가 지적했듯이, "축과 바큇살이라는 개념의 가장 중요한 미덕은 개방성과 접근의 용이성을 보장한다는 것이었다. 포드가 개척하려고 했던 독창적인 통치 스타일의 핵심적인 개념이 바로 이것이었으며, 나아가 대통령이 직접 실무 집단을 통제해야 한다는 실무가적인 기질을 드러내주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역사적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듯이, 대통령에게 최우선적으로 필요한 사항 가운데 하나가 확실한 집안단속이다. 백악관은 문어발처럼 방대한 정치조직이다…… 누군가는 반드시 채찍을 들고 업무집행을 감독해야 한다. 그러나 대통령이 감독자가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얽히고 설킨 바깥 세상의 일만으로도 너무나 바쁘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비서실장에게 완전한 권위를 부여해주어야 하는 이유다. 실제로 누가 비서실장이 되어야 하고, 비서실장은 어떤 능력과 자질을 갖고 있어야 하는가를 결정하는 문제는 부통령 지명만큼이나 중요한 문제라는 것은 이미 입증된 사실이다.

또 하나의 교훈은 대통령이 전임자의 잘못에 대해 과민반응을 보이기가 쉽다는 점이다. 과거로부터 잘못을 배우고, 잘못을 교정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정상적인 업무 집행 자체를 포기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 또한 중요하다……

그렇지만 처음 몇 달 동안 포드의 임명을 받았던 사람들은 마치 적국 수도에 진주한 점령군처럼 닉슨이 세웠던 모든 것을, 모든 조직구조와 관행을 파괴했다. 그렇지만 아무도 차별성 있는 대안을 내놓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내 생각으로 포드의 주변 인물들이 닉슨의 해악적인 부분은 폐기한다 치더라도 그의 최고의 유산들은 계승한다는 전망을 갖고 있었으면, 집권 초기를 보다 성공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었으리라.

권한 위임도 실패하고 있고, 전임자의 공과 과를 냉정히 평가하여 바람직한 유산을 계승하는 데도 실패하고 있다. 이런 MB에게 과연 임기 말까지 역전의 희망이 있을 것인가? 홈지기는 이미 90%는 끝장났다고 본다. 포드가 범했던 세 가지 실수, 그리고 지금 그대로 반복되고 있는 실수를 MB는 제대로 깨닫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 지난 주 22일의 대국민 담화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아마 더 큰 곤혹스러운 일들을 겪고 나서야 뒤늦게 그의 잘못을 깨달을 것이다. 그렇지만 끝내 모든 것을 바로잡지 못하고 처음 100일의 족쇄에 매달려 힘겹게 5년을 끌고 갈 공산이 크다.

MB가 지금 택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은 무엇인가

MB는 이처럼 포드가 저지른 임기 초반 대통령의 금기 사항들을 너무나 곧이 곧대로 답습해왔다. 이제 그에게 남은 최선의 길은 무엇일까? 그 역시 포드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포드는 미숙한 상태에서 대통령 직에 오르고, 초반에 치명적인 실수를 했지만, 그에게는 뛰어난 품성이라는 장점이 있었다. 그는 예기치 못한 사태로 대통령에 올랐듯이 본질적으로 권력욕이 없었다. 포드는 승리에 집착하지 않았고, 그렇기에 사람들을 부담없이 대하면서도 독선의 함정에 빠지지 않은 겸손한 인물이었다. 처음 100일의 치명적인 실수 때문에 포드는 재임 초에는 온갖 조롱을 받았고 재선에도 성공하지 못했지만, 적어도 실무에서의 공은 인정받는 대통령이 되었다.

역사가들 사이에서 포드는 결코 위인의 반열에 들지 못했다. 그렇지만 때가 늦기는 했어도, 어쨌든 그는 자신의 꿈을 이루었다. 그 모든 실책에도 불구하고, 특히 1976년 선거에서 그를 패배하게 만들었던 첫 100일 동안의 실정에도 불구하고, 그는 훌륭한 실무 대통령으로서 인정을 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워터게이트와 베트남이 남긴 상처를 치료했으며, 이 나라를 경기침체에서 구해냈고, 철의 장막에 균열을 냈으며, 지미 카터에게 다시 말끔히 정리된 지휘봉을 넘겼다. 대통령의 가장 기본적인 자질로서 판단한다면, 포드는 시험을 통과했다……

난장판 속에서 그는 너무 정직한 경기를 했다. 이것이 그에 대한 가장 공정한 비판이다. 또한 그는 이 나라를 진창에서 완전히 끄집어내지 못했다. 정부와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원상대로 회복시키지 못했다. 그렇지만 개방성과 정직, 겸손의 미덕을 다시 일으켜 세웠으며, 이 가치들은 세로운 세기를 맞아 다소나마 정치라는 말이 다시 품위를 뜻하는 말이 될 수 있도록 희망의 불씨를 당겨 주었다.

물론 MB는 포드만큼의 끝을 맺기도 쉽지 않다. 대선 과정에서 불거졌던 수많은 부도덕성에 대한 의혹을 불식시키기도 벅차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노력해야 한다. CEO 대통령이라는 모토로 이 자리에 올랐으면, 남은 진실성이나마 최대한 발휘하고 실수를 받아들여 주어진 실무 해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럴 때만이 지금의 세간을 가득 채우고 있는 조롱의 바람이 언젠가 가라앉고, 역사는 포드에게 그랬듯이 MB에게 작은 미소나마 던져줄 것이다.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2008/05/26 20:00 2008/05/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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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함부르거  2008/05/26 20: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블로그에는 처음 리플답니다.

    원인도 나왔고 처방도 나왔으되... 어째 2MB에게는 씨도 안먹힐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ㅠ.ㅠ

    YS보다 더 처절하게 망가지는 대통령이 될 것 같다는 예감은 저만의 것이길 바랍니다.

    아 그리고 어디 추천 기능이라도 있으면 좋겠네요. 짜증나는 글만 보다가 명문을 만나니 울렁증이 싹 가라앉습니다. ^^

    • Periskop 홈지기  2008/05/27 13:53  댓글주소  수정/삭제

      YS 초기는 깜짝쇼 일색이었지만 그나마 국민들의 요구에는 어느 정도 부응했으니 MB보다는 나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MB가 나라 말아먹으면 당장 제가 먹고 살기가 팍팍해지니 앞으로나마 좀 선방하길 바랄 뿐입니다. 부족한 글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 獨步 2008/05/26 20: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뛰어난 품성'...

    너무나도 가슴을 울리는 말입니다. 그런데 2mb에게 저것을 기대하기에는 그동안의 정황증거가 너무나 부실하군요(한탄).

    어느 분이 쓰셨던 글의 한 자락이 생각납니다.

    "좌냐 우냐 그가 선택한 노선이 중요한게 아니라 사람됨이 중요한 것이다."

    • Periskop 홈지기 2008/05/27 13:56  댓글주소  수정/삭제

      MB에게 포드같은 도덕적인 '뛰어난 품성'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죠. 저는 다른 측면이라도 '괜찮은 품성'이 발휘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리 MB가 욕을 먹고 있어도, 대통령이 된 정도의 사람이면 뭔가 살릴 재능과 품성은 있다고 봅니다. 다만 그런게 잘 발휘되도록 헌신하는 부하가 있느냐는 것이 문제인데…… 지금으로서는 도통 보이지가 않는군요. 혹시 '난 재오랑 방호밖에 없어~'라고 하고 있지나 않은지?

  3. 일화 2008/05/26 21: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채승병님이시네요. 완벽한 분석과 처방이지않나 싶습니다. 깜짝쇼는 어디까지나 유쾌한 내용일때 의미가 있는 거죠. 다만 남은 기간을 성공적으로 보내려면 애시당초 국민의 기대대로 도덕성보다는 경제회생에 주력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규제철폐와 정부개혁으로 세금감면과 경기회복를 이루고 경제의 체질을 개선시키겠다는 구상에 부합하는 정책으로 아직 나온 것이 없으니...

    • 獨步 2008/05/26 21: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대한민국의 CEO라는 작자들은 임금깎아먹고 하청업체 납품가격 후려치는거로 이윤먹을 생각만 하는 잡것들이니 - 이것은 대기업의 총수이든 아메리카에서 MBA를 마치고 돌아왔든 무관해보임 - 그 일원이었던 2mb에게 교과서에서 배운 기업가정신을 통한 정부혁신을 기대하는건 애시당초 무리였다고 봅니다.

      그리고 국가의 거시경제지표와 자신의 현실살림살이와는 언제나 연동되는게 아니라는 점을 아직도 이해못하는 국민들이 많은 이상은 국민들이 '바라는' 모습으로 경제가 회생되었다 한들 결국 과거의 IMF사태와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은 크다고 생각하고요.

      2mb가 시장경제를 중시하겠다고 한 말을 재래시장을 살려주겠다는 것으로 이해했다는 시장상인들, 과거에 노점상을 했다고 하니 단속을 좀 줄여줄 것으로 기대했다는 지하철행상들의 고백(?)을 보면 대한민국은 아직 갈 길이 까마득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어느 나라보다 교육열이 높다고 하지만 결국 헛공부에 열폭하여 진정 알아야 할 것을 알려주지 못하는 대한민국 교육의 현실인 것 같고요.

    • 일화 2008/05/26 22: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대기업이라고 해서 그런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비판에는 동의합니다만, 그것만가지고 이만큼 발전했다고 보기는 무리이지 않나 싶습니다.

    • 獨步 2008/05/27 00:58  댓글주소  수정/삭제

      일화님/

      저의 댓글은 시정잡배들의 술주정과 별로 차이가 없으며 특히 일몰 이후에는 술값이 모자라 논리를 팔아먹는 지경에 이르므로 눈여겨 보시거나 고견을 다는 수고는 하지 않으시는 편이 좋을 듯 싶습니다(웃음).

    • Periskop 홈지기 2008/05/27 14:00  댓글주소  수정/삭제

      직장에서 맨날 줏어 듣는게 그런 쪽인데, 사실 MB측도 별로 알맹이있는 복안이 없는 것 같습니다.^^ 경제상황도 좋지 않아서 쓸만한 정책 카드도 부족하고 말입니다.

  4. 비단벌레 2008/05/26 22: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mb가 시장경제를 중시하겠다고 한 말을 재래시장을 살려주겠다는 것으로 이해했다는 시장상인들, 과거에 노점상을 했다고 하니 단속을 좀 줄여줄 것으로 기대했다는 지하철행상들의 고백(?)을 보면 대한민국은 아직 갈 길이 까마득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어느 나라보다 교육열이 높다고 하지만 결국 헛공부에 열폭하여 진정 알아야 할 것을 알려주지 못하는 대한민국 교육의 현실인 것 같고요.


    리플이 너무나도 촌철살인이라 걸껄대고 웃었습니다.
    미국사와 경제사를 조금만 관심 갖고 공부해보면 최근 일련의 사태가 충분히 예상됩니다만 현 대처방식을 보면 MB주변의 보좌관들은 말그대로 헛공부에 열폭한 껍데기만 번드르르한 우등생들인 듯 싶습니다.
    MB는 정치경제학과 경영학의 차이점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 같아요.
    국가는 회사가 아닌데 무리하게 경영마인드로 끌고 나가려고 하는거 같습니다.
    뭐, MB서울시장 재직시절에 대한민국 최고의 인프라를 갖춘 서울시가 전국최하위의 성장률인 1%를 달성했을때 이미 실패한 대통령이 될거란 예상은 했었지만 말이죠.

    • Periskop 홈지기 2008/05/27 14:10  댓글주소  수정/삭제

      가만히 보면 청와대 보좌진이 이런걸 모를만한 분들은 아닌데, 팀웍과 실행력이 엉망인 것 같습니다. MB가 자기 측근들은 여의도로 보내고 얌전한 형님(이상득) 측근들을 청와대로 불러들여 도대체 어떻게 일을 하려고 했는지…… 당은 당대로 사분오열, 청와대는 청와대대로 사상누각이니 이런 사고연발이죠. 아직은 내막이 다 파악이 안 되어 지켜볼 뿐이지만, 나중에 깊숙이 되돌아보면 재미있는 교훈이 많이 나올 것 같습니다.

    • deutsch 2008/05/29 00:42  댓글주소  수정/삭제

      채승병님 생각과 달리 대학교수로 구성된 보좌진과 강부자 내각이 그런 걸 알리가 없다는 쪽에 한 표 던지겠습니다.

  5. bluenlive 2008/05/26 22: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너무 x 100 잘 읽었습니다.

  6. 고전압  2008/05/26 22: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새삼스레 이모 교수의 "이방국근린국" 12권에 인용되었던 포드에 대한 평이 떠오릅니다...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서 껌 씹는 것과 방귀 뀌는 것을 동시에 못 하는 유일한 사람"

  7. noblenight 2008/05/27 02: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번에도 역시 좋은 글을 올료주신 채승병님께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 높은 통찰력으로 완벽한 분석을 해주시는 모습에 정말 감탄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왠지 처방에 있어서는 저와 다른 의견인 거 같습니다만 뭐 행정과 경영의 차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나 저나 전 요새 즐겁습니다 불도저 운전수가 술취해서 여기저기 박고 다니고 있으니 덕분에 여기저기 흔적이 많이 남아 있지 않습니까? 극단적인 낙관이지만 잘하면 우리나라에서 두번째 하야 사건도 볼수 있을거 같기도 하구요 이래나 저래나 논문거리를 열심히 만들어주시는 우리의 골프 카트라이더 선생님께 감사할 뿐입니다.

    • Periskop 홈지기 2008/05/27 14: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대통령 선거를 참으로 재미없게 하더니 통치를 이렇게 다이내믹하게 할 줄은 차마 몰랐습니다. 학자들을 위한 서비스인지도 모르겠군요.^^ 행정학계는 정말 신이 날 것 같습니다.

    • noblenight 2008/05/28 02: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변 감사합니다.
      학기말이 무사히 끝나면 조만간 카트라이더의 전략에 대해서 글이나 함 써볼까 생각중입니다. 선후배들이야 이시기에 잘못보이면 좋지않다고는 하지만 뭐 어쩌겠습니까?
      이상황에서 누군가 좀 삽질좀 제대로 해줘서 100도로 온도만 끓어 올려주면 그야말로 대한민국에 떡밥이 쩔게 될거 같은데 그게 아쉬울 뿐이라는 생각만 들고 있습니다.
      재미있지 않습니까? 이번 대통령은 카트라이더 몰고 좋아하더니 결국 초,중,고랑 싸우다가 여기까지 왔다는 사실에 저로 하여금 냉소주의적인 시각만 갖게 하는군요

  8. 양성민 2008/05/27 07: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홈지기님이십니다. 재미있고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9. BigTrain 2008/05/27 09: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럼즈펠드와 체니의 사진을 보니 영 적응이 안되는군요. ^^;

    한 표를 던져준 지라 성공하기를 바랬습니다만, 제 생각보다 더 막힌 사람이더군요. -_ㅜ 리플은 처음 남기는 듯 한데, 언제나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

    • Periskop 홈지기 2008/05/27 14: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럼스펠드는 그나마 나은데, 체니의 30년 전 사진을 처음 봤을 때는 이게 도대체 어느 듣보잡인가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앞으로도 자주 들러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10. chrisx 2008/05/27 10: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MB가 쌓아가고 있는 지금 이미지가 과연 "잘못된 대중적 이미지"일까요. 2MB 평생의 행적이랄까 살아온 스타일이 고스란히 다시 드러나고 있는 거 같은데 말이죠. 오히려 예상보다 빨리 모든 사람이 알게된 점이 뜻밖이라면 뜻밖이랄까. (본문에서 부정적 이미지 정도로 표현을 고치면 뜻이 대강 통하긴 하겠군뇨)

    포드는 초기의 삽질을 만회할 수 있는 "뛰어난 품성"을 가지고 있었다는데, 2MB에게 과연 그런 게 있긴 한 건지. 지난 60여 년 동안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는데 이제와 개과천선하고 환골탈태해서 괄목상대하게해줄 수 있으려나. 무하~~~ㄴ도전! ㅎㅎㅎ

    @아 그러고보니 무한도전팀 청와대로 부른다던 건 어떻게 됐나. -o-
    @@럼스펠드와 체니의 어린 이랄까 젊은 시절은 쇼킹 ㅎㅎ

    • 獨步 2008/05/27 10:31  댓글주소  수정/삭제

      1. 무한도전팀의 청와대 방문은 '시국이 하수상하여' 무기한 연기되었다고 합니다 - '슬슬' 탄력을 잃고 후발주자 1박2일에 밀리고 있는 무한도전과 '급격히' 추진력을 상실하고 있는 2mb와의 만남은 그 자체로 희극일 듯.

      2. 저같은 경우 영화 'Giant'에서 데니스 하퍼의 앳된 모습을 보고 비슷한 충격(?)을 받았던 일이 있습니다. 노장의 아주 예전 과거의 모습을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접하면 뜨어~하게 되죠(웃음).

    • Periskop 홈지기 2008/05/27 14:30  댓글주소  수정/삭제

      우리말로 옮기고 나니 헷갈리네. 본문은 '잘못된'이 '이미지'가 아닌 '구축'을 수식하는 문맥인데…… 그리고 포드랑 MB랑 완벽히 1:1로 대응될 수는 없는 법이지. 위의 댓글에도 달았듯이 도덕적인 '뛰어난 품성'은 별로 기대할게 없겠지만, 뭔가 건질만한 '괜찮은 품성'은 있을지도 모르잖아?ㅍㅍ

  11. 쿤돌 2008/05/27 12: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글 감사합니다. 이명박정부의 도덕성은 대통령되기 이전은 접어두고 라도 대통령이 된후에도 이동관 대변인이 실수로 흘려서 코리언타임즈(?) 맞나 그 기자분이 했던 이야기, 쇠고기협상타결후 가장먼저 미국상인들 앞에서 웃으면서 환호를 했던 이야기나 여러 언론탄압을 하고 있는 정황들..
    그리고 협상의 실수를 제대로 반성하지 않는 모습들, 김구선생님을 테러리스트로 치부하는 뉴라이트 제단을 사회적인 인식을 기반으로하는 이명박 대통령에게서 뛰어난 품성을 기대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대운하 추친을 하는 모습을 보면 독선적인 모습도 상당히 보이고..

    • Periskop 홈지기 2008/05/27 14:38  댓글주소  수정/삭제

      요즘 조중동 기사를 보면 MB의 좌초와 함께 보수진영 전체에 대한 회의주의가 만연할까봐 조바심내는 기색이 역력합니다. 이런 감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꽤나 많을 터인데, 이들이 어떻게 궤도수정에 영향을 미칠지 두고봐야할 노릇이죠. 그리고 사상적 기반이 뉴라이트의 인식 자체를 바탕으로 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안 될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역사적 교훈은 무시하고 기업경영 시스템을 어설프게 적용하려는 모습을 반복하면 그야말로 끝장일 겁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12. 길 잃은 어린양 2008/05/27 13: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현재의 대통령 각하는 매우 급진적인데다 과격한 면을 보이고 있어서 포드가 걸었던 길을 걷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좀 비관적이긴 한데 저는 五胡十六國 시절 어떤 오랑캐 국가의 망나니 황제들의 연속적인 재위기간에 살고 있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 Periskop 홈지기 2008/05/27 14:44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 五胡十六國이라니 괜찮은 비유군요. 전임 대통령은 남방계 얼굴이더니 이번 대통령은 북방계 얼굴인 걸로 보아 확실히 五胡가 번갈아 발호하는 듯 합니다.^^

  13. 승병님의 오랜 팬 2008/05/27 21: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제나 좋은 글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

    주워들은 말이긴 합니다만 MB가 어처구니없는 일들을 너무 많이 저질러서 고위공무원들과(MB가 임명장 준 정무직은 제외하고요)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말이 많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제가 보기에 MB에게서 괜찮은 품성을 찾기는 힘들어보입니다. 자신의 잘못을 시정할 가능성도 없고요. 그 사람의 행동을 살펴보면 자신의 성공(?)에 대한 믿음이 너무 강합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딱 제가 이렇게 되리라 생각했던 대로 흘러가고 있습니다.(속도는 좀 더 빠르지만요) -_-;;;

    하야까지는 아니더라도 저는 지금처럼 가면 한나라당의원들한테도 외면받을 거라 봅니다. 그 상태까지 가면 4년 중임제로 개헌되지 않을까(그래서 MB의 임기가 1년이 단축되는) 생각해봅니다.

    • 그냥주부1단 2008/05/28 00:50  댓글주소  수정/삭제

      승병님의 오랜팬 >>> 이라는 닉넴을 보고 왜이리 러브러브하트연발이 생각나는지 한참 웃었습니다 ^^
      저도 점점 팬이 되어가고 있답니다 ~
      논리적 객관적...이런표현은 너무나 당연하고..좀더 말하자면 마치 아주 깨끗하고 믿을수 있는 음식을 먹는 상쾌한 기분이랄까...
      몇번이나 곱씹으며 읽고 또 읽고 있습니다 ^^
      요즘의 이명박씨를 보면 웬지 좀머씨 이야기에 나오는 좀머씨가 연상됩니다
      주변은 전혀 의식하지않고 혼자 목표가 어딘지 며느리도 모르게 마구마구 걸어만 다니시는 좀머씨 -_-;
      물론 책이 말하는 내용과 이명박씨는 하등 상관이 없지만요 ㅎㅎ
      아 중국서적은 명동 중국대사관쪽 중화서점들에서 취급하지 않나요? 물론 가게주인들은 대만사람들이지만 잡동사니 중국관련 소품부터 도서까지 돈되는건 무엇이든 취급하는거 같더라구요

    • Periskop 홈지기 2008/05/29 09:43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랜 팬/ 과문한 저에게 '팬'이라고까지 해주신다니 몸들 바를 모르겠습니다. 좀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말씀을 보니 오늘 중앙일보도 개헌론을 다시 언급해서 짐짓 놀란게 생각이 납니다.
      http://news.joins.com/article/3163227.html?ctg=1002

      저도 MB 정부에 대한 반작용으로 이런 논의가 다시 불이 지펴질 것이라고 막연히 예상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빨리 나올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 이번 대통령 임기와 18대 국회는 정말 어떻게 흘러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주부1단/ 좀머 씨까지…… 앞으로도 MB에 대한 연상과 비유가 어디까지 퍼져나갈지도 무한도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중국서적은 저도 몇 군데를 돌아다니기는 하는데, 발품 팔고 수수료 주기 귀찮아서 이것도 온라인으로 중국 직수입 처리해보려고 꼼수를 써봤던 것이죠. 여하튼 말씀 감사합니다.^^

  14. kkong 2008/05/27 21: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너무 잘 읽었습니다.
    이런 양질의 글을 올려주시는 것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15. 백색별 2008/05/27 23: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승병님 안녕하세요?
    제가 지난주에 차길진님 기사를 추천한 이유는 예전에 비해 좀 더 솔직한 모습.. 자신의 일생 자체를 연재하기 있기 때문입니다. 그외 2개 신문사에도 칼럼을 연재중인데, 볼만한 글이 많습니다. 읽어보세요.

  16. 하얀까마귀 2008/05/28 13: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글자 그대로 거울같은 사례로군요.
    아무튼 MB한테서 훌륭한 품성 찾기는 거의 가망이 없을 듯 하니 5년 내내 스릴 넘치는 쇼를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무척 기대가 됩니다. (상영중에 극장에 불만 나지 않는다면...)

    • Periskop 홈지기 2008/05/29 09:50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단순한 스릴만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에게는 이미 시시각각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으니…… 저도 직장에 들어오니 이걸 마냥 구경꾼으로 관전할 수 없어 영 조마조마합니다.

  17. 윤형진 2008/05/28 17: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래간만이군요.
    결혼 하셨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저도 작년에 결혼해서 용돈받고 사는 신세가 되어 버렸습니다만
    승병님..일단 소고기 수입 문제에 대해서는 승병님과 매우 대치되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이 게시물과는 별 상관 없고

    2MB씨..뭐 좋아 하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나름 기대도 컸는데 요즘 받는 인상은 저건 추진력이 아니라 그냥 밀어 붙이기구나..

    YS는 역사적으로 했어야 할 일 두가지를 수행해 냈죠. 하나회 숙청과 금융실명제라는...

    2MB는 글세요. CEO에게 혹은 보수에게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안정감과 함께 원할한 업무 수행이겠지만 현재까지 보여준 모습은 정치밥을 먹은지 몇년인데도 일단 정치가로서 감각도 제로고, 업무 추진은 그냥 밀어 붙여만 놨지 아무것도 된게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협상 결과를 보고 드는 생각은 과연 현대건설 CEO시절에 2MB는 자제 납품 업체 스스로의 양심과 그 업체의 납품 자제를 사용해서 건설한 다른 건물이 무너진 적이 없다고 해서 기준 미달의 불량 자제를 납품해도 되고, 혹시 그 자제를 사용한 건물이 무너져도 손배나 고소를 하지 않고 계속 그 자제를 납품 받으며 그 납품 업체를 신뢰하니 괜찮다는 협정을 주총에 당당하게 보고할 수 있었냐 하는 것이겠죠.

    무엇보다 왜 저런 매끄럽지 못한 국민 vs 2MB의 대결 국면으로 갔을까..
    2MB는 국민을 대한민국 주식회사의 말단 사원으로 생각하는데 실제로 국민은 주주이자 소비자라서 아닐까요.

    하여간 요즘 나오는 보도 내용을 보면 어렸을때 5공 시절로 돌아간거 같습니다.
    그때 유행했던 유머가 다시 나오고..

    죽어가던 한총련이 다시 회생할지 모르겠군요.
    님을 위한 행진곡이 다시 울려퍼지려나..

    • Periskop 홈지기 2008/05/29 09: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넷상이나마 정말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것 같군요. 공교롭게 저처럼 작년에 결혼하셨다니 뒤늦게나마 축하드립니다.^^

      저도 이번 청와대와 정부의 예상을 뛰어넘는(?) 모습에 대해 의아한 면들이 아직 많습니다. 제가 단편적으로 줏어듣는 뒷이야기도 상반된 내용들이 많아 정확한 그림이 그려지지는 않더군요. 조금 더 지나 내부자들의 이야기가 더 새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18. 게렉터 2008/05/28 20: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벌써 4, 5넌째 글을 읽고 있습니다만, 블로그에서 덧글 다는 것은 처음인 듯 합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우리나라 어디 보다도 재미난 글 써주시는 것들 정말 소중하게 읽고 있습니다. 이번 글도 공짜로 읽는게 죄송할 정도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Periskop 홈지기 2008/05/29 10:02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곽재식 님 글은 재밌게 읽고 있었는데 이렇게 먼저 댓글 달아주셨군요. 사실 저는 재밌게 글을 쓰는 재주가 없어서 고민인데 좋은 말씀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겸허히 더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19. deutsch 2008/05/29 00: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잘읽었습니다. 아이젠하워가 한국행을 발표한 것이 왜 도움이 되었는지를 쓰시는게 좋았을 뻔했습니다. 간략하게나마 이유를 달아주셨어야 이해가 편할 것입니다. 그가 한국전쟁 종전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취임 선서 전에 당선자 신분으로 한국을 방문했죠. 아마 미국 국민에게는 그게 공약 실천의 강력한 의지로 비춰진 것 같군요.

    포드가 얼마만한 품성을 갖췄는지는 모르겠으나, MB는 품성도 없으니 물러나는 것 외에는 방법없어보입니다.

    • Periskop 홈지기 2008/05/29 10: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말씀을 듣고 보니 그렇군요. 거기까지 미처 생각이 미치지 못했습니다. 바로 그 아이젠하워의 방문도 현대건설 초창기의 주요 에피소드로 사용되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 운현궁에 양변기를 달았다는 일화 등 — 더욱 그러한데 말입니다. 지적 감사합니다. 그리고 MB가 물러나야할 중차대한 사태까지 나올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최소한 정치제도가 좀 더 정비되고 적당한 후임이 대두될 때까지는 그럭저럭 버텨줬으면 좋겠습니다. 솔직히 저는 MB가 '대통령제의 취약점을 부각시켜 의원내각제의 길을 연 대통령'으로 역사에 자리매김되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보고는 합니다.^^

    • noblenight 2008/05/30 08:48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런 변화를 하기에도 부족한 점이 많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솔직히 한전으로 대표되는 독과점 사업에 대한 민영화에 대해서 무작정 칼질 하는걸 보면서 한숨만 나오고 있습니다. 선무당이 사람잡고 부지런하고 멍청한 상사가 조직 말아먹기 최고라는 말처럼 과연 얼마나 더 불도저로 밀고 다니다가 논두렁에 처박힐까 하는 생각만 듭니다.

  20. 나그네 2008/05/29 11: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낙관적으로 보시는군요.

    몇가지 본인이 생각하는 점들을 몇개의 에피소드로 상징해보겟읍니다.

    대한제국말, 어느 선교사의 말,
    대한민국 관리들은 국가에 대한 책임과 관심은 없고
    자신과 자신의 가문의 영달과 명예에 더욱더 관심이 크다.
    (결론은 한심하다 는것이겠지요)

    10여년전이지만 멕시코를 비록한 몇몇 국가들을 돌아다니면서
    그곳의 30대 양식있는 청년(?)들과의 대화가 생각납니다.

    독재자 한놈이 수조~수십조를 자신과 자신의 가족들의 영화를 위해서
    다 말아 먹었다. 미국에 국부를 모조리 넘겨주면서.....
    그리고 그 고통을 고스란히 우리들이 떠안고있다.
    재기의 흐망이 보이지않는다.
    치료는 너무도 더디고 힘들지만 말아먹는것은 한순간이다.

    • Periskop 홈지기 2008/06/02 13: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말씀하신 '독재자'는 카를로스 살리나스를 이야기하는 것인가요? 멕시코의 당면 문제에 대해 원초적인 부정부패를 떼어놓고 멕시코의 모두 NAFTA 탓으로 돌리는 것은 그리 온당치 않은 태도라고 보이는군요. 참고로 저는 한미 FTA에 대해 총괄적으로는 긍정적으로 봅니다. 다만 MB가 쇠고기 수입이나 FTA 문제 말고도 앞으로 얼마나 더 막장으로 치달을지, 좀 개과천선하는 모습을 보일지는 좀 더 지켜봐야할 일이겠지요.

  21. wk 2008/05/30 03: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미있는 글 잘 읽고 갑니다. 개인적으로 현 대통령을 비교적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계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Periskop 홈지기 2008/06/02 13:03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MB를 '긍정적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다만 일단 대통령이 되었으니 어떻게든 나라를 좀 '긍정적으로 이끌어' 가기를 바랄 따름입니다.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2. 曰佐 2008/05/30 07: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엉엉 장로님 ㅠㅠ

    장로님의 충성된 종으로서, 부디 나라를 위해서라도 장로님께서 지금 무너지시지 않으시길 바랄 뿐입니다. 이제 와서 물러나시거나 하면, 우리나라는 非國 꼴 나겠지요.

    다행스러운 일 하나는, 혼란을 틈타 YTN고지에 깃발을 꽂았다는 정돕니다만.

  23. 비밀방문자 2008/05/31 02: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24. 이다나 2008/06/03 21: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퍼갑니다~ 좋은 글 잘 봤습니다 !
    날카로운 분석에 그저 감탄 할 뿐.

  25. 김병훈 2008/06/05 09: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오랜만이군요. 여전히 잘 살구 계시네요. 반가워서 댓글 남김니다.

  26. Teufel 2008/06/07 17: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랫만에 왔는데 이렇게 좋은 글이...
    퍼갑니다. 잘 읽겠습니다.

  27. seagull 2008/06/15 13: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지금의 촛불시위에 나서는 사람들의 동기와 이해정도가 어찌됐건 결국 문제의 대부분이 MB의 리더쉽,정치력 부재에서 나온 것이라면 MB탓이므로, 매를 좀 맞긴 맞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딱히 그리 반대하고 싶은 생각도 없었습니다만...

    요즘은 어쨋거나 슬슬 '말려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의 상황이 오래 지속될 수록 결국 대한민국의 정력낭비가 너무 심해지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최악의 결과는 탄핵이겠죠. 물론 가능성이야 거의 없다고 봅니다만...
    암튼 이번 사태로 국민과 정부의 불신임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다시 한번 절실히 느끼게 되는군요. 과거 정권들도 분명 책임의식을 느껴야 할 겁니다...

  28. shrike 2009/02/10 08: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꽤 오래 지난글이긴 한데.. 촛불이 타오르던 당시와는 분위기가 다르니 이제 이것도 슬슬 점진적으로 생각해볼만한 시점이 아닐까 합니다.

    역시나 네이버랑은 트랙백이 제대로 안되네요. 그때 반론으로 달기위해 썼던 글입니다만 트랙백이 원활하지 않으니 주소 남겨놓겠습니다.

    http://blog.naver.com/beebeam/30042578116

  29. 최준용 2009/05/09 15: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정말 좋은 글입니다.. 뒤늦게 읽었지만, 이처럼 명쾌한 글을 본적이 없네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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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참평포럼 상임집행위원장 안희정 씨의 발언으로 시끌시끌한 가운데, sonnet 님기린아 님의 글을 보고 떠오르는 바 있어 적어 놓고자 한다.

필자는 노무현 대통령을 이해할 때 링컨을 종종 떠올리고는 한다. 링컨 이야기를 읽으며 대통령의 꿈을 꾸었다는 일화도 있고, 자신이 직접 링컨에 대한 책까지 썼으니 말이다. 그만한 애정이면 행동과 생각 구석구석 링컨에 대한 이미지가 박혀있고, 그것을 자신에 대한 다짐으로 종종 떠올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이다. 최근 노 대통령의 행보에서는 링컨의 유명한 다음과 같은 말이 떠올랐다:

"…… I did understand however, that my oath to preserve the constitution to the best of my ability, imposed upon me the duty of preserving, by every indispensable means, that government – that nation – of which that constitution was the organic law. Was it possible to lose the nation, and yet preserve the constitution? By general law life and limb must be protected; yet often a limb must be amputated to save a life; but a life is never wisely given to save a limb. I felt that measures, otherwise unconstitutional, might become lawful, by becoming indispensable to the preservation of the constitution, through the preservation of the nation. ……"

"…… 나라를 잃으면서 헌법을 수호하는 것이 가당합니까? 일반적인 법에 의한다면 목숨과 사지(四肢)는 모두 보호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종종 목숨을 살리기 위해 사지 하나를 절단해야만 합니다. 그러나 사지 하나를 살리기 위해 목숨을 포기하는 법은 없습니다. 나는 그 조치들이 국가를 수호하고, 따라서 헌법을 수호하는데 필수 불가결하므로 일면 헌법에 맞지 않더라도 합법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 1864년 4월 4일, 링컨이 하지스(Albert G. Hodges)에게 보낸 서신에서

당시 링컨은 미국내전(남북전쟁)을 치루면서 적절한 의회의 동의 없이 인신보호법의 무력화, 예산 낭비, 강제 징병 등을 초래한 것에 대해 비난여론에 시달리고 있었다 — 남부 지지자라는 이유로 18,000명의 시민을 불법 격리 구금시키기도 했다. 이 서신은 그러한 비난들에 대해 자신의 심경을 토로한 내용이다. 그는 여기서 대통령에게 부여된 권한을 매우 확대해석하여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노 대통령의 최근의 언동 속에서도 이런 링컨의 잔상이 느껴졌다면 필자가 매우 과민한 것일까? 자신의 발언이 현행 헌법과 법률의 테두리에서 위험한 곡예를 하고 있음을 잘 알면서도, 이것이 '자신이 생각하는' 개혁의 더 큰 가치로 인해 정당화될 수 있다고 믿는 듯 하다. 링컨에게 연방 수호를 위협하는 적이 남부 분리주의자들이었다면, 노 대통령에게는 '수구' 언론이나 한나라당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아직껏 (일반적으로) 칭송되고 있는 링컨처럼 대한민국사에 자리매김하려는 욕구가 숨어있는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링컨을 상기하며 국정을 운영한 또 다른 분이 계셨다:

F: …… you stated, quote, "It's quite obvious that there are certain inherently government activities, which, if undertaken by the sovereign in protection of the interests of the nation's security are lawful, but which if undertaken by private persons, are not." What, at root, did you have in mind there?

F: …… 이런 말씀을 하셨었죠, 읽어드리자면, "정권이 국가 안보의 이익 수호를 위해 하면 합법이고, 개인이 하면 불법인, 분명한 정부 고유의 활동들이 있는 것은 명백합니다." 근본적으로 무엇을 염두해두고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까?

N: Well, what I, at root I had in mind I think was perhaps much better stated by Lincoln during the War between the States. Lincoln said, and I think I can remember the quote almost exactly, he said, "Actions which otherwise would be unconstitutional, could become lawful if undertaken for the purpose of preserving the Constitution and the Nation."

Now that's the kind of action I'm referring to. Of course in Lincoln's case it was the survival of the Union in wartime, it's the defense of the nation and, who knows, perhaps the survival of the nation.

N: 음, 제가 본질적으로 염두해둔 것은 링컨이 남북전쟁 당시에 남긴 말이 훨씬 더 잘 설명할 것 같군요. 제가 거의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여깁니다만, 링컨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다르게라면 헌법에 맞지 않는 행동이라도 헌법과 국가 수호를 위한 목적으로 행해졌다면 합법화될 수 있다."

그것들은 제가 언급하고 있는 종류의 행동들입니다. 물론 링컨의 경우는 전시에 연방의 존립의 문제였지만, (제 경우에는) 국가 방위의 문제였고, 또 누가 알겠냐만 아마 국가의 생존을 좌우하는 문제였을 수도 있을 겁니다.

F: But there was no comparison was there, between the situation you faced and the situation Lincoln faced, for instance?

F: 하지만 각하가 직면한 상황과 링컨이 직면했던 상황을 비교했던 적은 없었는데요. 예를 들자면 뭡니까?

N: This nation was torn apart in an ideological way by the war in Vietnam, as much as the Civil War tore apart the nation when Lincoln was president. ……

N: 이 나라는 링컨이 대통령 재임 시절 국가를 갈라놓은 남북전쟁 만큼이나 베트남전으로 인해 이념적으로 갈라져 있었습니다. ……

— 1977년 5월 20일자 뉴욕 타임즈에 실린 닉슨 전 대통령(N)과 데이빗 프로스트(F)의 인터뷰

필자는 노 대통령이 나름의 신념과 능력도 있고, 국정을 잘 끌어가려는 선의와 노력도 강하다고 인정한다. 그러나 대통령제의 한계가 답답하다고 이런 식으로 무리한 승부수를 계속 걸면서 개혁의 추진력을 소진하고 일부 지지자들만 열광하게 만드는 일련의 처사에는 개탄할 수밖에 없다. 링컨의 그림자를 쫓으며 지역주의 타파와 언론개혁을 부르짖는 노 대통령의 마지막 발걸음이 과연 링컨과 닉슨 사이의 스펙트럼 가운데 어디쯤에 놓일지, 필자로서는 흥미로운 관찰 대상일 따름이다.

2007/06/21 14:41 2007/06/21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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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바보이반 2007/06/21 15: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월간조선에 조갑제 영감님께서 링컨의 저 고사를 인용하며 "국군이여 대한민국 헌법을 수호하기위해 (빨갱이 노무현일당을 때려잡는)행동에 나서라!"고 쓰신걸 보면 노짱과 갑제횽아에게 동시에 사랑받는 링컨 대통령은 대인배를 넘어 마성의 X이가 틀림없습니다.

  2. shrike 2007/06/22 03: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만약 컴퓨터가 국가라면.. os가 헌법이겠죠.

    만약 윈도우가 다운되어 정상종료가 불가능해졌다면 os를 무시하는 하드웨어적인 강제리셋도 불가피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급적이면 정상적으로 셧다운을 하는게 좋겠지만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어느정도 하드웨어적인 무리가 따르더라도 리셋을 하고 os를 갈아엎을수 있는것이라 생각됩니다.

    너무 단순한 생각일까요? ^^;

  3. 玄武 2007/06/22 03: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문제는, 그 컴퓨터가 개인컴이 아니라 공용컴이라는 거죠. 단지 한 사람의 판단으로 OS를 갈아엎겠다는건 권한남용일뿐이지요.

  4. 바보이반 2007/06/22 12: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shrike님의 논리라면 5.16 과 12.12도 주동자들의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상황에서의 OS를 무시한 강제종료및 OS 재설치가되죠.

  5. 켈베로스 2007/06/22 14: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노 대통령...... 아무래도 믿었던 사람들이 당을 깨부수고 나가겠다고 하니, 이대로는 자신이 실패 대통령으로 남지않을까?하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요즘, 좀 무리수를 많이 두네요.

  6. 번3 2007/06/23 21: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shrike님// (이번 일에 대한 평가와 상관없이) shrike님의 댓글 자체가 너무나 충격적입니다. 헌법의 강제 리셋이라...그것이 정치적이나 법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고 하시는 말씀이신지.

  7. Lawlite 2007/06/24 01: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헌법학에서 이야기하면, 불가피한 상황에서는 OS를 재설치해도 된다는 논리 덕분에(바이마르 헌법의 기본 틀이라고 할까요) 히틀러와 나치가 집권해서 그 난리를 칠 수 있었죠. 종전 후 서독 헌법에서는 이걸 교훈삼아 방어적 민주주의라든가, 최고 권력관계의 규율을 새로이 하는 등 여러 불가침적인 헌법 조항들을 만들었습니다. 현재 한국 헌법 역시 이와 거의 유사하고요. 헌법이란, 함부로 지웠다 다시 까는 게 아닙니다. 그냥 대한민국이 아닌 새로운 나라를 현재의 국체를 뒤엎어서 만들자고 하는 게 빠르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물론, 엄밀히 말해 헌법학적으로는 역대의 독재 헌법들 역시 헌법의 개정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합니다.)

  8. shrike 2007/06/26 04: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 그럼 os 를 정권.
    bios를 헌법에 비유하는게 좀더 걸맞을듯 싶군요. 한때 메인보드 롬바이오스가 플래쉬롬을 사용하며 이것을 sw적으로 통제할수 있도록 만들자 이것을 통째로 날려버리는 바이러스가 출현해 홍역을 격은일이 있었죠.

    그 뒤로 메인보드 cmos 셋업메뉴에 bios Protect 항목이 새로 생겨서 sw적인 라이팅 여부를 bios 차원에서 결정해 스스로를 보호시킬수 있는 기능이 생겨났죠. Lawlite 님의 말씀을 보니.. 여기에 비유하는게 더 걸맞겠다 싶어집니다. ^^

    (예전 롬바이오스 잡아먹는 바이러스 파동때.. 등장한 해결책은 메인보드상의 바이오스 플래쉬롬을 직접 뽑아내어 멀쩡한 다른 롬으로 바꾸는 것이었죠. 번거롭긴 하지만 시스템이나 메인보드를 새로 구입하는것보다는 훨씬 저렴했기에 이렇게 해결하곤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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