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it Mitternacht schweigen nun an allen Fronten die Waffen. Auf Befehl des Großadmirals hat die Wehrmacht den aussichtslos gewordenen Kampf eingestellt. Damit ist das fast sechsjährige heldenhafte Ringen zu Ende. Es hat uns große Siege aber auch schwere Niederlagen gebracht. Die deutsche Wehrmacht ist am Ende einer gewaltigen Übermacht ehrenvoll unterlegen. Der deutsche Soldat hat, getreu seinem Eid, im höchsten Einsatz für sein Volk für immer Unvergeßliches geleistet. Die Heimat hat ihn bis zuletzt mit allen Kräften unter schwersten Opfern unterstützt. Die einmalige Leistung von Front und Heimat wird in einem späteren gerechten Urteil der Geschichte ihre endgültige Würdigung finden. Den Leistungen und Opfern der deutschen Soldaten zu Lande, zu Wasser und in der Luft wird auch der Gegner die Achtung nicht versagen. Jeder soldat kann deshalb die Waffe aufrecht und stolz aus der Hand legen und in den schwersten Stunden unserer Geschichte tapfer und zuversichtlich an die Arbeit gehen für das ewige Leben unseres Volkes. Die Wehrmacht gedenkt in dieser schweren Stunde ihrer von dem Feind gebliebenen Kameraden. Die Toten verpflichten zu bedingungsloser Treue, zu Gehorsam und Disziplin gegenüber dem aus zahllosen Wunden blutenden Vaterland.

한밤 이후로 전 전선에서 무기들은 침묵에 빠져들었다. 대제독(역주: 칼 되니츠)의 명령에 의해 전 독일국방군은 더 이상 성공의 여지가 없는 싸움을 그만두었다. 이것은 거의 6년 동안 이어온 영웅적인 투쟁의 마침표를 찍는 것이다. 그 시간은 우리에게 큰 승리뿐만 아니라 큰 패배 또한 안겨주었다. 결국 독일국방군은 훨씬 우세한 적에 맞서 싸우다 영예롭게 굴복했다. 독일 병사들은 맹세를 항상 잊지 않고 국민들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하여 충실히 임무를 수행했다. 고국 또한 막심한 희생을 무릅쓰며 최후까지 힘을 다해 병사들을 지원했다. 전선과 고국에서 이뤄낸 전례없는 성취는 후대의 역사가 공정히 평가해줄 것이다. 적들 또한 독일 병사들이 지상에서, 수상에서, 공중에서 이룬 성취와 희생에 대한 존중을 오도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각 병사들은 자랑스럽게 당당히 서서 무기를 손에서 내려놓고, 용기와 자신을 가지고 우리 역사에서 가장 암울한 시간에 국민의 영원한 삶을 위한 일에 나설 수 있을 것이다. 독일국방군은 이 험난한 시간 동안 적에 의해 쓰러진 전우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망자들도 이제 수없는 상처에 피 흘리고 있는 조국에 대해 우리의 무조건적인 충성과 헌신과 기율을 요구하고 있을 것이다.

— 1945년 5월 9일자 독일국방군 공보에서

☞寸評: 한 시대의 종막을 알리는 조문(弔文)이지만, 또 다른 전설의 서막을 여는 서사(序詞)이기도 하다.

2007/05/30 08:27 2007/05/30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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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길 잃은 어린양 2007/05/30 15: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딘가 궁색하긴 하지만 나름대로 감동적이군요. 이걸 읽고 보니 저도 한 질 사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절판되기 전에 질러야 겠군요.

    • Periskop 홈지기 2007/05/31 13:53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실 이 마지막 부분만 비장미가 감돌지 나머지 부분은 다 밋밋합니다. 그래도 역시 극강의 가격 메리트는 여전하니 사 두실만 할 겁니다.

  2. 장갑냐옹이 2007/05/30 19: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웅적인 투쟁"이라는 어구가 어색하기는 하지만 장렬한 싸움을 벌였다는 데는 이견이 없으니 전례없는 전투라는 면에서 깊히 공감하고 있습니다. 패배가 눈앞에 보이는 시점에서도 심지어 수도가 함락되고 자국이 유린되는 상황 속에서도 열심히 싸운 독일 국방군을 생각하니 새삼 가슴이 울립니다.

    • Periskop 홈지기 2007/05/31 14:05  댓글주소  수정/삭제

      1차 세계대전처럼 혁명으로 끝을 맺지도 못하고 독재자와 최후까지 함께 했어야 했던 사실은 참으로 불행한 일이지요. 『Der Untergang』에 묘사된 것과 같은 최고위층의 모습과 『硫黃島からの手紙』에 묘사된 것과 같은 개개 말단 병사들의 모습이 병존하는게 전쟁이고 보면, 방점을 어디에 두고 그 시기를 바라보느냐에 따라 감정이 많이 교차하고는 합니다. 역사를 읽다가도 어느덧 도덕적 분노와 인간적 연민 속에 방황하게 마련이지요.

  3. vicios 2007/05/30 19: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왠지 서글프네요... 소리 죽여 울고 있는 어깨를 어루 만지는 듯한 글이네요

  4. 슈타인호프 2007/05/31 11: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BOB 마지막에서 독일 장교가 항복한 자기 부하들에게 하던 연설 장면이 떠오르네요.

    • Periskop 홈지기 2007/05/31 14: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말씀하시니 생각났는데 몹시 궁금한 것은 그 독일 장교(원작에는 대령이나 미니시리즈에서는 장군으로 묘사)가 한 독일어 연설의 소스입니다. 그냥 작가들이 지어낸 말인지 어디 다른 곳에서 실제 누군가 행한 연설을 옮긴 것인지 아직 잘 모르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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롬멜, 세계적으로는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그만큼 논란거리가 되어왔던 2차 세계대전 당시 장군이 있었을까. 필자도 롬멜에 대한 특별한 감정(?)은 없지만, 의도와는 상관없이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풀며 논란에 휘말려든 바 있다. 그런 논란의 결과 2000년대 초반까지는 주로 서구 참전국들의 논의보다 한참 뒤쳐진, 롬멜 숭배의 논리가 판을 치는 우리나라였으나 이제는 그런 분위기도 어느 정도 일신되어 허상이 많이 걷히긴 했다.

그럼에도 필자로서도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 점은 서구에서 벌어진 롬멜 논쟁의 이면에 깔린, 보다 큰 쟁점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직감하신 분도 있겠지만 롬멜 논쟁의 핵심은 롬멜의 개인 능력에 대한 평가 문제보다도, 그가 가진 독일국방군(Wehrmacht) 전체에 대한 상징적 이미지에 더 관계가 있다. 다시 말해 롬멜을 재평가하자는 움직임에는 그 개인의 허상을 깨는 것 뿐만이 아니라, 독일국방군 전체가 비극적 시대의 희생양이었을 뿐이라는 허상을 깨려는 움직임이 함께 깃들여있다.

흔히 무장친위대가 아닌 독일국방군에 대해 갖는 이미지란 어떤 것일까. 군사 분야에는 최고의 프로페셔널한 능력을 보여주면서도 적과 민간인을 배려하며 정치와는 거리를 두려는 숭고한 모습이 떠오르지 않는가? 전후까지 이어지는 이 이미지는 묘하게도 과거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던 롬멜의 이미지와 오버랩된다. 롬멜의 이미지는 히틀러와 괴벨스 치하의 나치 시대뿐만이 아니라, 전후 독일연방공화국(서독) 및 독일연방군(Bundeswehr)에게도 절실히 필요했던 것이었다. 히틀러에게는 대중이 열광할 수 있는 현생의 군신(軍神)이 필요했고, 독일연방군에게는 나치 시대의 원죄를 모두 한데 품어 사(赦)해줄 과거의 순교자가 필요했다. 롬멜은 다수가 본질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전후 반 세기에 걸쳐 서로가 손을 바꾸며 끌어들여 이용하고자 했던 상징적 존재였다.

Mythos Rommel

Mythos Rommel

Rommel. Das Ende einer Legende

Rommel. Das Ende einer Legende

그런 면에서 우리나라에 근래 롬멜에 대한 책으로 가장 널리 읽혀진 바 있는 마우리체 필립 레미(Maurice Philip Remy)의 『Mythos Rommel(롬멜 신화)』도 굉장히 주의해야할 책이다. 『Mythos Rommel』은 그 자체로만 놓고 봤을 때, 롬멜에 대한 팩트를 전달한다는 측면에서는 잘 쓰여진 책이다. 저자 서문 등에 나와 있듯이 이미 독일 내에서도 홍역을 치룬 바 있는 롬멜 관련 논쟁을 충분히 인식하고 ARD의 다큐멘터리와 병행하여 자료 조사에 상당한 공을 들인 저작이니 말이다. 그러나 이 책이 내포하고 있는 결정적인 위험은 다루고 있는 범위가 2차 세계대전 중에만 한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더욱 민감한 문제가 될 수 있는 전후 롬멜의 상징성이 어떻게 이용되어 오늘날까지 영향을 미쳐오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는 거의 다루고 있지 않다. 독일의 좌파 군사사학자들은 이 점을 들어 이것이 오히려 더욱 교묘한 신화 만들기라는 비판을 전개해왔다.

이런 면에서 『Mythos Rommel』과 대조적인 책 가운데 하나가 랄프 게오르그 로이트(Ralf Georg Reuth)의 『Rommel. Das Ende einer Legende(롬멜. 전설의 종말)』이다. 제목에서도 풍기듯이 이 책은 롬멜의 명성은 그의 능력을 크게 부풀려서 이용해야만 했던 외부 요인들에 힘입은 것이라는 논조를 견지하며 대전 중과 대전 후의 포장 과정을 5개 장에 걸쳐 기술하고 있다. 탁 들었을 때 솔깃한 감이 드는 내용이지만, 사실 팩트의 전달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그렇게 잘 쓰여진 책은 아니다. 롬멜에 대한 전설 — 신화(Mythos)가 아니라 전설(Legende)이란 말을 쓴 것도 잘 음미해보시길 바란다 — 을 깨는 제대로 된 전기를 쓰겠다는 저자의 포부에도 불구하고 롬멜의 전시 행적에 대해 다른 배경지식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좀 읽기가 껄끄럽다. 저자 랄프 로이트가 사학 박사학위를 가진 언론인이니 관련 분야의 훈련이 안 되어 있거나 내용을 잘 몰라서 그런 것은 아닐테고, 아마 저술된 시기상(2005년) 『Mythos Rommel』이 불러 일으킨 새로운 롬멜 붐을 꺼뜨려야 겠다는 심리적 압박 때문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 책이 비판하고자 하는 『Mythos Rommel』의 폐해는 무엇인가? 우리나라에는 좀 덜 알려진 편이지만, 전후 롬멜 미화의 핵심 역할을 한 인물은 바로 B 집단군 참모장이었던 한스 슈파이델(Hans Speidel)이었다. 슈파이델은 상당한 수준으로 히틀러 암살 음모에 개입했음에도 특별 군사법정(이른바 육군 명예법정)에서 배심원 역할을 맡은 하인츠 구데리안 상급대장과 하인리히 키르히하임(Heinrich Kirchheim) 중장 등이 그에게 우호적인 변론을 해주고 무죄 선고를 내림으로써 살아남을 수 있었다. 덕분에 전후에 반(反)나치 군인으로서 전범 기소도 되지 않고 우호적인 평가를 받은 슈파이델은 롬멜도 철저하게 반 히틀러 영웅으로 윤색하기로 기획한다. 슈파이델이 전 상관인 롬멜의 미화에 착수한 것은 크게 두 가지의 이유가 있었다고 이야기된다. 첫째는 자신의 자백이 롬멜의 목숨을 앗아간 결정적 이유라는 오해 — 사실 그의 자백 이전에 다른 가담자들이 롬멜도 음모 사실을 알고 있었음을 자백했다 — 에 기인한 죄책감이었다. 그리고 더 중요한 두번째는 전후 독일군의 재건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의 필요였다.

종전 후 살아남은 당대 독일군 출신 인사들의 위기감은 매우 심각했다. 나치의 비인간적 범죄들의 공범이었다는 오명 때문에 독일군은 베르사유 체제 이상의 가혹한 징벌 — 아마도 일본의 평화헌법 및 자위대 체제와 유사한 조치 — 을 뒤집어 쓸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를 모면하기 위해서는 나치의 범죄 행위와 분리된 독일군의 긍정적인 이미지가 필요했다. 이것은 전쟁범죄에 가담한 독일군은 극소수 나치 광신도에 불과했으며, 대다수 독일군은 어쩔 수 없이 전쟁을 수행하면서도 히틀러에게 끊임없이 반감을 갖고 체제 정상화에 노력했다는 인상을 줘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이 의도에 맞게 가장 잘 포장이 가능한 인물이 바로 롬멜이었다. 롬멜처럼 대중적인 인기가 높았던 장군이 히틀러에 의해 반 강제로 자결했다는 사실은 극적인 효과로도 최고였다. 그의 순교자적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그를 독일군 전체와 동일시함으로써 독일군은 면죄되고 부활하여 새로운 반 볼셰비키 전선에 떳떳이 동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의도는 북아프리카 전선의 상대였던 영국군의 기호와도 잘 맞아 떨어지는 것이었다. 롬멜을 부각시킴으로써 영국군이 참여한 전장은 어느 곳이나 깨끗하고 신사적이었다는 이미지를 고양할 수 있었으며, 승자로서의 영예도 한층 드높일 수 있었다. 섬나라 영국은 또 다시 콧대를 높일 거만한 프랑스와 무서운 붉은 곰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독일을 몰아붙일 필요가 없었다.

따라서 아데나워 수상 치하에서 독일군 재건에 나선 슈파이델과 다른 장군들 뿐만이 아니라, 전쟁 당시 롬멜을 고깝게 생각하던 장군들도 그에 대해 부정적인 언사를 아꼈다. 1950년대까지 나온 다양한 독일군 장군들의 회고록을 보면 롬멜에 대해 흠집을 낼만한 내용은 적당히 얼버무리고 넘어간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힘입어 독일군은 영국, 미국의 우호적인 지원 속에서 NATO의 일원으로 새로운 입지를 다질 수 있었다. 또한 슈파이델은 신생 독일연방군의 가장 중요한 인물로 명예를 누리며 죽는 날까지도 진정한 롬멜의 모습에 대해 끝내 침묵했다.

그러나 묻혀둔 역사의 시각도 시간에 따라 재평가가 이뤄지고 수면 위로 튀어 나오는 법이다. 반 세기 동안 이어진 '진정한 군인 롬멜 = 깨끗한 독일군'에 대한 이미지도 독일 내부의 치열한 논쟁을 통해 199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크게 추락했다. 『Mythos Rommel』 서문에서도 언급하고 있는, 2001년 5월 28일 고슬라(Goslar) 엽병부대 병영에서 롬멜과 구데리안의 기념물을 떼어내버린 사건은 1990년대의 롬멜 및 독일군 재평가 움직임의 적나라한 결과였던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옹호하는 입장에서는, 전후의 상징조작을 가볍게 넘어간 채 롬멜의 반 히틀러 고뇌만을 계속 부각시킨 『Mythos Rommel』은 당연히 우파의 또 다른 롬멜 및 독일군 신화 만들기로 보일 법도 하다.

ZDF에서 귀도 크놉(Guido Knopp)의 감독 하에 롬멜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만들어진 뒤에, 마우리체 레미는 2002년에 TV 다큐멘터리와 책을 동시에 제작했다. 이는 전후에 슈파이델이 만들어 낸 원수에 대한 전설이 레미의 『Mythos Rommel』로 재림한 것과도 같은 전환점이 되었다. 롬멜은 오랜 기간 '확신에 찬 민족사회주의자'였음에도 '저항운동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롬멜은 양자 모두였다'라고 레미는 결론짓고 있다.

사실 롬멜은 그 어느 쪽도 아니었다. 그는 본질적으로 민족사회주의나 그에 대한 저항 모두를 이해하지 못했다. 이런 점에서 롬멜은 수백만 독일인들의 전형이었다. 독일의 비극은 원수의 페르소나 속에 하나의 원형처럼 반영되어 있다. 그는 모욕당한 국가의 자존을 회복시킨 총통을 따라 재난으로 빨려들어갔고, 그런 가운데서도 그는 단지 그의 의무를 다하고 있다고 믿었다.

—『Rommel. Das Ende einer Legende』의 맨 마지막 구절

필자 입장에서는 딱히 마우리체 레미 같은 '롬멜을 이해하자'는 주장이나, 랄프 로이트의 '롬멜을 미화하지 말자'는 주장 가운데 어느 한 편을 강제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 사실 심정적으로만 따지자면 레미 쪽의 의견에 약간 더 우호적이기도 하고 말이다. 다만 역사란 것은 본질적으로 현세의 이해관계를 위해 끊임없이 다시 쓰여지고 이용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그리고 롬멜과 2차 세계대전사의 경우도 예외가 아님을 같이 이해하고 넘어갔으면 싶은 바램이다. 이런게 다 역사를 음미하는 재미가 아니겠는가.

2007/05/29 04:05 2007/05/29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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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텐보로 2007/05/29 14: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보급전이라는 책을 PDF판으로 구해서 프린트출력하여 가끔씩 보는중인데 롬멜부분을 훍어보니 꽤 심하게 까더군요.

    • Periskop 홈지기 2007/05/29 20:28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 보급전 내용이야 신수기 님 덕에 Periskop의 인기 컨텐츠 중의 하나였죠. 롬멜에 대해 긍정적인 찬사 일색이던 분위기에 생각지도 못했던 전략적 고려와 후방 지원 요소가 지적되어 나름 반향이 컸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2. 켈베로스 2007/06/02 00: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롬멜에 비해 국내에는 되니츠에 관해서는 별 말이 없더군요.
    외국에서는 군인들
    특히, 함장 클래스들은 찬양 일색이고, 귀도 크놉이나 부크하임 같은 경우는 비판을 하더군요.

    • Periskop 홈지기 2007/06/04 08: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독일연방군이 재건될 당시에 가장 정치색의 영향을 덜 받고 많은 군인들이 복직된 곳이 역시 해군이었습니다. 육군과 공군에게 천대받던 해군이니 정치적 이미지도 쉽게 탈색이 가능했죠. 게다가 구 독일해군의 불균형한 병과구조상 항해병과 중에서도 잠수함 쪽이 전후 재건의 중추가 되었으니, 연방군 군인들 사이에서도 성가가 높았지요. 그러나 개인적으로 보기에 되니츠의 정치적 행보는 단순히 군인으로의 의무를 다했다고 봐주기에는 너무 깊히 발을 담궜습니다. 복역도 그만큼 오래 했지만 후세의 비판적 고찰의 대상이라는 점에는 동의합니다.

  3. shrike 2007/06/03 18: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치적으로 볼때 되니츠도 롬멜과 별로 다를바 없는 인물이라 보여집니다.
    그리고.. 사실 이순신장군도 똑같지 않을까요?

    뭔가 저러한 정치에 관심없는 순결하고 고결한 군인의 이미지는 지금 우리사회에서도 여전히 숭배되는 대상입니다. 롬멜의 찬양에는 이런 우리 사회의 기반 영향도 있다는걸 덧붙혀보고 싶네요.

    • Periskop 홈지기 2007/06/04 09:15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순신 장군이라,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저도 말을 하기 엄청 꺼려지는 것이 역시 500년이 지나고도 말을 잘못 꺼냈다가는 개싸움나기 쉬운 주제여서겠지요? 저는 역시 먼 나라 이야기 자연스럽게 하다가 우회적으로 깨달음을 얻을 수 있게 풀어나가는 쪽이 좋습니다.^^
      어쨌거나 60년 전 독일과 500년 전 조선이 비슷한 이미지가 있다면, 그만큼 독일이 군과 정치가 밀접하게 결합된 구 체제를 오랫동안 갖고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朴祖 연간과는 또 다른 방향으로 이순신 장군이 주목받는 현상도 시대와 국경을 넘어 생각해보면 참으로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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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다시피 요즘은 칸 영화제(Festival de Cannes) 기간이다. 우리 나라 언론에서야 주구장창 아웃사이더 김기덕 감독과 속세에서 귀환한 이창동 감독 이야기만 줄줄 나오고 있지만, 영화제 홈페이지프로그램을 잘 보면 2차 세계대전사 팬의 눈을 끄는 작품이 하나 있다. 이번 official selection 작품들 가운데 특별 상영작(special screenings) 항목을 보면 나오는 『THE WAR』가 그것이다.

Ken Burns

얼핏 보면 전쟁 픽션인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 감독 이름을 보면 잘못된 생각임이 파팍! 스치게 된다. 감독을 맡은 켄 번즈(Ken Burns)는 아는 분도 있겠지만, 미국에서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이름을 날리는 사람 중의 한 명이다. 1990년에 미국내전(남북전쟁)을 다룬 11시간 짜리 미니시리즈 다큐멘터리 『The Civil War』로 에미 상을 받으면서 다큐멘터리 물도 얼마나 극적인 요소를 살리며 상업적으로도 성공할 수 있는지 보여준 바 있다. 그의 장중하면서도 흡인력 있는 다큐멘터리가 결국 올해 2007년 그 눈을 2차 세계대전으로 돌렸으니, 그것이 바로 『THE WAR』인 것이다.

아주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이 『THE WAR』는 올해 9월, 미국 PBS에서 방영될 예정인 7부작(14시간) 미니시리즈 다큐멘터리이다. 내용은 미군의 2차 세계대전 참전기를 다루는데, 미국 내 4개 마을을 방문하여 해당 지역에 생존하고 있는 평범한 베테랑들의 회고 속에서 전쟁의 이상과 현실을 조명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 이야기만 들어서는 뭐 그저 그런 다큐멘터리가 아닌가 하는 인상을 줄지 모르지만, 켄 번즈의 전작들을 보셨던 분들이라면 이것만으로도 충분한 기대가 밀려옴에 공감하실 수 있을 것이다. 감독의 치밀한 자료조사 수완과 영상과 음악을 적절히 배합하는 능력은 사실적 감동을 잘 자아내어왔기 때문이다. 아직 켄 번즈의 작품들을 접하지 못했던 분이라면 부족하지만 현재 공개된 시리즈 홈페이지의 짤막한 예고편이라도 보시기를 바란다.

사실 필자도 다큐멘터리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그렇게 기를 쓰고 찾아보는 스타일은 아니어서 일찍부터 이 작품에 주목하지는 못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에 대해 알게 된 것은 뉴스위크 지를 보다가 관련 논란에 대한 기사를 봤기 때문이었다. 해당 기사를 보면 알겠지만, 논란은 이 다큐멘터리에 참여한 참전 용사들의 인종 문제에서 비롯되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이 작품에서는 4개 마을의 참전 용사들을 인터뷰했는데, 공교롭게도 이들 가운데 라티노(히스패닉)가 한 명도 없었던 것이다. 이에 미국 내 히스패닉 단체들은 자신들도 얼마나 많은 장병들이 참전했는데 인터뷰 한 꼭지도 실리지 못했냐고 거세게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감독은 그게 의도적인게 아니라 해당 지역에서 히스패닉계 참전 용사들이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득이 빠진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히스패닉 단체들은 그럼 자신들에게 의뢰해서 섭외받았어야 하지 않느냐 등등 수긍하지 못하고 계속 반발했다나.

결국 사태는 감독이 추가로 히스패닉계 참전 용사들의 인터뷰를 따서 조금 끼워 넣는 선에서 재편집한 판을 방영하기로 하면서 정리가 되고 있다고 한다. 애초에 원래 편집판에는 아프리카계(흑인)이나 아시아계 참전 용사들이 포함이 되어 있었던 걸로 보아 히스패닉에 대해 특별하게 차별할 의도는 없었다는 감독의 설명이 맞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다만 그냥 넘어갈 수도 있을 법한 일이 이렇게 확대되는 것을 보면, 미국인들에게 2차 세계대전이란 역시 어떤 민족집단도 한 자리 빠지기 싫은 영광의 기억(?)으로 새겨져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베트남전 다큐멘터리를 찍었어도 과연 히스패닉 단체들이 자기들은 왜 빠졌느냐고 항변했을런지. 여하튼 미국이나 러시아에서 나오는 2차 세계대전의 기록들은 세계를 구원했다는 그들의 미묘한 자부심을 꼭 헤아려줘야 제대로 읽히는 법이다. 근데 이제 좀 그만 울궈먹을 수 없나?

여하튼 논란에 상관 없이 『THE WAR』는 기대작임이 분명하다. 감독의 성격상 마이클 무어만큼은 아니더라도 미국 만만세 자세로 나오지는 않았을테니, 올 9월에 어떤 모습으로 2차 세계대전사 팬들을 즐겁게 해 줄지 기다리며 영어 리스닝 연습이나 더 해놓도록 하자. 그나저나 어서 일을 끝내고 야반 미드 삼매경 모드로 전환해야 할텐데……

2007/05/22 08:36 2007/05/22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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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ㅎㅎ 2007/05/22 23: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히스패닉 단체들 정말 어이없군요..PC운동의 부작용인가..한국인들도 참전했는데 왜 안나오냐고 항의나 해보죠..

    • Periskop 홈지기 2007/05/29 08:42  댓글주소  수정/삭제

      앞으로 히스패닉 단체들의 목소리가 더더욱 커질텐데 미국의 정체성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 지도 참 궁금합니다. 그렇다고 과연 히스패닉이 얼마나 주류로 편입할 수 있을런지?

  2. 아텐보로 2007/05/25 19: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야반미드삼매경.....
    홈지기님도 미드의 바다에 빠지셨나보군요.
    전 지금 스푹스 보는중인데 이것도 꽤 괜찮은것 같....(딴소리만 주절주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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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바닥에서 독일군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2차 저작에서 벗어나 원사료까지 손을 뻗쳐 보려는 유혹에 사로잡힐 때 쉽게 시작하는 시리즈가 몇 개 있다. 대표적으로 페리스코프 포럼에 윤시원 님이 소개해주신 적이 있는 『Kriegstagebuch des OKW』의 경우가 그러한데, 막대한 텍스트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내가 속아 사는게 아닌가 갸웃거리게 만들 정도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아직도 인터넷에서는 8권 6500페이지가 넘는 이 저작을 20유로도 안 되는 가격 — 물론 배송료가 더 비쌀 수 있다 — 에 구할 수 있으니 말이다.

Die Berichte des OKW

최근 입수된 자료 중에도 그런 물건이 하나 있었다. 이름하여 『Die Berichte des Oberkommandos der Wehrmacht(독일 국방군 총사령부 공보)』 — 쉽게 이야기하면 대전 중 전황에 대해 독일 국방군 총사령부가 매일 만들어 뿌린 '보도자료'이다. 제목에서도 느끼겠지만 사실 당대의 대국민용 자료가 일반적인 전쟁사 팬에게 큰 매력이 있을 것을 기대하기는 좀 그렇다. 전시에 보도관제가 심한 시기에 나온 자료라는게 부정적인 측면은 이미 한 번 다 걸러내고 되도록 좋은 소리만 실어놨음은 안 봐도 뻔한 것 아니겠는가. 대부분 잘 정리된, 정설의 역사를 읽고 싶어하는 입장에서 괜시리 이런 자료는 잘못 받아들였다가는 혼란만 가중될 것이다.

그럼에도 이것을 지른 이유는 순전히 가격 때문이다. 새책 5권 1질 세트에, 총 2339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인데도 가격은 단돈 20유로. 송료까지 모두 해도 4만원 정도에 불과하니 이 역시 거의 거저라고 할 수 있다. 뭔가 당장 딱히 필요가 없어 보여도 언제 시장에서 씨가 마를지 모른다는 강박관념에 일단 주문 클릭. 그 후 바쁜 일상 속에 잊어버리고 있던 차에 지난 주에 배달되어 온 큼지막한 박스와 내용물은 적어도 가격 면에서는 기대 이상이다. 내용이 사진 한 장 없는 밋밋한 텍스트로 빽빽하게 채워져있다고 해도, 종이 질도 좋지 않고 페이퍼백인 『KTB des OKW』와는 달리 탄탄한 하드커버에 종이도 바랠 염려는 거의 없는 1급 미색지이니 말이다.

내용은 뭐 딱 예상한 수준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교보문고에서 관보 들추던 기억이 사르륵 난다고나 할까, 어느 전선에서 어느 부대가 용전분투하고 있다는 건조한 내용들이 한눈에 봐도 적당히 편집되어 일기처럼 주욱 열거되어 있다. 그냥 봐서는 좀체로 별다른 감흥을 느끼기 힘든 밋밋함으로 이어지는 두툼한 자료집일 따름이다.

다만, 읽다 보니 의외의 유용한 구석이 드러나기는 한다. 첫째로, 이 시리즈는 자료집의 기능에 충실하게 색인을 꼼꼼히 잘 달아놨다. 지역, 인명, 부대별로 색인이 착착 나와 있어 윤색된 공보임을 감안해도 특정 부대나 지역, 인물이 어느 때 독일측의 주목을 끌었는지 찾기 쉽게 되어 있다. 둘째로, 웬만큼 2차 세계대전사의 흐름을 따라잡고 있는 사람이라면 공보의 독특한 서사 방식도 재미있는 음미의 대상이 될듯 싶었다. 필자도 가끔 보도자료를 만들면서 실체적 진실을 어떻게 잘 다듬고 걸러내어 간결하게 받아들이기 좋은 정보를 줄까 고민하고는 한다. 마찬가지로 이 시리즈의 행간을 읽다 보면 당대의 OKW 공보관은 어떤 기분으로 그런 일을 했을지 슬쩍 보이는 것 같아 은근히 재밌는 구석이 드러난다.

이러한 부류에서 자료의 가치로 치면야 필자가 본 중 최고의 자료집은 Biblio Verlag에서 20년 전쯤에 나왔던 『Die geheimen Tagesberichte der deutschen Wehrmachtsführung im Zweiten Weltkrieg(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국방군 지휘부의 비밀일지)』 시리즈가 있긴 하다. 제목에서도 나오듯이 대외 공표용 공보가 아니라 국방군 내부용 자료여서 좀 더 정확한 내용들이 담겨 있고, 각종 전황도도 제대로 영인을 떠 놔서 눈이 돌아가는 시리즈이기는 하지만 1질 13권에 거의 100만 원이 넘는 가격을 어찌 하랴 — 필자는 몇 년 전 이 시리즈 중 단 1권을 사고서 여태 다른 권을 채워넣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Die Berichte des OKW』는 그리 맛은 없더라도 넉넉치 못한 2차 세계대전사 팬에게 저렴한 가격에 위안을 줄 만한 대용 커피 정도의 효용은 있지 않을까. 침대에서 책을 응시하며 칡뿌리 씹듯 진액이 나오리라고 뇌내난류를 불러 일으키다가 보면, 역시 이 짓도 결코 쉽게 권하고 싶지 않은 악취미임이 분명하다. 인샬라.

2007/05/21 16:00 2007/05/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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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슈타인호프 2007/05/22 01: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등학교 독일어 시간에라도 잠자지 말고 제대로 들어둘 걸 그랬다고 여기 들어올 때마다 후회하게 되는군요 ㅠㅠ

  2. 우마왕 2007/05/30 20: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Die geheimen Tagesberichte der deutschen Wehrmachtsführung im Zweiten Weltkrieg는 2권까지 사고 헉스한 가격에 아직 이빨을 못 채우는 그놈이군요... 아직도 가야할 길은 멀고도 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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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사를 들여다볼 때 옆에 끼고 심심풀이 레퍼런스로 삼기 좋은 책 가운데 『The Oxford Companion to World War II』가 있다. 2차 세계대전과 관련된 다양한 항목들이 알파벳 순으로 1000페이지가 넘는 분량에 정리되어 있는데, 항목 선정 기준이 가끔 모호해도 대부분 하나하나 꽤나 튼실한 정보를 담고 있다. 책을 읽어 내려가다가 막히는 부분이 생긴다든지 잡다한 지식의 욕구가 끓어넘칠 때 펴보면 괜찮은 책이라 할 수 있다.

The Oxford Companion to WW2

이 책은 필자가 예전에 추천도서로 소개한 적도 있고, 국내에도 입소문이 제법 나서 이미 소장하고 계신 분들이 많을 것으로 여겨진다. 현재 중고시장에 저렴한 페이퍼백이 굉장히 많은 물량 돌고 있는데다가, 제작년에 재판을 찍어 새 책도 구하기 쉬우니 구할 마음이 있었다면 못 구할리는 없었으리라. 그래도 행여나 이 책을 장만해야지 하다가 아직껏 장만하지 못한 분들이 있다면? 이런 분들에게 꼭 맞는 좋은 기회가 생긴 듯 하다. 이름하여 Oxford Spring Sale 2007로 옥스퍼드 대학 출판부에서 2007년 봄맞이 할인판매를 하고 있는 것이다.

Oxford Spring Sale 2007 행사 홈페이지

여기 보면 정가 75달러이던 『The Oxford Companion to World War II』 2005년 신판 하드커버를 30달러에 팔고 있다. 해외주문은 우송료 10달러가 붙으므로, 40달러에 구할 수 있는 셈이다. 이 책은 워낙 무거워서 중고시장에서 저렴하게 입수해도 우송료가 턱없이 많이 붙는걸 생각하면 그만한 메리트가 있는 가격이라고 보인다. (물론 페이퍼백에 만족하실 분들이라면 예스24나 교보문고 등을 통해 3만원이면 입수가 가능하다.)

사실 필자는 이 책보다도 다른 할인판매 서적들에 눈길이 간다. 애서가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책 말고도 Oxford University Press에서 나온 『The Oxford Companion to...』 시리즈는 전체의 한 권 한 권이 모두 해당 주제에 대해 사전식으로 다양한 내용을 충실하게 정리해놓은 좋은 책들이다. 필자도 몇 번 좋은 인상을 받고서 관심있는 주제에 대한 Oxford Companion들을 조금씩 사 모으고 있는데, 이 책 이외에도 Oxford Companion 시리즈 20여 권이 할인판매 리스트에 올라와있다. 최근에 벼르고 있었던 『The Oxford Companion to Wine (3rd ed.)』을 내심 기대했으나 작년 말에 나온 책이 벌써 할인 대상이 되기는 역시 무리다. 대신에 『The Oxford Companion to the Mind』를 장바구니에 담고, 싼 맛에 『The Oxford Companion to American Military History』까지 손을 뻗쳤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군사사 분야에 한정한다면 괜찮은 게 몇 권 없어 보여도, 관심사를 넓혀 들여다 보면 50~70% 이상 할인하는 탐나는 물건들이 꽤 눈에 뜨여 갈등의 연속. 결국 아마존에 비해서도 월등한 할인률과 저렴한 배송료라는 매력의 협격공세로 예정에도 없이 이것저것 x권을 충동구매하고 말았다......

세일 기간에 물건 내지르라고 꼬드기는 것 같아 참으로 팔불출스러운 행동이지만, 어쩌겠나. 방문객 여러분들은 그저 하나의 비영리 공익(?) 정보로 알아서 취사선택하시고, 행여나 나중에 필자를 원망하지는 마시기 바랄 따름이다.

2007/05/17 00:20 2007/05/17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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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윤민혁 2007/05/17 01: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강력한 낚시입니다 orz

  2. NOT DiGITAL 2007/05/17 12: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결국 어젯밤에 글을 보자마자 주문했습니다.(먼산)

    NOT DiGITAL

  3. panzerschreck 2007/05/21 09: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번 좋은 책들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4. 하얀까마귀 2007/05/25 02: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뽐뿌의 폭풍이군요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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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인적인 업무 프로젝트 마무리 관계로 정신이 없어 페리스코프 관리가 뒷전으로 미뤄진 상태다. 주중 내내 하루 3시간을 제대로 못자는 실정이니 블로그 열려다가도 고개가 풀썩 떨어지기 일쑤다. 언제나 일이란게 연속적으로 순탄히 풀려가면 좋으련만, 꼭 연구 관련 일들은 초읽기에 몰려야 폭풍과 같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힘겹게 나아가니...... -_- 아마도 금주 주말까지는 이런 상태가 이어질텐데 블로거 제현들의 하해와 같은 너그러움을 바랄 따름이다.

그 와중에도 지난 달 주문한 책들이 차곡차곡 쌓여 또 침대 옆으로 한 무더기가 되었다. 러시아책들이 들어올 때는 책의 원가 자체가 워낙 싸니 좀 무덤덤했는데, 독일책들이 들어오기 시작하자 갑자기 기회비용이 휙휙 뇌리를 스치며 가끔 심난해진다. 아마 이번 달까지도 밀린 주문량이 순차적으로 들어올테니 카드 대금 청구 메일을 볼 때까지는 마음의 평정을 찾도록 노력해야겠다. 여전히 다들 통독은 못 해봤지만 침대머리에서 휘리릭 훑어보기만 한 감상만이라도 계속 적어나가보자.

이번에 들어온 책 중에 "물건"이라고 할 만한 것들이 꽤 있는데, 그중 하나가 오늘 이야기해볼 『Die deutsche Fallscirmtruppe(독일 공수병과)』 3부작이다. 사실 이걸 지르게 된 계기는 지난 번에 포럼에 슈타인호프 님의 베르코르 강습작전에 대한 질문에 답해드린 일이었다. 여기저기 짜집기로 답을 올리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필자의 서가에 독일 공수부대에 대해 잘 정리된 책이 별로 없지 않은가. 물론 돈도 별로 없는 학생 시절이 엊그제였으니 병과나 사단 수준으로 달리 계획적으로 책을 사 모으고 할 여력도 사실 없었다. 육군 전투사 위주로 모은다, 한때는 사단사 위주로 모은다고 마음이야 갖가지로 잡아봤지만 물건이 눈 앞에 보여도 지름신을 영접할 공물이 없으니 공염불이었을 따름. 잡히는 대로 형편껏 모으다 보니 공수부대에 대한 이야기는 갖가지 전투사 중간중간에 묻힌게 태반이다.

그 바람에 무턱대고 그간 봐뒀던 Mittler & Sohn의 공수병과 3부작을 아마존(.de)의 희망바구니(Gespeicherte Artikel - für einen späteren Einkauf)에서 장바구니로 쓸어담고 계산대로 직행(zur Kasse)...... 이 3부작은 피상적인 정보로도 체계가 잘 갖춰져있을 것 같다는 기대를 가졌었기 때문이었다. 이 3부작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발행 순서대로):

  1. Die deutsche Fallschirmtruppe 1942-1945: Einsätze auf den Kriegsschauplätzen im Süden (2006)
    이 책은 시리즈 첫 번째로 원래 1998년에 나왔는데 3부작 진용이 갖춰지면서 작년에 증보 2판을 찍었다. 제목 그대로 남부전구(북아프리카, 이탈리아)에서의 독일 공수병과의 작전을 다루고 있다.
  2. Die deutsche Fallschirmtruppe 1942-1945: Einsätze auf den Kriegsschauplätzen im Osten und Westen (2001)
    이 책은 시리즈 두 번째로 나온 책이다. 제목 그대로 동부전구(소련)와 서부전구(프랑스 등)에서의 독일 공수병과의 작전을 다루고 있다. 여기까지 두 권은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공수병과 퇴역군인인 한스-마르틴 슈팀펠(Hans-Martin Stimpel) 씨가 썼다.
  3. Die deutsche Fallschirmtruppe 1936-1941: Ihr Aufbau und ihr Einsatz in den ersten Feldzügen der Wehrmacht (2004)
    이 책은 시리즈 세 번째이며, 저자가 칼-하인츠 골라(Karl-Heinz Golla) 씨로 바뀌었다. 이 분은 전후 독일연방군 공수병과에서 복무한 참모장교 출신의 퇴역군인이다. 다시 말해 공수병과 선배의 작업을 이어 후배가 쓴 책이 되겠다. 부제처럼 독일 공수병과 창설과 폴란드전역, 서부전역, 그리고 크레타 침공작전을 다루고 있다.
Band 1

시리즈 1권

Band 2

시리즈 2권

Band 3

시리즈 3권

주문할 때는 몰랐는데 막상 받고 보니 부피와 무게만으로도 꽤나 강한 인상을 주는 책이다. 3권 합쳐 1700페이지가 되지 않는 분량인데 종이 두께도 제법 되어 서가에 꽂고 보면 존재감은 3000페이지는 되는 것 같다. 행여 그럴 분은 없겠지만 서가를 인테리어 용으로 꾸미는 분들에게도 나름의 값어치는 할 것 같다.

그 다음 책장을 넘기며 흠칫 놀란 것은 추천사를 MGFA(독일연방군 군사사연구소) 소장이 써줬다는 점이었다. 간단히 읽어보며 정황을 파악해보니 이 작품은 현역 독일연방군 공수병과와 MGFA의 지원 하에 나온 저작이다. MGFA의 공식 저작은 아니지만 충분한 협조 하에 쓰인 저작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크게 불러 일으킬만한 대목이다. 그 기대에 부응하여 내용 또한 병과 단위의 전시 이력을 설명함에 있어 표준적인 포맷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시기별, 전역별로 죽 훑어가며 해당 전투에 참여한 공수병과 소속 부대들의 활약을 그려내고 있으며, 상세한 수준은 아니어도 기본적인 내용들은 잘 정리되어 있다. 1권에서는 당연히 시칠리아, 몬테 카시노, 안치오 등에서 선보인 녹색 악마들의 이력이 인상적이며, 2권도 동부전선과 노르망디 전역에 걸쳐 수많은 참전부대 가운데 종적을 찾기도 힘들었던 공수병과 부대들을 콕 집어 기술해 놓으니 인상적이었다. 3권의 경우는 저자가 바뀌면서 스타일도 좀 달라지는데, 필자는 이쪽 스타일이 더 마음에 들었다. 1940년 프랑스전역 초기에 특수작전에 투입된 공수부대의 활약상을 꼼꼼히 짚어 놓아 일목요연하게 정리도 잘 되고, 1941년 크레타 공수작전은 상당한 분량을 할애해 상세히 설명하여 상당한 도움이 될 것 같다.

국내에도 최근에 독일 공수부대와 관련하여 "Hitler's Sky Warrior(히틀러의 하늘의 전사들)" 같은 책들이 번역, 출간되면서 미공개 사진들이 많다고 홍보를 하지만, 한국 실정에 부족한 것은 사진이 아니라 텍스트이다. 그런 면에서 상대적으로 이 책은 사진은 극히 적고 텍스트의 만족도가 높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개별 전투사에서 다루는 수준만큼 부분부분 전황을 상세하게 설명하지는 않지만, 독일 공수병과에 관심을 갖고 그들의 족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싶은 분들에게는 매우 가치가 있는 책으로 여겨진다. 다만 권말에 첨부된 작전 요도같은 경우 1, 2권에 나온 지도들이 너무 개략적으로 그려져 조금 아쉽기는 하다. 그래도 가장 최근에 나온 3권은 꽤 괜찮은 크레타 전투의 요도들이 들어 있어 위안을 주니 역시 후생가외(後生可畏)가 들어맞는 사례일까? 아무튼 독일 공수부대의 열혈 팬이라면 자료용으로건 장식용으로건 괜찮은 책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첨언하자면 이 시리즈에는 조만간 예정에도 없던(?) 4권이 나올 것 같다. 이번에는 전투이력 측면이 아닌 조직력과 지휘 측면을 다루는 것 같으며 제목이 『Die deutsche Fallschirmtruppe 1936-1945: Führung in der deutschen Fallschirmtruppe und der Korpsgeist der Fallschirmjäger (독일 공수병과의 지휘와 낙하산엽병들의 부대정신)』이다. 아마 여기까지 나오면 정말 멋진 독일군 공수부대에 대한 시리즈가 완성되지 않을까.

2007/05/14 08:54 2007/05/14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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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길 잃은 어린양 2007/05/14 12: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insätze auf den Kriegsschauplätzen im Osten und Westen는 서부전선과 동부전선을 모두 다루다 보니 Einsätze auf den Kriegsschauplätzen im Süden보다는 약간 불만이었습니다. 아예 동부전선과 서부전선을 분리해서 두권으로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본문에 비해서 지도도 약간 부족하다는 느낌도 강했고요.

    그래도 뭔가 엉성한 개설서들을 보다가 이걸 접하니 "이야! 굉장한걸!"하는 감탄사가 저절로 나오더군요.

    • Periskop 홈지기 2007/05/18 10:10  댓글주소  수정/삭제

      역시 벌써 갖고 계셨군요. 책에 대해서는 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만 도리가 없지요. 요즘은 문득 산악병과에 대해 단권이 아니라 이 정도로 정리된 책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2. 윤민혁 2007/05/14 18: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독일 공수부대 관련으로 멋진 책이 나왔군요. 소개글 문맥으로 볼 때 아직 영어판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만... -_-;


    영어도 제대로 못 하는데, 독일어마저 공부해야 하는 건가. orz

  3. 슈타인호프 2007/05/16 23: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진 책인 것 같네요. 사실 저도 사진은 별 관심 없고 텍스트로 내용을 채운 책을 더 좋아하는지라...제 질문 때문에 새 책을 사셨다니, 앞으로도 많은 질문을 올려야겠습니다^^;

  4. Wenck 2007/06/04 12: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터넷에서 제 정보를 뒤지다 우연히 이 사이트를 새로 여신 것을 알았습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폴크마르 퀸의 개략적인 소개서만으로 공수병과를 접한지라 이 책들에 기대가 컸었는데, 저 역시 첫 두 권이 지도가 부족하여 상당히 불만이었습니다. 결국은 다른 책의 지도들을 들쳐보아야하더군요.

    2권의 내용이었을텐데, 공수병들의 군기와 지휘관들의 정치관들을 잠시 다루는 것에서는 적어도 저로서는 아주 새롭고 놀라운 이야기로 받아들여졌었습니다. 아마 독자들 가운데 그런 인상을 받은 사람이 적지 않아서일까요, 4권이 바로 그 내용을 담을 것이라니 기대가 됩니다...

    지금 amazon.de를 보니 4권의 부제가 바뀌어있더군요. Korpsgeist가 아니라 Sebstverständnis인데, 이쪽이 제가 기대하는 내용인 것 같습니다.

    • Periskop 홈지기 2007/06/04 20:03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런, 남 교수님께서 재개장을 알고 계신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군요. 진작에 연락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앞으로도 종종 찾아주셔서 좋은 말씀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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