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6일] 현재 Periskop가 이용 중인 호스팅 서비스에 이것저것 문제가 많은 것 같습니다. 트래픽이 많지 않은데도 못내 불안한 점들이 발견되어, 서비스 업체를 옮기려 합니다. 지난 주말부터 틈틈이 새롭게 이사할 곳을 준비해놓고 있었으며, 조만간 작업이 모두 완료될 것 같습니다. 내일 밤쯤 최종적으로 DB 이전하고 DNS 변경하는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니, 앞으로 대략 3~4일 정도 접속이 어려울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혹시 접속이 안 된다고 Periskop 다시 문 닫은 것으로 오해하지는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이전 작업이 완료되는대로 공지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S. [8월 31일 업데이트]
서버 및 도메인 관리업체 이전작업이 완료된 뒤에 글 올리기를 재개하려고 했는데, 이전작업이 9월 1~2일 정도에나 가능하다고 하는군요. 완료되는 대로 미뤄둔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P.S. [9월 2일 업데이트]
새로운 호스팅 업체로의 이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2008/08/26 14:25 2008/08/26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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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을 끼고 간단한 여름휴가를 즐기고 오느라 글이 뜸했었다. 비싼 항공료 때문에 바다 건너 이국땅에 다녀오지는 못했지만, 소소히 놀러다니며 집안 일하는 재미도 쏠쏠했던 시간이었다. 원래는 그 동안 미뤄뒀던 책들도 잔뜩 읽어 제껴야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었으나, 일상의 게으름에 취해 기대 만큼은 진도를 나가지 못했다. 그래도 글감으로 쓸만한 거리는 제법 발견한 것 같아 다행이다. 당분간은 이런 독서거리들을 엮고 엮어 글을 적어볼 생각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보다 자세한 소개는 다른 글에서 하겠지만, 이번에 재밌게 읽은 책 가운데 하나가 데이빗 슬론 윌슨(David S. Wilson)의 『Evolution for Everyone: How Darwin's theory can change the way we think about our lives (만인을 위한 진화론: 다윈의 이론은 우리가 세상에 대해 생각하는 법을 어떻게 바꿔놓았는가)』이다. 윌슨은 다층선택이론으로 유명한 생물학자이고, 우리나라에는 그의 저작 가운데 『Darwin's Cathedral』이 번역 — 우리말 제목은 『종교는 진화한다』 — 되어 있다. 홈지기는 직업상(?) 사회조직, 경제시스템 수준의 진화를 어떻게 이해하고 설명할 것인지를 한창 고민하다보니, 이 부분에 대해 많은 통찰을 주는 윌슨의 연구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윌슨이 일반 대중을 위해 말랑말랑하게 진화에 대해 설명한 책을 내놨다는 것이 어느덧 작년. 진화에 대한 책이야 허다하지만 뭔가 끌리는 마음에 덜컥 재어놓고 있다가 이제서야 책장을 펼쳐들 수 있었다.

감상? 한 마디로 재밌다. 사연을 들어보니 윌슨이 정말 "Evolution for Everyone"이라는 강의를 개설해서 수강생들을 상대로 펼쳐놓은 내용들이 책의 골간을 이루고 있다.1 늘어지는 맛이 없이 짤막짤막한 주제를 엮어가며 책을 완성하는게, 최근 유행하는 대중 교양과학서 스타일을 꽤나 벤치마킹한 것 같다. 실제로 시카고대학의 지구물리학자 피에르훔버트 교수는 '진화 분야에서의 『Freakonomics (괴짜경제학)』 같은 책'이라는 서평도 쓴 바 있다.

오늘은 맛보기로 이 가운데 재밌는 이야기 하나만 같이 살펴보자. 참고로 이 이야기는 퍼듀대학 동물과학과 윌리엄 뮤어(William M. Muir) 교수의 실제 연구라고 한다.

William M. Muir

제가 지저분한 양계장에서 감동의 연구를 끌어내었지요

대부분의 닭은 무리를 이루고 사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드넓은 야생에서 자연스럽게 무리를 짓고 알을 낳는 환경을 조성해서 인간을 먹여살릴 계란을 조달하기는 힘들 것이다. 기업적인 산란용 양계장에서는 보통 닭장 하나에 9~12마리 정도의 암탉을 가둬놓고 계속 알을 낳게 한다. 닭 입장에서는 지극히 잔인한 환경임이 분명하다. 인간이 육류 소비를 줄이는 것 이외에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암탉 각각의 계란 생산성을 높여 그나마 적은 생명이 희생되게 만드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뮤어 교수는 (이런 인도주의적 취지였을지는 모르겠으나) 계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산란용 암탉(산란계) 품종 개량법을 연구했다. 역시 인위선택을 통해 계란을 잘 낳는 암탉을 대를 이어 선별해내는 법이 좋을 듯 싶었으나, 그는 구체적으로 조금 다른 두 가지 방법을 실험해봤다.

  1. 양계장의 각 닭장에서 제일 알을 많이 낳는 암탉 한 마리씩을 뽑아 번식시키기를 반복하는 방법
  2. 양계장의 모든 닭장 중에 제일 알을 많이 낳는 닭장 하나를 뽑아 그 안의 모두를 번식시키기를 반복하는 방법

인위선택의 단위가 암탉 개체이냐, 닭장이냐의 차이를 둔 것이다. 몇 세대에 걸쳐 이러한 인위선택을 반복하면 과연 어떤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얼핏 생각해보면 첫 번째 방법이 효율적일 것 같다. 가장 뛰어난 개체를 직접 선발해서 우수한 형질을 씨내림하는 것이 좀 더 좋지 않겠는가. 반면 두 번째 방법은 아무래도 무임승차자의 폐해(?)가 걱정되기 마련이다. 운좋게 닭장 안의 암탉 두세 마리가 우수한 놈이었다면, 나머지 몇 마리의 암탉들은 별로 산란능력이 좋지 않아도 슬쩍 묻어갈만도 하다. 최고의 암탉을 뽑아 경쟁시켜도 시원찮을 판에 이런 비효율을 지켜보고 있다니, 이는 양계산업 발전의 심각한 장애물이자 산란계의 과도한 희생을 방조하는 비인도적 처사일지도 모른다.

뮤어 교수는 그렇게 여섯 세대 번식을 (아마도 대학원생에게) 시키고, 그 결과를 확인하였다. 첫 번째 방법을 반복 사용한 닭장의 모습은 놀라웠다. 왜? 그 아래 계란이 수북히 쌓여 있어서? 아니다. 닭장 안에는 있어야 할 아홉 마리 대신에 단 세 마리만 살아 있었고, 이들 세 마리도 온통 털이 빠진 상태였다. 이 안에서 암탉들은 서로가 서로를 물어 뜯으면서 피터지게 싸우다가 여섯 마리가 죽고 나머지 세 마리도 기진맥진한 것이었다. 결국 제일 알을 많이 낳던 최고의 암탉들은 남을 핍박하여 — 먹이를 가로챈다던가 자신의 활동공간을 넓힌다던가 — 자신의 생산성을 높인 암탉이었다. 이 인위선택의 과정은 이런 공격적이고, 수탈적인 속성을 극대화하는 과정이었다. 결과적으로 이들은 서로가 만만하게 등쳐먹을(?) 대상이 없어지고 고만고만한 놈들끼리 모이자 막다른 파멸의 길로 들어섰다.

반대로 두 번째 방법을 반복 사용한 닭장은 어땠을까? 여기에선 아홉 마리 암탉 모두 건강했으며 여섯 세대 동안 계란 생산성도 매우 높아졌다. 첫 번째 방법과 달리 이 경우에는 남을 핍박하여 생산성을 높이는, 즉 매우 이기적인 속성을 지닌 암탉이 선택될 확률이 낮아진다. 이런 수탈적인 암탉이 존재하는 닭장에서는 다른 암탉들의 생산성이 떨어지고, 닭장 전체적인 생산성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불편한 환경 속에서 상대방을 배려하며 함께 생산성을 높이는 암탉들로 이뤄진 닭장이 선택되게 마련이다. 처음 단계에서는 무임승차자들이 끼어 살아남을 가능성도 있겠지만, 세대가 흘러가고 선택이 반복되면서 무임승차자 비율은 점점 줄어들게 된다. 모두가 살아남은 아홉 마리 암탉들은 좁은 닭장에서 조화롭게 공존하는 속성을 유지한 채로 생산성을 높이는 형질을 획득한 것이었다.

이처럼 경쟁과 선택의 단위가 어떻게 설정되느냐에 따라 극적으로 다른 결과를 낳는 경우가 종종 벌어진다. 이것은 비단 계란을 낳는 암탉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저 내용을 인간사회로 투영한다고 해도 마찬가지임을 다들 아실 것이다. 암탉에게 시행된 인위선택이 효과를 발휘하듯이, 인간조직에서도 경쟁과 선택은 생산성과 복리를 증진시키는데 필수적이다. 그러나 어떤 경쟁과 선택의 규칙은 첫 번째 인위선택 방법처럼 황폐화한 조직과 사회만을 남기기도 한다.

많은 경우 일부의 비효율로 보이는 개별 요소를 제거하려고 조급하게 처신하는 것보다, 공존과 조화의 미덕을 보존하면서 함께 나아가는 것이 장기적인 생존과 성공의 열쇠가 되기도 한다. 기업경쟁에 있어서도 근래 개별 회사 단위의 이익 극대화에 급급하지 않고, 연대를 통해 기업생태계(business ecosystem)을 구축한 기업연합들이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하지 않는가. 효율성 제고와 경쟁력 강화의 모토가 강조될수록, 다양한 시행착오를 통해 쌓아올린 소중한 사회적 자산이 너무도 쉽게 내쳐지지 않는지 세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2

이 책의 저자 윌슨은 이 연구에 심히 감명받아 그의 동의를 구하고 다른 자신의 강연에서도 이 사례를 소개했다고 한다. 그러더니 강연이 끝나고 한 교수가 헐레벌떡 와서는 외쳤다고 한다:

저 첫 번째 닭장이 바로 우리 학과군요! 저 세 암탉3 이름도 댈 수 있어요!

자, 여러분의 주변에도 세 마리 암탉이 있습니까?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Notes.
  1. 윌슨 교수는 최근에는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아우르는 과정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이에 대해서는 지난 5월 27일자 뉴욕타임즈 기사가 상세히 언급하고 있다.
  2. 이에 대해서는 수많은 개발정책, 경영전략, 인사제도 등의 사례를 알고 있으니 나중에 천천히 소개해보겠다.
  3. 노파심에서 적지만, 이 글 전체에 나오는 '암탉'은 사람의 실제 성(性)과는 전혀 무관하다. 계란을 낳는게 암탉이다보니 불가피하게 쓴 표현이다.
2008/08/19 13:30 2008/08/1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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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양성민 2008/08/19 17: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2. 비밀방문자 2008/08/19 18: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Periskop 홈지기 2008/08/20 17:14  댓글주소  수정/삭제

      자꾸 늦어져서 죄송한데, 제가 본가에 가서 책들을 잔뜩 들고 와야 확실해서 그렇습니다. 최근에 본가에 갈 일이 없어서 확인할 길이 없었네요. 9월 되기 전에 한 번 갖다올 예정이니 그 때 처리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 비밀방문자 2008/08/21 16:18  댓글주소  수정/삭제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3. 마파람 2008/08/19 19: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책을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꼭 사서 봐야겠습니다.

    그리고, ....

    " 저 첫번째 닭장이 바로 우리 부서군요! 저 세 암탉 이름도 댈 수 있어요!"

    • Periskop 홈지기 2008/08/20 17:16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희 직장에 저런 닭장부서에 대한 사례조사가 제법 있는데, 여기에 어떻게 살을 붙여서 깔끔한 보고서로 만들 수 없는지 고민 중입니다.^^ 만약 구체적인 작업에 들어간다면 마파람 님께 제가 인터뷰라도…… 댓글 감사합니다.

  4. 길 잃은 어린양 2008/08/19 21: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지막 문장이 공포 효과를 유발합니다.;;;;;

    • Periskop 홈지기 2008/08/20 17: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대학원생들도 이 소리에 움찔할 때가 많이 있지요. 특히 연구실 생활이 빡빡한 이공계에서 종종 그러는데, 사회과학 쪽의 대학원도 그런 경향이 있는지요? --a

    • 길 잃은 어린양 2008/08/20 21: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대학원 이야기는 아니고 대학원에 진학하기 전 잠시 생계전선에 있을 때의 기억이 떠올라서요.^^;;;;

  5. 일화 2008/08/19 21: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80년대 일본의 강점을 팀 중심의 경쟁으로 해설하던 것이 생각나는군요. 확실히 인간은 무리지어서 사는 동물인 모양입니다.

    • Periskop 홈지기 2008/08/20 17:25  댓글주소  수정/삭제

      일본이야 기업 내 팀 조직뿐 아니라, 기업 수준에서도 토요타 및 계열사들의 독특한 협력체계를 중심으로 많은 연구가 되었지요. 업의 종류에 따라 잘난 개인이 중요한 분야도 있습니다만, 요즘처럼 불확실성이 높아진 시대에서는 확실히 팀플레이의 가치가 많이 강조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6. 폴라곰  2008/08/19 21: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화론이 여러가지 분야에서 재발견되는 모습도 상당히 주의깊게 보고 있습니다. 『다윈의 대답(Darwinism Today)』도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건 그렇고 닭장 시리즈도 유행되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 국회, 우리 부대, 우리 학교, 우리 협회 등등.

    • Periskop 홈지기  2008/08/20 17: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다윈의 대답』 시리즈도 재미있는데, 생각만큼 팔리지 않는 것 같아 조금 아쉽습니다.^^

    • 폴라곰  2008/08/21 20:53  댓글주소  수정/삭제

      개체주의적 관점에서도 이타주의가 설명 가능하며(1) 따라서 집단선택에 의해 나타나는 이타주의는 넓게 적용된 호혜적 이기주의로 볼 수 있다는 주장(2)도 있습니다.

      1: Kerr & Godfrey-Smith(2002), "Individualist and Multi-level Perspectives on selection in Structured Populations", Biology and Philosophy 17, pp.477~517

      2: 정상모, "적응도의 늪", 과학철학 7-1(2004), pp. 91~107

  7. Krang 2008/08/20 01: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친구들에게도 추천해주고 싶은 글&책이네요.

    • Periskop 홈지기 2008/08/20 17:28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보다 많은 분들이 개인을 넘어선 집단과 조직 수준의 경쟁 단위를 생각하고 팀플레이 능력을 키워나갔으면 좋겠습니다.^^

  8. 하얀까마귀 2008/08/20 03: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리가 있어 머리가 끄덕여지는 이론입니다만, 겨우 여섯 세대 갖고 진화의 효과가 저만큼 극명하게 드러날지는 조금 의문이긴 하네요.

  9. 지나가던 손님 2008/08/20 06: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글을 보고나니 이 주제하고 상관있을런지, 없을런지 모르겠지만 이런 얘기가 있더군요. '일개연대의 지휘관이 나폴레옹이라면 그 부대는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지만, 연대의 구성원들이 전부 나폴레옹이라면 그 부대는 자멸한다.'

    • Periskop 홈지기 2008/08/20 17:56  댓글주소  수정/삭제

      조금 오해의 소지가 있기는 합니다만, 상통하는 부분이 어느 정도 있는 것 같습니다. 조직은 통제적 리더의 덕성만 갖고는 움직여지지 않는 법이지요. 통제를 따르면서도 긴밀한 팀플레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구성원들의 협력적 속성이 증진되어야 온전한 전투력을 발휘하는 부대로 기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군대는 이런 측면에서 두 번째 방법의 인위선택을 충실히 시행해온 조직이기도 합니다. 군대에서는 혼자 잘난 병사들보다 동료를 챙기고 함께 살아남으려는 병사들을 더 높이 평가하고, 훈련과정에서도 그런 습성을 키워주려고 노력하지 않습니까? 그런 특성을 가진 군대가 더 높은 전투력을 발휘하고 승리해왔기에 그런 관행과 문화도 생겨났을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군대에 대한 반감이 강하다 보니 과도한 집단주의 문화에 대한 반감이 강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런 군대의 속성까지 오롯이 부정적이라고는 볼 수 없습니다. 개인과 집단 모두의 가치를 존중할 수 있는 균형잡힌 인식이 확대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0. ssn688 2008/08/20 13: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양계장 방법1은 이미 우리 사회의 교양이요 상식이요 가치관인 듯합니다.

  11. 獨步 2008/08/20 19: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나.
    '뮤어 교수는 그렇게 여섯 세대 번식을 (아마도 대학원생에게) 시키고...'
    이번 글의 웃음포인트(흐흐).

    둘.
    모두가 암닭 세 마리를 댈 수 있다고 하지만 정작 자신이 그 중 한 마리임을 인지하는 경우는 별로 없을 듯 합니다.

    셋.
    베트남전쟁 반대시위가 한창이던 미합중국에서 대학생들을 조사해보니,
    1. 반대시위에 적극적인 부류 10
    2. 그 때 그 때 다른 반응을 보이는 부류 80
    3. 아예 무관심한 부류 10
    으로 나타나서 실험을 통해 1.을 제거했더니 나머지 90이 또다시 9/72/9로 분화되더라는 연구결과가 있었다는 기억이 드는군요.

    예전 댓글에서 '박멸의 신화'라는 말씀을 드린 일 있는데, 윗분들은 마음에 드는 부분을 키우고 안드는 부분을 잘라내는 조치를 너무도 선호하고 또한 쉽사리 취하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라는 증거는 도처에 있는 듯 합니다 - 국제고를 둘러싼 논란을 보며 그런 극한경쟁에서 생존할 자신이 도저히 없는 입장으로서는 참으로 씁쓸...하더군요.

    • Periskop 홈지기 2008/09/01 18:18  댓글주소  수정/삭제

      잊혀지기 쉬운 부분을 잘 지적해주셨습니다. 살아남은 존재가 반드시 아름답고 우월한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할텐데, 많은 분들이 그걸 너무 쉽게 간과하시고는 하지요.

  12. 어부 2008/08/20 21: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닭 뿐 아니라 사람에게 가까이 있는 동물은 사람의 집단 위계 질서에 적응한 녀석들이니, '위계 질서가 안정된' 닭장이 달걀 생산성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 Periskop 홈지기 2008/09/01 18:20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습니까? 저는 당연하게까지 느껴지지는 않습니다만…… --a 제가 과문해서 그럴테니 적당한 자료가 있으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3. 슈타인호프 2008/08/20 21: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보는 순간 멋진 신세계의 한 대목이 생각났습니다.

    "왜 모든 신생아를 A레벨의 자질을 갖게 탄생시키지 않나요?"
    "과거에 실험을 해본 적이 있지요. A레벨의 자질을 가진 사람들만 모아놓으면 유토피아가 생길 줄 알았는데, 한 섬에 실제로 A레벨만 모아놓았더니 서로 남의 위에 서려고 싸우기만 하다가 집단 자체가 망해버렸어요. 그 이후로 능력별 비율을 맞추고 있지요."

    엄밀하게 말하자면 똑같지는 않겠지만(지나가던 손님님의 나폴레옹 이야기와 비슷할 듯), 비슷한 주제는 될 듯 하네요^^;

    • Periskop 홈지기 2008/09/01 18:23  댓글주소  수정/삭제

      호오, 『멋진 신세계』에 그런 대목이 있었던가요? 한참 전에 읽어 내용도 다 잊어먹었는데 다시 한 번 확인해봐야 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4. 민달이 2008/08/21 10: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인상 깊네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구요.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15. 기린아 2008/08/21 11: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 그런데 저건 과학적으로만 보면 '제대로 된 인과관계'를 모른 상태에서 한 실험 아니에요?^^ 모이먹는 양이라든지 상호 위계질서 같은게 제대로 통제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 실험이니, 그걸 다시 통제해서 실험하면 결과는 달라질지도^^;;

    • Periskop 홈지기 2008/09/01 18: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뮤어 교수의 저 연구 관련된 논문 여러 편이 1996년에 게재되었는데, 전부 숙독해보지는 않았어도 변인 통제는 나름 괜찮게 된 것 같더라구. 궁금하면 한 번 검토해보구 연락줘.^^ (PubMed 링크는 윗쪽 댓글에……)

  16. 김우재 2008/08/23 14: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슬로안 윌슨에 대한 글을 접하게 되니 반가워 쓰레기 같은 글 하나 트랙백 남기고 갑니다. 글들 잘 구독하고 있습니다. 혹시 퍼키님이신가요? 아니면 말구요 ㅎㅎ ^^

    • Periskop 홈지기 2008/09/01 18: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말씀하신 유사 종교집단(?)의 일원으로서 '불편한 진실'같은 느낌이 드는군요.^^ 좋은 글 트랙백 감사하고, 저도 구독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퍼키(?)라는 닉을 쓴 적이 없는데 다른 분과 혼동하신 모양입니다.

  17. reske 2008/08/24 20: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 그렇군요. 새로운 사실을 또 알아갑니다.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사람 입장에서 루즈하기 짝이 없는 일반 고등학교의 현실에 좌절한 나머지, 우수학생들만 따로 모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또 그게 독이 있기도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경쟁때문에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수도 있으니까요..(물론 그렇다고 해서 지금 평준화 고등학교들처럼 난장판 학교를 만드는게 정당화 될수는 없겠지만요.;;)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어서 좋은 기회였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 Periskop 홈지기 2008/09/01 18:32  댓글주소  수정/삭제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셨다면, 앞으로 제가 교육문제 관련된 글을 쓰걸랑 현장 감각을 갖고 커멘트 좀 주시기 바랍니다. 요즘 고등학교는 십 수년 전 제가 다닐 때랑은 뭔가 많이 다른 것 같아서 말이죠. 글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8. 갈매기 2008/08/25 15: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밌네요. 우리가 살아남는 암탉이 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 씁쓸하군요.

  19. Crete 2008/08/30 09: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실 홈지기님의 이 글을 읽자마다 바로 퇴근길에 단골 도서관에 들러서 'Evolution for Everyone'을 빌려서 읽고 있습니다. 사실 홈지기님께서 골라주신 스토리같은 편한 내용으로 가득차 있을 줄 알고 빌렸는데 생각보다 심각한(?) 진화와 창조 스토리가 대부분이라 당황하며 읽고 있습니다. 단 한 페이지도 숙독을 하지 않고는 내용을 파악하기 힘들더군요.

    아무튼 이런 식의 3마리 암탉 현상은 좁게는 책에 소개된 한 department 수준에서도 일어날 수도 있지만 사실은 국가 차원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2년 전 이맘때 서프에 썼던 글이 있죠. 마비끼라는 현상을 빗대어 우리나라의 저출산 현상을 지적한 글이었습니다. 쉽게 얘기하자면 털빠진 닭 3마리꼴의 우리나라와 막부 시절의 일본을 비교한 내용이죠. 홈지기 님의 글을 읽으면 예전 생각이 났더랬습니다. 글 말미에 링크를 달겠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건필하시기 바랍니다.

    마비끼(間引き)를 아십니까? (이런데도 복지 예산을 안 늘릴 텐가?)
    http://crete.pe.kr/321

    • Periskop 홈지기 2008/09/01 18:44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게 제대로 된 북 리뷰로 쓴게 아니어서, 책의 무게감(?)에 대한 소개가 부족했던 것 같군요. 당황하게 만들어드려 죄송합니다.^^ 저는 내용보다도 저의 얄팍한 vocabulary를 드러내는 단어들에 좀 고전했었습니다. 그래도 그만큼 보람은 있는 책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링크해놓으신 글은 잘 읽었습니다. 마비키랑 연관지어 글을 쓰시니 색다르게 느껴지는군요, 감사합니다.^^

    • Crete 2008/09/02 23:50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실 제가 당황했다고 표현한 것은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아주 많이 좋은 책이어서 감사드린다는 표현이랍니다. 그런데 이 책을 다 소화하셨다는 정말 대단하시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네요. 액손이나 시냅시스야 그렇다고 치고 클러스터 같은 경우 유전학쪽에 나오는 용어인데... 그리고 이 책은 제 나와바리인데 오히려 다른 분을 통해 소개받다니... 제 게으름을 한동안 자책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늘 건필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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週刊東洋経済
지난 7월 26일자 『주간 도요게이자이(週刊東洋経済)』에는 재밌는 표지기사가 실렸다. 세계 항공수요를 두고 벌어지는 각국 공항 및 항공사들의 각축을 소개하는 특집 「エアポート & エアライン(공항&항공사)」이 그것이었다. 처음에는 별다른 내용이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있었지만, 자세히 뜯어보니 내용의 많은 부분을 우리 한국의 인천공항에 할애한 점이 매우 흥미로웠다. 내용인즉슨, 일본의 잘못된 공항 관련 정책으로 인해 항공수요 상당 부분을 인천공항에 뺏기고 있다는 것이었다.

나리타(成田)공항이라는 굴지의 공항에다가, 오사카에도 간사이공항을 갖춘 일본이 도대체 왜 이런 죽는 소리를 내고 있을까? 의아한 생각이 들었으나 기사를 읽을수록 한국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재밌는 사실을 많이 알 수 있었다. 먼저 그 차이를 비교해보기 위해 일본 지방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할 경우의 예상시간표를 살펴보자.

사례1. 센다이(仙台)⇒호치민(베트남) 여행

  • 나리타공항을 경유할 경우:
    • 08시20분 센다이 출발(NH3232:전일본공수) → 09시25분 나리타 도착, 수하물 픽업해서 다시 체크인 → 18시05분 나리타 출발(JL759:일본항공) → 22시15분 호치민 도착
    • 항공료 10만 7600엔
  • 인천공항을 경유할 경우:
    • 13시30분 센다이 출발(OZ151:아시아나항공) → 16시00분 인천 도착, 수하물 자동 연결 → 20시10분 인천 출발(OZ731) → 23시40분 호치민 도착
    • 항공료 11만 6000엔

사례2. 후쿠오카(福岡)⇒로스엔젤레스(미국) 여행

  • 나리타공항을 경유할 경우 1:
    • 12시00분 후쿠오카 출발(NH2144) → 13시45분 나리타 도착, 수하물 자동 연결 → 17시10분 나리타 출발(NH006) → 다음날 11시10분 로스엔젤레스 도착
    • 항공료 17만 엔
  • 나리타공항을 경유할 경우 2:
    • 12시00분 후쿠오카 출발(NH2144) → 13시45분 나리타 도착, 수하물 픽업해서 다시 체크인 → 15시45분 나리타 출발(NW002:노스웨스트항공) → 다음날 09시40분 로스엔젤레스 도착
    • 항공료 14만 3000엔
  • 인천공항을 경유할 경우:
    • 17시20분 후쿠오카 출발(OZ133) → 18시50분 인천 도착 → 20시20분 인천 출발(OZ204) → 다음날 15시50분 로스엔젤레스 도착
    • 항공료 11만 9800엔

첫 번째 사례에서 보듯이, 일본 지방공항에서 나리타를 거쳐 외국에 갈 경우, 연결이 불편한 경우가 많다. 도쿄만 해도 국내선은 하네다(羽田)공항이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나리타에 취항하는 편수 자체가 적다. 그러다 보니 행선지에 따라 나리타공항에서 속절없이 연결편을 기다리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센다이에서 호치민을 갈 경우 무려 8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우리나라도 국내선은 김포, 국제선은 인천으로 이원화되어 있지만, 둘 다 서울 서쪽에 자리잡고 있어서 상호 이동이 그나마 낫다. 공기수송전철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고 있는 공항철도를 이용하면 진짜 금방이다. 반면 하네다에서 나리타로 가려면 일단 도쿄 시내로 들어왔다 가야 하므로 이동하는데도 꽤나 많은 돈과 시간이 든다.

두 번째 사례는 더욱 의미심장하다. 후쿠오카같은 서일본 지방에서는 미국을 가더라도 나리타를 이용하나 인천을 이용하나 시간 차이는 거의 없다. 그런데 인천을 이용하는 편이 항공료가 훨씬 싸다. 시간의 이점이 없으면 가격이라도 싸니 짠돌이 일본인들이 선호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일본 각지의 공항과 연결노선이 많은 공항 순위를 따져보면 놀랍게도 인천공항이 4위(25노선)이다. 1위는 하네다공항(48노선), 2위는 오사카의 이타미(伊丹)공항(32노선), 3위는 오키나와공항(29노선)이다. 오키나와의 특수성을 생각해보면, 국제선을 이용하느라 하네다→나리타로 이동하거나 이타미→간사이로 이동해야하는 불편은 인천공항을 이용함으로써 상당 부분 해결될 수 있다. 단순한 노선 수뿐만 아니라 빈도에서도 앞선다. 후쿠오카같은 서일본 지역의 경우는 후쿠오카↔나리타가 1일 2편인데 반해, 후쿠오카↔인천이 1일 5편에 이른다. 심지어 인천공항에서 다른 3국으로의 취항도시 수는 나리타공항의 그것보다도 더 많다. 이 잡지가 인터뷰한 한 항공관계자는 "서일본은 완전히 인천공항이 제패했다"는 분석까지 하고 있다.

일본 지방도시 연결 항공노선

일본의 지방도시와 인천(붉은선) 및 나리타(푸른선)를 연결하는 항공노선

이뿐만이 아니다. 일본도 지금 우리나라의 개점휴업 상태인 지방공항들처럼 수요부족으로 골머리를 썩는 공항들이 제법 있다. 일본은 워낙 철도 인프라가 잘 되어있어 국내 이동을 비행기로 할 수요가 제한적이다. 국내선 손님만으로는 수지가 맞지 않으니 지방공항 입장에서도 국제선을 유치해야 하고, 가까운 한국이 이에 가장 적합하다. 일본 각지로 온천 즐기고, 골프 치고, 스키 타고, 쇼핑 즐기러 가는 우리 한국 관광객부터 많이 늘지 않았는가. 이들을 유치하고 남는 좌석은 각 지방 주민들의 한국 또는 여타 해외여행 수요로 채우는 것이다. 이럴 경우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해 인천으로 가면 수하물을 다시 찾을 필요도 없다. 인천공항 내부에 일본인 환승객들을 위한 서비스 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일본 내 관문공항들을 이용하는 것과 같은 편리함을 누릴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각 현(縣) 정부로서는 지역민들에게 저렴한 해외여행수단을 마련한다는 명분도 선다. 이 때문에 니가타(新潟)에서 인천으로 가서 국제선으로 환승하는 승객만도 2005년에 비해 올해는 3배 이상으로 급증했다고 한다.

이런 점 때문에 나리타공항은 자국 인구 대비 국제여행객 비율이 단 27%에 불과한데, 인천공항은 현재 65%에 이른다(2007년 4월~2008년 3월 이용객 통계). 일본이 인구는 한국의 2.5배에 이르면서도 대표관문공항의 국제여행객 수는 3000만 명 정도로 비슷하다는 이야기이다. 이는 나리타공항이나 간사이공항으로 갈만한 수요를 인천이 제법 흡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참고로 국제여행객 수 상위 공항들은 역시 여러 나라들이 밀집한 유럽 지역에 위치해있다. 국제여행객 수가 세계 최대인 런던 히드로공항이 자국 인구 대비 국제여행객 비율 102%, 2위인 샤를드골공항이 87%, 3위인 스키폴공항이 288%, 4위인 프랑크푸르트공항이 58%를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도요게이자이誌는 이 경쟁 열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 약점 투성이인 나리타공항의 보완을 주문하고 있다. 나리타공항은 일단 3가지 보완 필요점이 있다.

  1. 주변 소음문제 때문에 23시~06시 동안 이륙이 금지되어 있다. 이 때문에 나리타에서 유럽으로 연결되는 항공편들 시간대가 몰려 있어 다른 지역에서 오는 승객들이 시간을 맞추기가 매우 어렵다. 운영시간을 늘리고 선택 시간대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2. 활주로가 엉망이다. 특히 제2활주로가 문제인데, 나리타공항 건설 당시 용지매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비행기 유도로가 희한하게 굽어 있다. 이 때문에 활주로를 연장해도 에어버스 A380이 뜨지 못할 형편이다. 더군다나 기존 활주로 용량은 이미 포화상태라 두바이행 직항편을 띄울 수도 없을 정도이다. 이건 막대한 투자로 활주로를 추가 건설하는 수밖에 없다.
  3. 도심에서 너무 멀다. 가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세계 주요 대도시 중에서는 도심과 가장 멀리 떨어진 공항에 속한다. 이것은 현재 연결 고속철 노선들을 추가 건설하고 있으니 그나마 나아질 가망이 더 있어 보인다고 한다.
第2滑走路

나리타공항 제2활주로. 활주로 반대 끝편 유도로가 직선이 아니라 안쪽으로 움푹 들어온 것이 보인다.

결국 나리타공항만 기대하기 어렵다면, 규제를 풀어 하네다공항을 다시 국제선 공항으로 대폭 활용하자는 의견이 비등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한-중-일 셔틀노선만 취항하고 있는 하네다공항을 다시 국제선 공항으로 활용한다면, 일본 지방 여행객들의 환승 불편을 크게 줄이고 다시 이들을 끌어올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역시 일본이 어디 개혁이 쉬운 나라인가. 하네다공항은 역사가 오래된 만큼 이해관계자가 대단히 복잡해서 이들을 조정하기가 너무 어렵다고 한다. 하네다공항은 우선 겉보기는 국가 직할관리 공항이다. 그런데 하네다공항 내부에서 활주로와 기본시설은 국가가 소유하고 운영하는데 반해, 터미널과 상업시설은 또 다른 회사가 관리하고, 주차장은 또 다른 재단법인이 소유하고 운영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하네다공항 하나에서만도 운영주체가 복잡한데, 나리타공항과의 알력은 더 심각하다. 이들 양 공항이 국제선 및 국내선 노선을 조정하려고 할 때마다 정치권부터 들썩인다. 나리타가 소재한 치바현과 도쿄도의 알력이 많이 작용하다보니 양 공항을 조율한 통일된 전략 수립이 대단히 어려운 실정이다. 이는 오사카를 두고 효고현의 이타미공항과 간사이공항이 티격태격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이것은 공항 운영에 있어 경쟁구도의 설계가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일본처럼 정-관-재계까지 이해관계가 얽힌 구도가 물론 정상적인 경쟁구도라 할 수는 없겠지만 — 고질적인 나눠먹기의 소산 —, 일본도 겉으로는 경쟁의 장점을 내세워 저렇게 주요 공항기능을 쪼개놨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 결과는 이렇게 지방승객은 유출되면서도 별반 손을 쓰지도 못하는 절름발이 신세가 되고 말았다. 도요게이자이誌는 궁극적으로 선진국들과 같이 대도시 주변 공항들의 운영주체를 일원화하여 항공편 배분 전략을 일목요연하게 짤 수 있도록 해야함을 역설하고 있다. BAA(런던)가 히드로, 개트윅, 스탠스테드공항을 모두 관리하고, ADP(파리)가 오를리, 샤를드골공항을 관리하며, SEA(밀라노)가 말펜사, 리나테공항을 관리하듯 말이다.

눈치 빠르신 분들은 짐작하셨겠지만, 애초에 이 기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최근 인천공항이 MB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안의 첫 물망에 오른 문제 때문이었다. 일본의 이런 관리 난맥상이 인천공항에게는 큰 기회가 되고 있으니 당장은 좋지만, 섣부르게 민영화 문제에 접근하다가 우리도 이런 실수를 반복 — 죽 쒀서 왕서방주는 — 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지 않은가. 홈지기는 직장 관계상 현재 인천공항 민영화 추진이 단순히 좋다/나쁘다는 입장을 단정적으로 쓰기는 곤란하다. 하지만 민영화 자체보다도, 그 이후 운영주체가 이런 거시적인 시각에서 주변 국가 지방공항 및 국내 항공사들과 전략적 관계를 확대하고, 서비스 개선을 도모할 수 있을지가 더 관건이라는 점만 밝히고 싶다. 진정 우리가 성장해오며 잠시 경쟁에서 밀쳐낸 이들이 어떻게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는지, 항상 귀 기울여가며 반면교사로 삼아야할 때이다.

P.S. 기실 MB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정책들도 민영화 여부 그 자체보다도 훨씬 들여다봐야할 세세한 문제들이 많은데, 다들 너무 표면적인 부분에만 매몰되어있지 않나 싶어 안타까운 점도 더하다.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2008/08/13 21:55 2008/08/13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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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rete 2008/08/14 00: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민영화다 뭐다 골치 아픈 얘기를 떠나서, 우리나라가 잘 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글을 보니 기분이 좋네요. 이런 저런 이유로 미국내에서 비행기 여행을 많이 다니는 저로서도 우리나라의 공항이나 각종 교통 시설의 우수함에 자부심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이번에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 미국 촌놈이 신용카드로 버스, 지하철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모습을 보고 놀라 자빠졌던 걸 생각하면... (미국 친구들은 거의 기절하더군요) 미국이라면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죠. 이런 작은(?) 장점들이 모이고 모여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정치권의 삽질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를 이만큼 끌고 가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더운 날씨에 건강 잘 챙기시고 늘 건필하시기 바랍니다.

    • Periskop 홈지기 2008/08/15 01:01  댓글주소  수정/삭제

      일본에서도 위기를 느끼고 있으니 좀 고소하기는 한데, 아직 인천공항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먼 것도 사실입니다. 아직도 5년 후 성공이라는 평점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요. 아무쪼록 잘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Crete 님도 이국 땅에서 즐거운 여름 보내시길 바랍니다.^^

  2. 오픈검색 2008/08/14 00: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같은 기사를 지하철역의 책방에서 잠시 읽었던 기억이납니다.
    책방을 지나칠 때 잡지 코너를 잠시 둘러보는 버릇이 있는 데 한국 관련 기사는 자연스럽게 눈이 가서 읽게 되더군요.
    일본 공항에 비해 여러모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인천공항은 앞으로도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더욱 성장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되는데 잘못된 정책으로 수렁으로 빠지지 않게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Periskop 홈지기 2008/08/15 01:01  댓글주소  수정/삭제

      일본 쪽에서 활동하고 계신 모양이지요? 같은 기사를 읽으셨다니 반갑습니다. 앞으로도 종종 들러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3. 일화 2008/08/14 00: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우리보다 지방색(이랄까, 지방에 근거한 파벌이랄까)이 강한 일본이라 이런 문제도 생기는 듯 하군요. 민영화야 큰 흐름으로는 찬성입니다만, 세세한 부분을 잘 못 챙기는 건 우리의 고질병인 듯 하니 조금이라도 나아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4. 獨步 2008/08/14 01: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민영화라는 것이 정부실패의 대안으로 등장한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계속 쥐고 있을 수 밖에 없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구별해야 하는데 국내상황을 보면 그저 정치권의 자기 사람 자리만들기에 불과한 듯 싶습니다 - 2mb 정부의 민영화가 거침없이 추진된다면 그저 일요일에 교회 열심히 다닌 것 말고는 한 일이 없는 이들이 여기저기 사장직함을 달고 다니는 결과를 만들지나 않을지.

    여담이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2mb가 규제개혁과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예비군제도를 대폭 축소하지 않을까 했었는데 오히려 정예화하겠다고 하는 것을 보고 국방까지 민영화하려는 것인가... 생각했었답니다(웃음).

    사흘짜리 동미참훈련은 내년까지 해야 하고... 올해는 지난 6월의 사건으로 인해 무단불참했는데 이건 또 언제 재소집될지 모르겠군요(한숨).

    • Periskop 홈지기 2008/08/15 01:06  댓글주소  수정/삭제

      작금의 추진상황에 대해 걱정되는 바가 이것저것 있기는 한데 적기는 곤란하니 손가락이 간지럽습니다. 그나저나 저도 이 나이 되도록 아직도 예비군 졸업을 못한 상태인지라 동병상련이 느껴집니다.^^

  5. 폴라곰  2008/08/14 02: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운영 주체의 단일화를 통한 효율성 배양과 기능별 분화를 통한 전문성 배양은 참 잡기 어려운 두마리 토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게다가 후자의 경우 관리주체가 목적 전치에 빠지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아울러 인천공항 국제선 탑승동 지하철. 너무 삭막합니다. :)

    • Periskop 홈지기  2008/08/15 00:58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것도 참 고민이죠. 항공산업도 그렇고 갖가지 산업들이 경쟁환경이 너무 무섭게 변하고 있어서 전략 세우는게 이만저만 어려운게 아닙니다. 단순히 SWOT하고 GAP 분석해서 밀고 나가기에는……=.=

  6. 양성민 2008/08/14 07: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7. 바로 2008/08/14 07: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에 대해서 아는바가 별로 없었는데,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인천공항이 처음 탄생했을 때 말했었던, 동북아의 허브 공항으로의 꿈에는 가까워지는듯 하군요. 역시 한국은 그 독특한 지리적위치를 잘 사용하면 괜찮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듯 합니다. 문제는 서일본과 가까운 중국의 남방쪽 공항들이 이를 벤치마킹하면 재미있는;;; 결과가 나올수도 있겠군요.

    • Periskop 홈지기 2008/08/15 00:54  댓글주소  수정/삭제

      중국 쪽에서 경쟁전략을 확실히 베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에 어떻게 대응해낼 수 있을지도 큰 이슈지요. 과연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