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밤 시간대에 즐겨보는 채널들이 몇 개 있다 — 으레 예상하듯 EBS, 디스커버리 채널,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 히스토리 채널 등이다. 다행스럽게도 홈지기의 마눌님은 드라마를 즐겨 보지 않는데다, 주저리주저리 과학 이야기를 늘어놓아도 꽤나 재미있게 들어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아, 물론 군사사는 예외다 — 내가 TV 붙잡고 거기 빠져 있으면 한 소리는 듣는다.) EBS의 다큐프라임도 그런 애청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다만 미리미리 방송일정을 챙길 정도로 꼼꼼하지는 않아 별 기대없이 채널을 돌리다가 홀딱 빠져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어제 맞닥뜨린 시리즈는 뜻하지 않은 우연에 잔잔한 놀라움을 자아내게 했다.

그것은 앙코르 인간탐구 대기획 5부작 『아이의 사생활(Discovering a child)』이다 — 첫 방송은 2월 말에 있었다는데 그 때는 몰랐었다. 여기서는 여러 심리학, 뇌과학 등의 연구결과를 통해 어린아이 시기의 두뇌와 인식의 발달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어제는 첫 회로 「남과 여」편에서 남성과 여성의 발달과정의 차이를 다뤘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며칠 전에 올린 '감정이입에 바탕한 정치 시스템에 대한 꿈'에서 언급된 내용들 — 남자의 체계화형 뇌와 여자의 공감형 뇌에 대한 배런-코언 교수의 연구 업적들 — 이 소개되고 있지 않은가.

방송 다큐멘터리가 대부분 그렇지만, 내용 자체만 따진다면 그렇게 깊이 파고드는 것은 아니다. 시중에 번역된 관련 연구자들의 책만으로도 훨씬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다큐멘터리의 진국이 쏙쏙 들어오는 비쥬얼에서 있다는 점에서 『아이의 사생활』은 꽤나 만족스러웠다. 내용은 얕더라도 실제 아이들을 대상으로 실험하는 영상을 보여줌으로써 그러려니 하고 어렴풋이 이해했던 바들을 극명하게 각인시켜줬다. 예를 들면, 앞서 남자가 체계화에 능하고 여자는 공감(감정이입)에 능하다고 했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갈까? 그렇다면 엄마와 어린애가 서로 놀다가 엄마가 장난감 망치에 손을 다친 것처럼 엉엉 우는 상황을 연출한다. 남자아이는 갑자기 엄마가 우니 이게 무슨 상황인가 어리둥절해 하고 (또는 무관심하고), 여자아이는 좀 있으면 엄마를 따라 같이 울게 된다. 책 한 권의 느낌이 표정으로 집약되는 듯한 장면이다:

남과 여

여자아이는 공감해서 울고 남자아이는 손 붙들고 사정해도 본체만체

당장 애를 키우지 않더라도 어른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밤 11시 10분 느즈막히 시작하니 미수다를 조금 늦게 보더라도 교양을 위해 조금씩 봐두시라. 2차대전사도 그랬듯 과학 역시 이런 다큐멘터리와 독서를 병행하면 훨씬 재밌게 지식을 쌓을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홈지기도 에피소드들 다 본 뒤에 추가해서 읽어볼 만한 참고서적 리스트를 올려놓을 예정이다.

그런데…… 첫 에피소드를 보고 지난 '감정이입에 바탕한 정치 시스템에 대한 꿈'을 떠올리다 주하 누님의 뉴스까지 보다보니 한창 말이 안 통해 답답해하는 이 '남'과 '여'가 떠올랐다:

주상 전하와 공주님

주상 전하와 공주님. 주상 전하는 감정이입이 잘 안되시나 보다

이 두 분이 맨날 밥은 잘 먹고 와서 다른 얘기를 하는걸 보면 뭔가 심각한 문제가 있어 보인다. 그게 단순히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딸려서일까, 아니면 두 분의 사고 및 인지처리 두뇌 구조가 극단적으로 다르게 발달해서일까? 공주님에게도 여성성이 있을진대(아닌가?) 이런 '남과 여'의 차이가 오늘날 정치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는 않을까? 두 사람의 비공개 회합에 대한 녹취록이 다 공개된다면 정말 재미있는 연구 거리가 될듯 싶다. 그러고 보면 한나라당은 안가로 향하시는 이 두 분에게 프로작(Prozac)이랑 리브륨(Librium)이라도 한 알씩 쥐어드렸어야 했는지도 모르겠다.

2008/05/13 12:45 2008/05/13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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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獨步 2008/05/13 13: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무래도 2mb는 왕회장 휘하의 '도구'로서 활동했을 때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했던 것 같습니다. 위에서 지시를 받아 아래에 '이거 해!'라고 하청하는 것만 잘하면 되는... 이러한 경우 소통같은 것은 필요없죠.

    조직학 교과서에서야 중간관리자의 역할에 의사소통도 들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특히 '윗분'의 권위에 필요이상의 의미가 부여되어 있는 대한민국사회에서 중간관리자의 소통능력은 별 의미가 없어 보입니다.

    약간 경력이 다르긴 하지만 저는 대통령 후보로 고건 전총리가 물망에 오를 때에도 강한 의구심이 있었습니다. 이 양반도 만만치 않은 도구형 인간이죠. 정치라는 것, 특히 상층부를 차지하는 정치인은 아무리 결론은 독단적으로 내린다 하더라도 일단 아래에서 무슨 소리들을 하는지 들어는 줄 수 있어야 하는 법이니까요.

    나라경제를 한 번 박살내놓고도 가끔 현안에 대해 헛소리를 하시는 YS의 유명한 '우리가 남이가'... 같은 것도 사실 부하들과의 소통방식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웃음). 아, 돌두환님의 두툼한 금일봉도 비슷한 범주에 들 듯.

    저는 2mb도 그렇고... 정몽준 의원 그리고 창조한국당의 문국현 대표에 이르기까지, 기업의 CEO들은 경력이야 화려하다만 - 대한민국 유권자들이 가장 먼저 혹하는 - 역시 정치지도자의 윗 자리에는 놓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기업과 국가의 운영방식은 분명히 다르고... 소통방식의 차이가 너무 큰 것 같습니다.

    그 놈이 그 놈일지라도 역시 정치는 프로정치꾼들에게 맡기는게 가장 나은 것 아니겠는지... 그게 차라리 실망이라도 나중에 덜 하는 방책일지도.

    • 길 잃은 어린양 2008/05/13 14:18  댓글주소  수정/삭제

      日海居士께선 요즘 신통력이 다하셨는지 속가제자들에게 주시는 봉투가 얇아졌다더군요.

    • dasleich 2008/05/13 17:27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린양님..
      전사모 회원들 한번 만나보시겠습니까?
      그분들은 각하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 같더군요..
      각하로부터의 금일봉은 전혀 없답니다.^^

    • 獨步 2008/05/13 18:23  댓글주소  수정/삭제

      전사모 회원들... 까지는 아니지만 당시 상황에서 사령관께서 나서지 않았더라면 대한민국은 북괴에 침탈당했을 것이라는 믿음을 숨기려 들지 않는 사람은 몇 명 만나본 듯 합니다.

      현재 대한민국 일상어의 수준에서는 매우 이상하게 쓰이고 있는 '카리스마'... 라는 단어. 사실 유명 정치인이라면 일반인들과는 그 수준을 달리하죠. 정치라는 것이 결국은 사람대하는 것인데 휘어잡는 매력없이 무슨 큰 일을 도모하겠습니까(웃음).

      전사모 회원들에게는 사령관님의 돈봉투가 아닌, 그 이면에 있는 그러한 두툼한 돈봉투를 스스럼없이 건넬 수 있었던 마음가짐 등등에 매력을 느낀 것 아니겠습니까 - 결국은 '코드'인 것입니다. 그런게 싫은 사람은 죽어도 싫은 것이고...

    • Periskop 홈지기 2008/05/14 09:59  댓글주소  수정/삭제

      CEO 분들의 문제는 정작 자신은 올바르게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다고 믿는다는 점이겠죠. 사람이 결국 외형적 실적만 좋으면 자신이 이것저것 다 잘한다고 믿게 되는 법인가 봅니다.

  2. 길 잃은 어린양 2008/05/13 14: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주님이야 원래 공주님이고 지금의 각하는 육두품 끄트머리 출신이니 계층의 차이로 의사소통이 어려운지도 모르겠습니다.

    • 獨步 2008/05/13 18:12  댓글주소  수정/삭제

      공주님의 경우 그야말로 어린 시절부터 국가원수이신 아버님 슬하에서 마치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대한민국 백성들을 다스리는 방법을 심득 - 체득의 단계를 넘어... - 하신 것 같습니다.

      2004년 탄핵사태의 역풍 속에서 공주님께서 나서지 않았다면 한나라당은 그 때 재기불능의 타격을 입었겠지요. 한나라당이 무서운 것은 충성도가 매우 높은 - 그것도 엄청난 수의!! - 고정표의 존재입니다. 탄핵사태 때 그 고정표조차 사분오열될 위기에 처했는데 공주님은 쐐기돌의 역할을 하고 계신거죠.

      그러한 눈에 띄는 공적조차 있는 상황에서 2mb에게 대선후보경선에서 밀리고 계파의원들이 공천탈락하는 푸대접을 당하면서도 한나라당을 떠나지 않는 것을 보면 손학규, 이인제 따위와는 정치감각의 수준이 다름을 느낍니다 - 저같은 시정잡배는 이해할 수 없는 정치철학의 단계일 수도...

      하지만 옛말에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고 했는데 가내상황을 보면 좀 휑한 구석이 많은 것 또한 사실이네요(웃음).

    • Periskop 홈지기 2008/05/14 10:03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런 면에서 MB와 노통이 같이 한 마을에서 밀짚모자쓰고 밭일하며 막걸리 들이키고 있으면 매우 자연스러워 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것도 편견일까요?^^

  3. 獨步 2008/05/13 18: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
    다행스럽게도 홈지기의 마눌님은 드라마를 즐겨 보지 않는데다, 주저리주저리 과학 이야기를 늘어놓아도 꽤나 재미있게 들어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아, 물론 군사사는 예외다 — 내가 TV 붙잡고 거기 빠져 있으면 한 소리는 듣는다.)
    ==================

    다시 한 번 느끼는 일이지만 진정한 고수 곁에는 고수의 세계를 이해하는 이들이 자연스러이 모이는 법... 카리스마라는 것을 멀리에서 예를 찾을 필요도 없는 것 같습니다(웃음).

    물론 저는 고수의 세계를 이해하는 이는 아닙니다. 그저 저같은 시정잡배가 노는 물과는 '넘사벽'인 다른 세계가 존재함을 느끼고 있을 뿐입니다.

    • Periskop 홈지기 2008/05/14 10:05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가 고수인지는 모르겠는데, 저희 마눌님은 고수입니다. 마눌님 만세!

    • dasleich 2008/05/16 09:28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런 쯧쯧..
      천하의 채승병님 마저..
      사모님께 꽉 잡혀 사시다니..
      한국 밀리터리 연구계의 앞날에 암운이 드리워지는 느낌입니다....

  4. 일화 2008/05/13 20: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어릴때부터 차이가 나는 군요.
    그리고 이명박을 지지하는 사람으로서 한 마디하자면 '정치에 서툰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일줄은 몰랐다'정도일까요...

    • Periskop 홈지기 2008/05/14 10:12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 에피소드에서 이야기하는 바도 남녀의 지능은 같지만, 발달하는 경로가 다르다는 겁니다. 저도 어릴 때도 저런 차이가 있는지 새삼스레 알고 있습니다.^^

  5. noblenight 2008/05/13 21: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채승병님의 글들은 정말 뭔가 깨달음을 준다고 해야 할까요?
    이번글도 잘읽어봤습니다. 위에기사중 리브롬과 프로작이란 구절이 참 와닿는군요 박근혜에 대한 인과지도를 구성해 보고 싶은 충동이 들기도 했습니다만
    아직까지는 무리라고 걱정과 염려를 해주신 교수님 때문에 아직은 참고 있습니다. 걔다가 실존인물이니 잘못하면 큰일나지 않겠습니까? ㅎㅎ
    그나저나 다스리이히님이 17일날 강남역 어디에서 보자고 하실건지 궁금하군요
    일단 메일을 보냈습니다만 궁금합니다.

    • Periskop 홈지기 2008/05/14 10:13  댓글주소  수정/삭제

      윽, 인과지도. 이것도 병입니다. 그리고 공주님은 심층인터뷰를 해보기 전에는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잘 모르겠네요. 아마도 지금 상태에서 마인드맵을 그리면 편견 투성이일듯.

  6. Orca 2008/05/14 01: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정이입과는 약간 다르지만 타인의 관점에서 사물을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은
    남녀 공히 4세 정도에 생긴다고 합니다.

    우리들이 나이를 먹으면서 그 능력을 점점 잃어버리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군요...^^;;

    4세 정도에 이런 능력이 생긴다는 것을 보여주는 아동실험은 EBS에서도 한번
    한 것 같습니다. 인형극을 이용한 실험인데...이 실험 설계는 우리나라의
    심리학자가 해서 세계적으로 히트를 쳤다는 소문도 들립니다.

    • Periskop 홈지기 2008/05/14 10: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바로 그 내용이 이 시리즈에 있던 겁니다.^^ 그 전에 방송했던걸 이미 보셨던 모양이군요, 대단하십니다. 그 실험 설계도 서울대 곽금주 교수가 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7. Crete 2008/05/14 09: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두 분에게 프로작(Prozac)이랑 리브륨(Librium)이라도 한 알씩 쥐어드렸어야 했는지도 모르겠다."

    실험실에서 이 부분을 보고 뒤로 자빠질 뻔 했습니다...^^ 이런 고급스러운 풍자는 여기 패리스코프가 아니면 볼 수 없겠죠....

    그런데 주변에 ADD나 ADHD 인 분이 계신가요? 그런 약을 다 아시고...^^

    • Periskop 홈지기 2008/05/14 10:34  댓글주소  수정/삭제

      예전에 neuropsychology 수업을 들었는데, 그 때 갖가지 약물에 대해 들었던 것들이 언뜻 생각났습니다. 그 과목을 수강할 때는 참 재미가 없었는데 시간이 흐르니까 두고두고 쓸만한 지식들이 많이 있었더군요. 사회에 나와보니 이렇게 정작 공부할 때는 그 필요성을 못 느끼고 지나갔다가 뒤늦게 후회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 dasleich 2008/05/15 14:08  댓글주소  수정/삭제

      전지전능하십니다. 홈지기님은요.. 뭐 그정도는 상식으로 당연히 아시죠..ㅋㅋ^^

  8. 카나리아 2008/05/29 16: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근데 좀 애매해요.

    따라서 여자의 경우 화려한 인형에 더 마음이 끌리고 남자의 경우 움직이는 자동차나 기차를 선호하는 것이다.

    라는데 그러면 구체관절인형이나 프라모델은 어찌되는거죠? 인형임에도 관절을 움직일수 있으며, 만들고 나면 고정되는 프라모델은 조금의 차이는 있을 지언정 양쪽 다 속하는 건데..

    그리고 실험 대상이 성인이라서 어릴때 부터 사회적으로 '사회가 원하는' 여성과 남성이 되었을것이라는 점도 생각해 볼법 하네요. 예를 들자면 동성애도 과거에는 정신질환으로 분류되었다가 지금은 아니듯이요.

[로그인][오픈아이디란?]

지난 연휴 동안 광우병 논란을 관전하던 입장에서 쓴 글 두 개에 기대 이상의 반응이 쏟아졌다. 웹호스팅을 꾸준히 이용해왔지만 그간 상상도 해보지 않은 트래픽 초과로 서비스 정지까지 당해봤으니 말이다. 200개에 육박하는 댓글이 오고가는 열기도 참 오랜만에 겪어보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아무튼 부족한 글에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본문보다도 빛나는 댓글로 고견 제시해주신 분들께 다시금 감사의 말씀 올린다.

미국산 수입 쇠고기와 광우병 논란은 아직도 진행형이지만, 개인적으로 다른 업무도 많기 때문에 충분히 글을 올리지 못함은 이해 바란다. 이에 대해서는 주중에 흘러가는 상황을 봐서 주말에 한 번쯤 더 정리하는 셈치고 언급해보기를 기약하자. 그리고 이것 말고도 훨씬 재밌는 주제로 글을 쓸 거리가 많지 않은가. 한 문제에만 얽매여 있기에는 시간이 아깝기도 하다.

Steven Pinker

 

Richard Dawkins

지존의 떡밥 고수들

Simon Baron-Cohen

 

그런데 이번 일로 여러 가지 생각(과 몽상)을 하다보니 문득 예전에 읽었던 글이 하나 생각났다. 『What is your dangerous idea? (위험한 생각들)』이라는 책을 아시는가? 이 책은 유명한 사이트인 'Edge'에서 2006년도 특집으로 110여 명의 세계 유수의 석학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돌려 얻어낸 회신들을 엮어 낸 것이다:

과학사를 돌아보면, 당대에는 사회적, 윤리적, 정서적으로 볼 때 위험하다고 간주되던 발견들이 수두룩하다. 코페르니쿠스와 다윈 혁명은 가장 확실한 예이다. 당신에게 사회적, 윤리적, 정서적으로 위험한 생각은 무엇인가? 과학적으로 틀렸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과학적으로 올바르기 때문에 위험한 생각은 어떤 것이 있는가?

참고로 스티븐 핑커(Steven Pinker)가 이 질문을 발제했고,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가 책 말미 해설을 썼으니 과학책 조금 읽는다는 사람들은 관심이 안 갈 수 없는 책이다. 이 책에 나온 각 석학들의 회신 대부분이 재밌지만, 그 가운데 자폐증 연구로 유명한 사이먼 배런-코언(Simon Baron-Cohen)의 회신이 특히 떠올랐다:

감정이입1에 바탕한 정치 시스템(A political system based on empathy)

[원문: The World Question Center 2006 (Edge)]

법적 규칙(체계화)이 아니라 감정이입에 바탕한 정치 시스템을 상상해보라. 이런 시스템이 세계를 더 안전한 곳으로 만들어줄까?

영국의 Parliment, 미국의 Congress, 이스라엘의 Knesset(כנסת‎), 프랑스의 Assemblée nationale, 이탈리아의 Senato della Repubblica, 스페인의 Congresso de los Diputados, — 이런 각국 의회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현존하는 정치 시스템들은 두 가지 원칙에 바탕하고 있다: 투쟁을 통해 권력을 획득하고, 투쟁을 통해 법을 제정/개정하는 것이다.

투쟁은 때로는 물리적(상대를 군사적으로 굴복)으로, 때로는 경제적(상대편을 고사시키기 위해 무역 봉쇄)으로, 때로는 선동에 바탕(상대의 명성을 깎아 내리기 위한 미디어 캠페인 전개)하여, 때로는 투표 관련 활동(로비, 연대, 핵심 직위의 표싸움)을 통해 표출된다. 그러나 결국 목적은 적대자를 '무찌르는' 것이다.

일단 정권을 잡으면 즉시 하는 일은 법과 규칙을 제정/개정하는 것이다. 이는 입헌 규칙, 판례, 법정 판결, 법령 또는 기타 법률이나 시행령 등이 될 수도 있다. 정치가들은 승리를 위해 규칙에 바탕을 둔 제안(그들에게 가장 유리한)을 관철시키려 투쟁하고, 상대편의 경쟁 제안을 꺾기 위해 투쟁한다.

이런 식의 정치 활동은 "체계화(systemizing)"에 바탕하고 있다. 먼저 여러분은 승리를 위해 가장 효과적인 투쟁 형태(이것 자체가 하나의 체계이다)를 분석한다. 우리가 X라는 행동을 하면, 결과 Y를 얻는다고 하자. 그러면 법조문(또 다른 체계)을 바꾼다. 이제 우리가 법안 A를 통과시키면, 결과 B를 얻게 된다… 이런 식이다.

나는 동료들과 함께 남자와 여자가 생각하는 방식의 본질적인 차이를 연구했다. 연구 결과는 (평균적으로) 남자는 체계화에 능하고, 여자는 감정이입에 능하다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정치 시스템이 남자에 의해 만들어졌기 떄문에, 우리가 체계화의 원칙 위에 세워진 의회를 갖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바로 여기에 위험하면서도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다. 만약 의회가 감정이입의 원칙에 바탕하고 있으면 어떻게 될까? 이것은 위험하다, 왜냐하면 이는 정치가들을 선택하는 방식, 의회가 통치하는 방식, 정치가들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에 혁명적인 변화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런 대안적 정치 과정에 기회를 줘본 일이 없다. 이게 과연 현재의 방식보다 더 낫고 안전할 것인가? 감정이입이란 (자신만의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염두하고, (그냥 무시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생각과 감정에 민감해짐에 대한 것이다. 이는 승리하고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상대와 투쟁하고", "상대를 무찌른다"는 생각과 명백히 병존할 수 없는 것이다.

현재 우리는 '리더십' 자질에 근거해 정당(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국가) 지도자를 선출하고 있다. 그가 단호하게 결정을 내릴 수 있는가? 어떤 결정으로 인해 다른 사람을 희생시키더라도 정당이나 국가에 최선인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가? 이익 추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내각을 가차없이 개편하고 사람을 내칠 수 있는가? 이런 것들은 강력한 체계자(systemizer)2의 자질이다.

지금 정치가가 남자인지 여자인지에 대해 논의하는게 아님을 다시금 주의하자. 우리는 정치가가 (성별이 무엇이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느냐에 대해 논하는 것이다.

우리는 대립을 해결할 수 없는, 체계자적인 정치가들의 예를 끝도 없이 댈 수 있다. 반면 감정이입적인 정치가로는 만델라드클레르크의 예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테러리스트로 규정된 상대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이해하고 공감하려 한 자리에 앉았다. 이렇게 함으로써 다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하고 그들의 감정을 동일시하는 감정이입의 행위가 일어난 것이다.

감정이입에 바탕한 정치 시스템이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을 띨 것인지를 알려면 앞으로도 많은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존재할 여지가 없는 자질이라도 상상해볼 수는 있다.

노련한 연설가이기는 하지만, 연단에 서서 청중을 제압하고 자기 주장을 설파하기 위해 허공을 강하게 가리키며 — 심지어 청중의 가슴이나 면상을 찌를듯 위협하는 몸짓을 구사하며 — 독백이나 전달하는 정치가는 사라질 것이다. 또한 너무 원리원칙에 얽매여 굽힐 줄도, 타협할 줄도 모르는 정치가도 사라질 것이다.

대신에 우리는 전혀 다른 자질에 바탕한 정치가들을 선출할 것이다: 그들은 남의 말을 잘 귀담아 듣고, 내가 올바른 행동 방향을 안다고 가정하는 대신에 다른 이들에게 길을 물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다른 이와 다른 관점에 세심하게 응대하며, 대화를 통해 뭔가 새롭게 도출될 결론에 유연한 정치가를 갖게 될 것이다. 통제와 지배를 추구하는 것 대신에, 우리의 정치가들은 지원하고(support), 행동을 북돋우며(enable), 잘 보살피도록(care) 노력할 것이다.

사실 몽상같은 소리이기도 하다. 특히나 배런-코언의 책 — 국내에는 『The Essential Difference (그 남자의 뇌, 그 여자의 뇌)』와 『Mindblindness (마음맹)』이 번역되어 있다 — 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더 맥락을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그럼에도 이 글이 갑자기 마음을 잡아끄는 것은 우리 사회 리더들의 지나친 체계자(systemizer)적인 모습에 질려서가 아닐까?

이명박과 노무현

이 분들의 행동은 얼마나 감정이입에 바탕한 정치와 가까울까?

위의 본문에 필자가 붉은 색으로 강조한 구절들을 다시 보다 보니, 최근 우리의 대통령들이 자꾸 오버랩되어 피식 웃음이 나올 따름이다. 감정이입에 바탕한 정치적 마인드가 있었다면 이번 쇠고기 수입문제가 이렇게 심각하게 발전되었을까? 이해가 첨예하게 부딪히는 사회현안들에 대해서 'support, enable, care'를 실천하는 정치가를 뽑을 수는 없는 것일까? 정말로 그런 새로운 '감정이입에 바탕한 정치 시스템'이 실현될 수는 없는 것일까? 이게 전혀 비현실적이라 위험할 것도 없다고 생각되시는 분들이라면, 최근의 기업 리더십 경향을 한 번 살펴보시기 바란다. 최근의 리더십은 권위적인 authorative leadership에서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창의성을 북돋워주는 emergent leadership3으로 옮겨가고 있는 추세이니 말이다. 아마 정치 시스템도 언젠가는 그 영향을 받을 것이다. 특히나 구시대적 대통령들의 리더십에 국민들이 지칠수록 그런 시기가 앞당겨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기에 배런-코언의 아이디어가 정말 위험하게(?) 느껴진다.

Notes.
  1. 영어를 병기해놨다시피 이는 'empathy'를 번역한 것이다. 그런데 empathy는 뉘앙스가 묘해서 '공감'이라고 표현하는게 적당할 때도 있고 '감정이입'이라고 표현하는게 적당할 때도 있다. 편의상 대부분 '감정이입'이라고 써놨으나 이를 적당히 고려하여 받아들이시기 바란다.
  2. 자꾸 체계화시켜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사실 '체계자'는 영 어정쩡한 번역인데 다른 좋은 말이 생각이 나지 않는다. 적당한 번역 아이디어가 있으신 분은 제보바란다.
  3. 일부에서는 '자연발생적'의 뜻으로 'emergent'를 논하는 맥락도 있다. 그러나 여기서의 emergent leadership은 복잡성과학에서 이야기하는 창발성(emergence)을 북돋운다는 의미의 '창발적' 리더십을 일컫는다.
2008/05/08 20:00 2008/05/0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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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일화 2008/05/08 20: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첫 댓글을 쓰는 영광을?! 잘 읽었습니다. 최근 기업에서 리더십의 변화는 아직 피부로 느껴지지는 않지만 책으로는 많이 접하고 있고, 지식노동자의 증가로 인한 필연적인 현상이라는 피터 드러커의 글도 있고 하니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올지도 모르겠군요.

    • Periskop 홈지기 2008/05/11 15:34  댓글주소  수정/삭제

      국내에서 아직 그런 변화가 피부로 느껴지지는 않습니다만, 흔히 혁신기업이라는 일부 기업들에서는 긍정적 징후가 보이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직접 참여하고 있지는 않지만 옆 연구팀에서는 이런 변화를 감지하고 좀 더 구체화된 형태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려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구가 잘 이뤄지면 하반기에는 이와 관련되어 재미있는 이야기를 좀 더 많이 풀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 noblenight 2008/05/09 02: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채승병님의 이번글 잘 읽어 봤습니다. 제가 지금 집중해서 공부하고 있는 분야의 글을 자꾸 올려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예전에 제가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새만금 사업에 대해서 발표했던게 생각납니다. 김동환교수님 수업에서 잠깐 영화 로스트 라이온즈 즉 양이 모는 사자들 이라는 영화를 비유하며 새만금 사업에서의 문제점을 집었는데 그때도 의외로 많은 학우들이 적극적인 반응을 보여 의외라 생각햇는데 이와 비슷한 논리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우리 국민들의 민주주의 의식은 정말 일취월장 수준입니다. 물론 지금의 사태에 대해서도 지나친 공포전략을 문제가 있지만 본질을 의식하지 못하는 xxx당 과 현 정부의 배후세력 의심설과 같은 모습이나 지나친 공권력의 개입은 한숨만 나오게 합니다.
    이왕 이 애기가 나오는 김에 이홈피를 방문해 주시는 많은분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가 궁금하군요 전 공포전략에 대해서 최고의 적합한 대응은 포용과 수용이라고 생각하며 최악의 대응은 현 정부의 정책방향인 통제와 억압이라고 생각하는데 다른 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현재 그와 관련한 연구를 심각히 고민중이라 그렇습니다.

    • Periskop 홈지기 2008/05/11 16:05  댓글주소  수정/삭제

      opinion dynamics의 입장에서 이야기하면, 이것도 일반화에는 조금 조심해야할 것 같습니다. 문제를 규정짓고 달성하려는 목적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미묘한 차이가 있기는 합니다만, 여러 연구를 봐도 '통제와 억압'이 효과적인 상황도 제법 많이 있습니다. (여기서의 통제는 비민주적이고 폭압적인 형태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때문에 아직도 '강력한 리더십'에 대한 필요가 남아있습니다.

      문제는 고도로 복잡해지는 사회에서는 통제의 효과를 제어하기가 매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입니다. 예기치 않은 역효과도 종종 발생하고 말입니다. 이 때문에 좀 더 유연한 개입여지를 발휘할 수 있는 '포용과 수용'이 부각되는 것이지요. 정책학에서 흔히 이야기되는 정책오차의 수정과, 정책으로 야기되는 사회 구성원들의 집단학습(collective learning)의 관점에서도 적절한 '포용과 수용'은 중요한 기능이 있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뭔가 이들의 적절한 믹스가 효과적이지 않을까 고민하며 특정 정책현안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noblenight 님은 어떤 주제를 잡으실지 모르겠으나, 이런 다면적인 부분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의미 있는 연구가 될 것입니다.

    • noblenight 2008/05/12 19: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단한번에 주의해야할 부분을 집어 주시니 감사합니다. 교수님 께서도 그부분을 지적해 주시더군요, 저는 우리나라 에서 92년 문민정부 이후로 국책사업 사례등을 통해서 이를 분석해 보고자 하는 생각중입니다. 분석방법은 시스템 사고를 통한 분석과정을 거쳐 논란이 되었던 본질적인 이유를 파악하여 채승병님이 지적하신바 있는 우리나라 정책을 바라보는 현황의 문제점에 대해서 지적과 해결책을 제안해 보고자 하는 생각입니다.

  3. 양성민 2008/05/09 08: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질문입니다. оадн ОМ(Separate Special-Power Artillery Battalion), габр БМ(Super-heavy Howitzer Brigade), габр(Howitzer Brigade), тгабр(Heavy Howitzer Brigade), пабр(Gun Artillery Brigade), лабр(Light Artillery Brigade), кап(Corps Artillery Regiment)의 차이가 궁금합니다.

  4. 길 잃은 어린양 2008/05/09 17: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호. 그러고 보니 최근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에 대한 각하의 반응은 정말 자폐적인 면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는 현실정치가 체계자적 자질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지만 정치인들 스스로가 체계화에 바탕을 둔 정치의 소모적(???)인 문제점을 심각하게 인식한다면 감정이입적인 정치가 앞당겨 질 지도 모르겠습니다. 테러를 즐기던 김구선생도 파워게임에서 밀리니 대화의 필요성을 절감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리고 코엔의 마음맹은 번역판이 나오고 조금 있다가 한번 읽어 봤는데 아주 재미있는 에세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읽은지 2년 정도 돼서 주요 개념은 모두 잊어 버렸습니다만.;;;;;; 언제 다시 한번 읽어 봐야 겠군요.

    • 獨步 2008/05/09 19: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백범 김구선생에게 OSS가 붙인 암호명이 'Black Tiger'였다고 하죠.

      얼핏보면 무지 멋있게 보이지만 분류상 'The Most Dangerous Terrorist Group Leader', 즉 지금의 오사마 빈 라덴과 거의 동격이었다는 사실.

      국회의원들의 동일체(?) 의식에 대한 농담중에 존경하는 인물은 모조리 백범 김구라는 말도 있는데 - 감명깊은 책은 '백범일지'로 통일 - 용미와 친미를 넘어 숭미에 다다른 국회의원들에겐 과연 어떤 의미로 다가갈 수 있을지 좀 궁금하군요(웃음).

    • 길 잃은 어린양 2008/05/10 09:05  댓글주소  수정/삭제

      獨步님 // 아마 김구선생을 존경하는 국회의원들은 반대파에 대해 무자비했던 상해시절의 김구선생을 존경하는 것 같은데요.

    • Periskop 홈지기 2008/05/11 16:09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호, 주변에서 마음맹을 읽어봤다는 사람을 거의 못 봤는데 역시 대인이십니다. 최근에 리더십과 뇌과학 책을 이것저것 읽다보니 MB 전하의 독특함을 설명해줄만한 프레임들이 여럿 있던데, 자폐증도 여기에 하나 추가해놔야 겠습니다. 차곡차곡 쌓아놨다가 올해 말쯤에 터뜨리면 재밌을거란 생각입니다.

  5. Crete 2008/05/10 02: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글 내용에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생각할 꺼리를 주네요. 그나저나 오른편의 접속자 통계를 나타내는 그래프는 어느덧 서서히 감소추세네요. 세월이 지나 예전의 하루당 200 여명 수준으로 돌아올 때가 오겠죠? 아마 그때쯤이면 사람들이 이렇게 난리를 치던 이번 이슈가 실제적으로 해결된 바가 하나도 없어도 뇌리에서 잊혀져 가겠죠. 우리사회가 이번 광풍속에서 서로를 미워하며 갈등의 폭만 넓히고 말기 보다는 하나라도 뭔가 교훈을 얻으면 좋을텐데.

    • Periskop 홈지기 2008/05/11 16: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끓은 냄비야 식게 마련이죠.^^ 그래도 제가 참여하고 있는 연구 프로젝트에서는 이번 건과 같은 사회 이슈들이 남기는 구성원들의 집단학습(collective learning) 효과를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런 일련의 사건이 여론과 제도에 어떤 형태로 각인되고 향후의 정책이슈에 대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고민입니다. 문제는 어렴풋한 감은 있는데 이걸 어떻게 계량적으로 끌어내어 설득력 있는 모델로 만들어낼지 막히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 의문이 좀 해결된다면 우리 사회의 발전경로를 조금 더 분명히 드러낼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있습니다.

  6. Orca 2008/05/10 03: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계시죠? 이번 글과는 상관없지만 재미있는 기사라 소개드립니다...

    http://www.financialweek.com/apps/pbcs.dll/article?AID=/20080508/REG/116795595/1036

    저번에 홈지기 님이 말씀하신 것 처럼 다양한 분야의 학문이 서로 융합하고
    소통해야 더 나은 모델이 나오겠죠...^^;;

    • Periskop 홈지기 2008/05/11 16:29  댓글주소  수정/삭제

      재미있는 기사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FRM 시험에 응시해 합격한 경험이 있는지라 risk management에는 꾸준히 관심이 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정보 많이 제공해주시기 바랍니다.^^

  7. noblenight 2008/05/11 06: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제야 채승병님의 홈피가 방문자들이 원래 단골손님분들로 서서히 채워지는거 같습니다. 다행인거 같군요 17일날 보게될날이 기대가 됩니다. 요새는 17일날만 기달리면서 하루하루 스트레스를 참아내고 있습니다 ㅎㅎ
    그나저나 오늘 광주 내려가봐야 하는데 밤새서 이거..;; 모르겠습니다.
    아버지 환갑이지만 이거 내려가기 귀찮습니다.....;;

    • Periskop 홈지기 2008/05/11 16:30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래도 저는 단골손님이 좀 늘어서 좋은 이야기가 많이 오고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몇 명이나 늘었는지는 차차 확인해봐야죠.^^

  8. 네라이젤 2008/05/11 23: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7일 오프가 이제 5일 남았군요, 그날에 맞춰서 귀국할 수 있을지 아직 결정이 안나서 저도 하루하루,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17일날 뵐 수 있기를 빌겠습니다.^^

  9. 별마 2008/05/18 00: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흥미로운 주제입니다. 감정이입(empathy)이라면 저도 애매한 해석을 해야할 때가 많아 (영어가 무척 짧음에도 불구하고)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체계성과 감정이입을 굳이 남여의 성격으로 분류한 건 아주 위험한(?) 발언이라고 생각되지만 이 글 다음의 홈지기님의 글과 묘하게 연관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사회적 합의에 관련된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죠. 감정이입을 사회적 합의를 위한 열린 자세(여기서는 감정이입보다는 역지사지 정도가 어울리지 않을까요?)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홈지기께서 지적하신 한국의 과거 권위주의정부가 보여왔던 체계성의 대안으로 많이 제시되고 있지요.
    하지만 최근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심각한 사회갈등을 보면 과연 감정이입이 대안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듭니다. 현대사회가 분명한 이익사회이고 서로 상충되는 이익이 많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과연 감정이입이 얼마만큼 효용이 있을까요? 저는 인간의 성선설을 믿고 싶지만 인간은 자기 이익에 좀 더 충실한 면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과연 정치적 지도자가 감정이입(역지사지)을 실천한다고 할지라도 이익을 우선시하는 국민들에게 있어서 과연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그렇다고 역지사지를 버리면 홈지기께서 지적한 사회적 합의를 둘러싼 소음은 끊이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걸 감안한다면 또다시 과제가 발생되네요. 감정이입과 체계성의 균형은 어떻게 잡아야하는가?
    언젠가 미국정치학 수업에서 배운 미국의 양원제가 홈지기께서 지적한 감정이입과 체계성을 묘하게 충족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럽의 책임정당이 아닌 느슨한 의원들의 연합이라고 불리는 미국의 양원제 하 의원들은 각자 상충되는 지역 이익을 대변하면서 서로 대화와 타협을 이끈다는 논리. 그리고 밀어붙이기가 불가능하게 설정된 입법체계. 어떻게 보면 친미인사들의 미국 찬양과 같이 들리지만 참여정부때부터 이어지는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는 오늘날의 상황에서 이러한 양원제에서 비롯된 사회적 신뢰가 갖고 있는 체계성과 감정이입의 전통이 한없이 부러워지는군요(그게 현실인지 아닌지는 제쳐두더라도 말입니다).

  10. 漁夫 2008/05/26 23: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트랙백 감사합니다. 이거 읽어 놓고 나중에 책이 번역되어 나왔다는 건 까맣게 잊고 있었군요 ㅠ.ㅠ

    • Periskop 홈지기 2008/05/27 15:16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가 이웃 순례하다가 제 글이 생각나서 그냥 트랙백 걸었는데 역으로도 걸어주셨군요,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선보여주시길 바라겠습니다.^^

    • 일화 2008/05/31 02: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덕분에 저도 검사해보았는데 만만치 않군요... 요새는 그나마 사회화가 된 것이고, 학창시절을 생각하면 확실히 아스퍼거 증후군에 해당하는 듯 합니다.

  11. 비밀방문자 2008/07/21 21: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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