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군의 제2차 세바스토폴 전투 — 철갑상어낚시(Störfang) 작전은 독-소 양측에게 숱한 전설을 남긴 전투지만 그 중에서도 일반 전사 팬들에게 강렬하게 남는 인상이라면 독일군의 공세로서는 유별나게도 대규모의 포병화력이 집중된 전투였다는 점일 것이다. 소련군이야 이후 1944-45년의 대규모 공세를 개시할 때마다 과장을 보태어 언덕 하나를 깎아버릴 만큼의 무시무시한 포병화력을 종종 과시하였다지만, 포병의 규모가 그렇게 크지 못했던 독일군에서 그러한 전례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독일군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력히 요새화된 세바스토폴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가용한 최대한의 화력을 집중하여 최소한의 피해로 단시간 내에 작전을 종결지을 필요가 있었다. 전면적인 하계공세가 임박한 시점에서 제11군이 조속히 거추장스러운 세바스토폴을 함락시켜야만 타만 반도를 거쳐 캅카즈로의 공세에 참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12구경 305㎜ 연장포탑을 갖춘 막심 고리끼 1, 2호 포대 — 이 명칭은 독일군이 붙인 것으로 소련측의 공식 명칭은 각각 제30, 35번 해안포대(Башенные батареи)였다 — 를 포함하여 645문의 각종 야포와 2000여 문 이상의 박격포로 무장한 세바스토폴의 방어망을 정면으로 깨기 위해 OKH는 독일육군의 포병 화력을 싹싹 긁어모아 제11군에 할당하게 되었다. 특히 2차 세계대전 초에 마지노선 돌파가 너무 어이없이 쉽게 이뤄지는 바람에 제대로 써먹을 일이 없었던 각종 공성포들이 총동원되어, 세바스토폴은 사실상 20세기의 대규모 공성포들의 마지막 실전현장이 되었다.

독일군은 포병부대 지휘에 있어 별도의 포병지휘부를 두고 있었는데, 흔히 사단급 작전에서는 예하 포병연대장이 Artillerieführer(Arfü)라는 이름으로 화력지원업무를 총괄하였고, 군단급 작전에서 예하의 사단포병들과 추가로 배속된 독립포병부대에 대해서는 Artillerie-Kommandeur(Arko)라는 별도의 포병지휘부가 이 업무를 맡았다. 그리고 이 세바스토폴 전투와 같이 야전군급 이상의 대규모 화력통제에는 Höhere Artillerie-Kommandeur(HArko)라는 상급포병지휘부가 별도로 배속되었다. 세바스토폴 전투에서 제11군의 주공은 세베르나야 만 북부 강력한 요새지대 공략을 맡은 제54 군단 쪽이었으므로 이 군단의 공세 지원을 위해 독일군 포병의 대부분이 동원되었으며, 이들 포병을 총괄하는 임무는 제306 상급포병지휘부(HArko 306)에 주어졌다. 이 포병지휘부 사령관은 요하네스 추커토르트(J. Zukertort) 중장1이 맡고 있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적은 전력이 투입된 남동부지구 방어선 공략을 맡은 제30 군단과 루마니아군에는 그만큼 적은 수의 포병만이 공격을 지원했으며, 그 부대들의 지휘는 제30 군단의 Arko였던 오스트리아 출신의 로베르트 마르티네크(R. Martinek) 중장이 맡았다.

Martinek

R. 마르티네크 중장

Zukertort

J. 추커토르트 중장

이들 크게 2개 포병지휘부 예하로 세바스토폴 공략을 위해 배속된 독일군 포병부대의 총 화력은 야포 600여 문에 방사포(네벨베르퍼)가 다연장인 점까지 고려하여 대략 1300여 개에 이르는 포열이 35㎞의 전선에 걸쳐 세바스토폴 요새를 향해 포탄과 로켓탄을 날릴 준비를 갖춘 셈이었다. 평균잡아 ㎞당 40여 문의 화력이었고, 상당수가 북쪽 공격정면에 할당되었다는 점까지 고려한다면 공격하는 독일군 측이 집결시킨 화력규모가 엄청난 것이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을 좀더 자세히 구분해보면 대략 아래와 같은 구성이었다:

  • 66개 경(輕)포대(le.Bttr.): 주로 10.5㎝ 경야전곡사포(leFH) 장비
  • 81개 중(重)포대(s.Bttr.) 및 최중(最重)포대(schwerste Bttr.): 15㎝ 중야전곡사포(sFH) 장비 포대가 주력이었고, 구경 10㎝ 이상의 장포신곡사포(Kanone) 및 구경 15㎝ 이상의 각종 곡사포, 열차포, 구포(臼砲, Mörser) 등을 장비
  • 24개 방사포대(Nebelwerfer Bttr.): 주로 15㎝ 41형 네벨베르퍼(NbW 41) 장비
  • 3개 돌격포대대(StuG.Abt.): 3호 돌격포(StuG III) 장비
  • 17개 중(重)대공포대(s.Flak-Bttr.): 88㎜ 대공포(Flak) 장비
  • 3개 포병관측대대(Beobachtungs-Abteilung)
  • 루마니아군 소속으로 22개 경포대, 12개 중포대

이하에서는 이들 중에서 leFH 18이나 sFH 18을 장비한 보통의 사단포병들 이외에 HArko 306 직속으로 추가 배속된 독립포병부대들과 그 장비들에 대해 설명하기로 한다. (방사포부대, 돌격포부대, 대공포부대 등은 일단 제외하였다.)

II./Artl.Rgt.54 (15㎝ sFH 18 장비)

제54 포병연대 2대대는 너무나도 유명한 독일육군의 주력 중포이던 15㎝ 구경의 18형 중야전곡사포를 운용하는 부대였다. 이 야포는 포 중량 5412㎏, 포열길이 4.44m, 포구초속 620㎧으로 43.5㎏ 고폭탄을 최대 13,325m까지 쏘아보낼 수 있었으나 다른 열강들의 동급 화포에 비해서 그리 인상적인 성능은 아니었다. 이 대대는 당시 3개 포대에 10문을 보유한 채로 세바스토폴 전투에 투입되었다.

  • 1개 (차량화) 본부중대
  • 3개 (차량화) 포대: 각 15㎝ sFH 18 4문(1개 포대는 2문 결여)
  • 1개 (차량화) 탄약수송대: 수송능력 39t
15cm sFH 18

I./Artl.Rgt.77 (15㎝ sFH 37(t) 장비)

제77 포병연대 1대대는 체코 병합 당시에 편입된 체코 스코다 사 제품이던 15㎝ 구경의 37형 중야전곡사포를 운용하는 부대였다. 이 부대는 처음에는 독일제 중야전곡사포 15㎝ sFH 18을 운용하였으나 점차 일선 사단포병에서 이 포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노획장비 및 구식장비로 교체되어갔다. 이 스코다 사의 15㎝ sFH 37(t)는 병합 이전 체코군의 신예 주력야포 중의 하나였으며 포 중량 5230㎏, 포열길이 3.6m, 포구초속 580㎧으로 42㎏ 고폭탄을 최대 15,750m까지 쏘아보낼 수 있는 성능을 가지고 있었다. 1939년 기준으로 독일군은 1118문을 보유하여 독일제 18형 중야전곡사포에 버금갈 정도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이후 점차적으로 독일제 포들의 배치가 늘어나면서 교체되고 있던 차였다. 이 대대는 2개 포대 8문을 보유한 채로 세바스토폴 전투에 투입되었다.

  • 1개 (차량화) 본부중대
  • 2개 (차량화) 포대: 각 15㎝ sFH 37(t) 4문, 경기관총 2정
  • 1개 경탄약수송대: 수송능력 20t
15cm sFH 37(t)

III./Artl.Rgt.111 (15㎝ sFH 18 장비)

제111 포병연대 3대대는 앞서 소개한 15㎝ 구경의 18형 중야전곡사포를 운용하는 부대였다. 이 부대 또한 앞서 소개한 제77 포병연대 1대대와 마찬가지로 이후 18형 중야전곡사포를 일선 사단포병들로 넘기고 구식장비로 교체될 예정이었다. 대대는 당시 2개 포대 7문을 보유한 채로 세바스토폴 전투에 투입되었다.

  • 1개 (차량화) 본부중대
  • 2개 (차량화) 포대: 각 15㎝ sFH 18 4문(이중 1문 결여), 경기관총 2정
  • 1개 경탄약수송대: 수송능력 24t

Artl.Bttr.458 (42㎝ Haubitze(t) 장비)

제458 포병포대는 대단히 희귀한 화포 중의 하나인 체코 스코다제 42㎝ 곡사포를 장비하고 있었다. 독일군의 유명한 42㎝ 감마(Gamma) 구포만큼 유명하지는 않지만 이 부대만이 독일군 전군에서 유일하게 이 포 1문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세바스토폴 전투에서도 나름의 활약을 하였다. 포 중량은 105톤에 이르렀고 포열길이 6.29m에 최대사정은 14,100m였다. [단, 이 부대가 포대였는지 대대였는지 문헌마다 다소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일부 문헌에서는 Haub.Abt.458이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신빙성이 떨어져서 일단은 포대 쪽이라고 작성해놓았다.]

42cm Haub(t)

Artl.Bttr.459 (42㎝ Gamma-Mörser 장비)

제459 포병포대는 1차 세계대전 당시 명성을 떨쳤던 감마(Gamma) 구포를 운용하는 부대였다. 독일은 이 포를 배치할 생각이 없었으나 프랑스와의 전쟁위기가 고조되면서 1차 세계대전 때 이후 퇴역한 채 고이 보관되어 있던 1문을 1939년 12월 일부 개수하여 전선에 배치한다. 그래서 이 부대가 독일군 전군에서 이 포 1문을 보유한 유일한 부대였다. 포 중량은 140톤에 이르렀고 포열길이 6.72m에, 포구초속 220㎧으로 1톤 짜리 포탄을 최대사정 14,200m로 쏘아보낼 수 있었다.

  • 1개 (차량화) 중대본부
  • 1개 (차량화) 포대: 42㎝ Gamma-Mörser 1문, 경기관총 2정
42cm Mrs

Artl.Bttr.502 (17㎝ K 18 i. ML. 장비)

제502 포병포대는 당시로서는 최신예 야포 중의 하나인 17㎝ 구경의 18형 장포신곡사포를 운용하는 부대였다. 이 포는 독일군 중포병대의 새로운 장비요구에 따라 대전 이전부터 개발에 착수, 21㎝ 구경의 18형 구포와 병행하여 개발되어 1941년부터 생산에 들어가 1942년 중반에는 아직 거의 배치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 포의 제식명 뒤에 붙은 i. ML.은 "im Mörserlafette"의 약자로, 21㎝ 18형 구포와 동형의 포가에 올려놓았다는 뜻이다. 이 포가는 단거리 이동 시에는 바퀴를 붙인 채로 이동-사격이 가능했고, 장거리 이동 시에는 포가와 포열부를 완전히 분리하여 별도로 차량으로 운송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포는 같은 18형 명칭을 가진 10㎝, 15㎝ 장포신곡사포와 구분하기 위해 흔히 "Bleiglanz"라는 이름으로 불리웠다. 포 중량은 23,375㎏ (전투중량 17,510㎏), 포열길이 8.53m이었으며, 포구초속 925㎧으로 68㎏ 짜리 포탄을 최대사정 29,600m까지 쏘아보낼 수 있었다. 이 포대는 당시 3문을 장비하고 있었다. [단, 이 포대의 단대호가 정확한지 불분명하며, 심지어 실존여부도 다양한 문헌에서 검증되지는 못했다. 이 점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17cm K 18 i. ML.

schw.Artl.Abt.624 (21㎝ Mörser, 30.5㎝ Mörser 장비)

제624 중포병대대는 적어도 외형적으로는 상당히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는 부대로서, 독일의 대표적인 구형 중포인 21㎝와 30.5㎝ 구포를 장비하고 있었다. 이 부대가 운용하고 있던 21㎝ 구포는 1차 세계대전 중인 1916년에 배치된 것이었고, 1934-35년 중에 보유물량의 개수가 진행되어 2차 세계대전 개전 시에는 28문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 구형 21㎝ 구포는 흔히 "lange Mörser"로 불리웠는데 특성상 사정거리가 짧은 등의 문제가 많아서 세바스토폴 전투에서 마지막으로 대거 사용된 이후 점차 신형의 21㎝ 18형 구포에게 자리를 내어주게 된다. 포 중량은 7550㎏이었고, 포구초속 394㎧으로 120㎏ 짜리 포탄을 최대사정 10,200m까지 쏘아보낼 수 있었다.

그리고 30.5㎝ 구포 역시 1차 세계대전 때 쓰이던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스코다 사 제품으로 역시 일부 개수를 거쳐 실전에 투입된 것이었다. 이 포는 구경과 화력에 비해서는 이동이 용이한 편이어서 1차 세계대전 초기부터 마땅히 실전배치된 중포 전력이 부족하던 독일군이 대거 도입하여 사용한 전력이 있다. 이 대대는 결국 도합 3개 포대에 21㎝ 구포 9문, 30.5㎝ 6문을 장비하고 있었다.

  • 1개 (차량화) 본부중대
  • 3개 (차량화) 포대: 각 30.5㎝ Mrs 2문, 21㎝ Mrs 3문, 경기관총 2정
  • 3개 (차량화) 경탄약수송대: 수송능력 34t
  • 제624 (차량화) 경탄약수송대: 수송능력 48t
21cm Mrs.
30.5cm Mrs.

Artl.Bttr.628 (60㎝ Mörser "Karl" 장비)

이 제628 포병포대는 80㎝ 열차포 "Dora"만큼이나 유명한 60㎝ 자주구포 "Karl"을 운용하던 유명한 부대였다. 이 포는 자주포로는 사상 최대 규모라는 명성답게 무려 97톤의 무게에 포구초속 220㎧로 2180㎏ 짜리 포탄을 최대사정 4200m로 쏘아 보낼 수 있었다. 2톤이 넘는 포탄의 파괴력은 상당했으나 사정거리가 짧다는 문제 때문에 전투가 진척되어 주도권을 잡은 이후에 근접시켜 사용할 수밖에 없는 한계도 있었다. 세바스토폴 전투에서는 "Odin"과 "Thor"라는 별명을 가진 2문이 주로 활약했다.

60cm Mrs. "Karl"

schw.Artl.Abt.641 (35.5㎝ Haub.-Mörser 1, 30.5㎝ Mrs. 장비)

제641 중포병대대는 30.5㎝ 구포 이외에도 특이하게 35.5㎝ 1형 곡사구포를 1문 운용하고 있었다. 포 중량 123톤, 포열길이 10.27m에 포구초속 570㎧으로 575㎏짜리 포탄을 최대사정 20,850m까지 쏘아보낼 수 있던 이 강력한 포를 1문 장비한 유일한 부대이기도 했다.

  • 1개 (차량화) 본부중대
  • 2개 (차량화) 포대: 각 30.5㎝ Mrs 2문, 경기관총 2정
  • 1개 (차량화) 포대: 35.5㎝ Haub.-Mrs. 1 1문, 경기관총 2정
  • 2개 (차량화) 경탄약수송대: 수송능력 34t
  • 1개 (차량화) 경탄약수송대: 수송능력 20t

이 포의 실사장면은 최근에 윤시원 님의 블로그에 링크된 유튜브 동영상에서 확인했다. 이 동영상은 독일군이 예브파토리야(Евпатория) 상륙을 시도한 소련군을 격퇴시킨 장면부터, 세바스토폴 외곽에서 포위망을 압박해가는 장면을 담고 있다. 여기서 약 2분~1분 30초 남은 부분에 나오는 거포가 바로 35.5㎝ 1형 곡사구포이다.

Artl.Abt.(E)672 (80㎝ K(E) "Dora" 장비)

제672 철도포병대대는 우리에게 "Dora"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무려 80㎝ 구경의 사상 최대-최강 열차포를 운용한 부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거대한 규모만큼 수송-운용에 필요한 막대한 인원, 장비와 성능에 대해서는 대단히 이야기할 거리가 많으므로 기회가 되는대로 별도의 글에서 설명하도록 하겠다.

80cm K(E) "Dora"

Eisb.Artl.Bttr.688 (28㎝ K(E) "lange Bruno" 장비)

제688 철도포병포대는 28㎝ 열차포 "Bruno" 시리즈 중의 하나인 "lange Bruno" 열차포를 운용하는 부대였다. 이 시리즈는 크게 "kurze Bruno", "lange Bruno", "schwere Bruno", "neue Bruno"의 4가지 변종이 있는데, 구경은 모두 28.3㎝로 동일하지만 포열 길이와 사용탄약이 조금씩 달랐다. "lange Bruno"의 경우 45구경 28.3㎝ 함재포를 탑재한 경우로 포구초속 875㎧로 284㎏ 짜리 포탄을 최대사정 36,100m까지 쏘아 보낼 수 있었다. 총 3문이 생산되었는데 이들 3문 모두를 이 포대가 장비하고 있었다. 참고로 아래 사진은 "lange Bruno"보다 포신이 좀 더 짧은 "kurze Bruno"의 사진이다.

28cm K(E) "kurze Bruno"

schw.Artl.Abt.737 (15㎝ sFH 37(t) 장비)

제737 중포병대대 또한 앞서 소개한 체코 스코다제 15㎝ 37형 중곡사포를 운용하는 부대였다. 대대 전체로는 2개 포대에 각 4문씩 총 8문을 장비하고 있었다. [일부 문헌에서는 단대호가 734로 나와있다.]

Artl.Bttr.741, 742, 743, 744 (28㎝ Haubitze 장비)

제741-744 포병포대는 모두 구형의 28㎝ 곡사포를 운용하는 부대였다. 이 28㎝ 곡사포는 독일군이 1차 세계대전 때 사용하던 야포로서 포구초속 376㎧로 340㎏ 짜리 포탄을 최대사정 11,000m까지 쏘아 보낼 수 있는 포였다. 무거운 포탄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었지만 사정이 짧고 구식이라서 역시 다른 전장에서는 제대로 쓰이지 못하고 세바스토폴 전투에서 활약했다. 제741-743 포병포대는 각 4문씩의 28㎝ 곡사포를 장비했으며, 제744 포병포대는 일반 28㎝ 곡사포가 아닌 28㎝ 해안곡사포(Küsten-Haubitze) 2문을 장비했다. [단, 일부 문헌에서는 이 해안곡사포 장비 포대 단대호가 744가 아닌 724로 나온다. 어느 것이 정확한지는 추후에 확인해서 수정하도록 하겠다.]

I./Artl.Rgt.814 (24㎝ Haubitze 39 장비)

제814 포병연대 1대대는 24㎝ 구경의 39형 곡사포를 운용하는 부대였다. 부대 전체로는 3개 포대에 5문의 포를 장비하고 있었다.

  • 1개 (차량화) 본부중대
  • 2개 (차량화) 포대: 각 24㎝ Haub. 39 2문, 경기관총 2정
  • 1개 포대: 24㎝ Haub. 39 1문, 경기관총 2정
24cm Hb 39

II./Artl.Rgt.815 (30.5㎝ Mörser 장비)

제815 포병연대 2대대는 앞서도 소개한 30.5㎝ 구포를 운용하는 부대였다. 세바스토폴 전투에서는 대대 전체로 5문을 장비하고 있었다. [이 부대 또한 존재여부에 대해 문헌들마다 차이를 보이고 있으므로 추후에 확인-보충하도록 하겠다.]

schw.Artl.Abt.815 (30.5㎝ Mörser 장비)

제815 중포병대대 또한 30.5㎝ 구포를 운용하는 부대였다. 세바스토폴 전투에서는 대대 전체로 6문을 장비하고 있었다.

  • 1개 (차량화) 본부중대
  • 3개 (차량화) 포대: 각 30.5㎝ Mrs 2문, 경기관총 2정
  • 1개 (차량화) 경탄약수송대: 수송능력 48t

II./Artl.Rgt.818 (10㎝ K 18 장비)

제818 포병연대 2대대는 10㎝ 구경의 18형 장포신곡사포을 운용하는 부대였다. 이 장포신곡사포는 독일군의 주요 중포 중의 하나였으며, 기갑사단 경우에는 사단포병급에서도 1개 포대를 장비하고 있었다. 생김새는 사진에서 보듯이 15㎝ 18형 중곡사포와 거의 유사하다. 그것은 실상 이 두 포가 동일한 포가를 사용하기 때문이며, 10㎝ K 18의 포열이 5.46m로 더 길다는 점으로 구분이 가능하다. 포 중량 또한 전투중량 5642㎏으로 15㎝ 18형 중곡사포보다 다소 무겁다. 포구초속 835㎧으로 15㎏ 짜리 포탄을 최대사정 19,015m까지 쏘아 보낼 수 있었다. 세바스토폴 전투 당시에 대대 전체로 10문을 장비하고 있었다.

  • 1개 (차량화) 본부중대
  • 3개 (차량화) 포대: 각 10㎝ K 18 4문, 경기관총 2정
  • 1개 (차량화) 탄약수송대: 수송능력 20t

schw.Artl.Abt.833 (21㎝ Mörser 장비)

제833 중포병대대 또한 21㎝ 구경의 "lange Mörser"를 운용하는 부대였다. 세바스토폴 전투 당시에는 대대 전체로 2개 포대 8문을 장비하고 있었다. [이 부대는 원래 21㎝ 구포 이외에도 60㎝ 구포를 장비했던 부대인데, 아마도 세바스토폴 전투 투입 이전에 60㎝ 구포를 장비한 포대가 제628 포대로 독립되어 투입된 것 같다.]

Kanonen-Bttr.917 (19.4㎝ K 485(f) 장비)

제917 포대는 특이하게도 프랑스제 19.4㎝ 구경의 "자주"곡사포를 운용하는 부대였다. 이 포는 2차 세계대전 전에 각국의 자주포 개발사에서 특이한 위치를 차지하는 포인데 생 샤몽 사에서 개발한 궤도식 자주차대에 얹혀져 있었다. 이 자주포가 독특한 점은 포를 얹은 차대에는 모터만 얹혀 있고, 함께 따라다니는 차량에서 발전을 해서 케이블로 전력을 공급해줘야 굴러간다는 것이었다. 역시 이 부대가 이 자주곡사포를 장비한 유일한 부대였고 세바스토폴 전투에는 3문이 투입되었다.

19.4cm K 485(f)
Notes.
  1. 요하네스 추커토르트 중장은 사실 유태인의 피가 반이 섞여있었다. (추커토르트란 성이 폴란드 지역의 유태인들이 쓰던 성이었고, 아버지가 귀화한 유태인이었다.) 유태인 탄압정책에도 불구하고 독일군 내에서는 드물게 이러한 절반의 유태인(half-Jew)으로서 장군의 반열에 오른 사례들이 있다. 당시 제11군 사령관 만슈타인 상급대장의 본가(레핀스키 가문) 또한 유태계 뿌리를 둔 가문이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기묘한 우연이었다.
2007/04/28 23:57 2007/04/28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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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Orca 2007/04/29 12: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위의 트랙백이 잘 안되는군요 홈지기님 죄송합니다 위의 것은 삭제
    부탁드립니다...--;;

    80cm Kanoe(E) Shwerer Gustav =>
    http://blog.paran.com/note100/12550432

    Vergeltungswaffe 3 Hochdruck pumpe
    http://blog.paran.com/note100/1255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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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분야든지 뭔가를 사 모으는 습성이 있는 사람들은 자기만의 구매 루트를 뚫으면 그 노하우를 잘 공유하지 않으려는 습성이 있다. 공동구매를 해서 싸게 땡겨올 수 있는 물건이라면야 동네방네 소문내서 업자와 한판 승부를 내겠지만,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역사책이 어디 그런 물건이랴. 행여나 내가 찾는 희귀한 서적이 있다면 물건 하나 뜨는대로 모두가 경쟁자가 되고, 당장 호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더더욱 저거 남이 먼저 가져가지 않길 바라는 마음 간절해진다. 필자도 고백하건데 예전에 미국에 군사사 관련 서적 할인해주기로 소문난 서점이 하나 있었는데 — 정가의 20~30%는 그냥 깎아주길래 심지어 아마존에서도 에누리 없이 고가에 팔아먹는 J.J.F*** 출판사 책들을 필자는 대부분 여기서 사 모았다 —, 동호인 분들 누구에게도 안 알려주고 혼자만 이용해먹은 바 있다. 그런데 통제라, 언젠가 돈이 생겨 다시 들어가보니 폐업했다고 하여 — 미국에서도 장사가 안 되는지 이름난 군사사 전문서점들이 폐업한 게 몇 곳 있다 — 땅을 친 적이 있다.

오늘은 그런 양심의 가책(?)을 조금 덜 겸 사이트 하나를 알려드리고자 한다. 어떤 분들은 서가에서 꽂힌 책들의 심미성도 생각하여 책은 하드커버로 수집한다지만, 생활비 조달에 허덕이는 필자에게 하드커버니 페이퍼백이니 따지는 것은 사치일 따름이다. 필자에겐 3년만 지나도 100년된 것처럼 누렇게 삭아버리기 일쑤인 그야말로 일독폐기용 massmarket paperback이 아니면 싼 게 OK라는 신념이 확고하다. 그런 입장에서 미국에서도 재고떨이용 서점이나 양심적인 중고책 서점들은 매우 반가운 구매처이다. 이 가운데 과다재고분이나 판촉분을 처리하는 온라인 서점을 하나 소개한다 — StrictlyDiscountBooks.com

이미 이용하고 계셨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여기에서는 remainder mark가 찍힌 책들을 판매한다. 우리나라도 중고책 서점에 보면 비슷한 책들이 있는데, 팔리지 않은 새책인데 그냥 뒷면 바코드나 책 바닥에 매직 등으로 마킹한 표시가 있는 책들이다. 이런게 거슬리신다면 뭐 어쩔 수 없겠으나 보통 정가에서 40~75% 할인해서 팔고 있으며 송료도 저렴하니 — 선편 기준 주문당 기본료 $9.00에 권당 $1.99씩 붙는다 — 한가롭게 책 사냥하는 기분으로 구매하시면 좋을 듯 싶다. 필자가 관찰한 바로는 WW2와 관련해서는 Da Capo Books의 책들이 많이 들락날락한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잠깐 검색해봤을 때 재고가 남아있는 괜찮은 WW2 관련서적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H. Guderian, Panzer General, $5.69
  • E. Raus, Panzer Operations, $5.40
  • S. H. Newton, Hitler's Commander: Field Marshal Walther Model, $9.00(cloth)
  • H. Eberle, M. Uhl, The Hitler Book, $9.00
  • D. S. Parker, Battle of the Bulge, $5.50
  • J. Mosier, Blitzkrieg Myth, $4.49
  • G. Annussek, Hitler's Raid to Save Mussolini, $4.79
  • …… 기타 등등……

여기도 재고변동이 심하니 가끔 드나들며 입고 상태를 파악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아무쪼록 필자와 같이 주머니 얇은 분들께서 책 사냥하는데 도움 되셨으면 한다. 아울러 앞으로도 분야를 가리지 말고 좋은 외서들이 떨이로 저렴하게 많이 풀리기를. 인샬라.

2007/04/24 22:35 2007/04/24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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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윤민혁 2007/04/25 07: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 염가라. 염가라... (...)


    지금은 그 염가도 부담스러워질 정도의 재정난이라 저주스럽습니다. 결정적으로 영어실력이 너무 짧아서 책 내용 이해도 무지 어려운 몸이니... orz

  2. 삽질랜드 2007/04/27 16: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하.. 하하... 영어라... 베르사유 조약만 다 옮기면 될런지-_-;;;

[로그인][오픈아이디란?]

2차 세계대전에 관한 각 참전국들은 전후 각 군의 공식적인 시각으로 전쟁을 서술한 공간사(official history)를 여러 권 발간하였다. 이러한 공간 군사사 발간은 정치적 부담이 적은 미국, 영국 등이 아무래도 빨리 시작하였고, 다른 국가들도 차례로 발간사업에 뛰어들어 대부분 국가들에서 2차 세계대전 공간 군사사 발간은 완료된 상태이다. 대표적으로 영국군 같은 경우는 육-해-공군을 통틀어 HMSO(Her Majesty's Stationary Office)를 통해 1950년대부터 1990년까지 약 40여 년에 걸쳐 총 38권의 공간전사를 간행한 바 있다. 물론 독일은 필자가 이미 소개한대로 1979년부터 시작한 "Das Deutsche Reich und der Zweite Weltkrieg" 발간사업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이고, 러시아(구 소련)는 과거 몇 차례 공간 군사사로 꼽힐만한 시리즈가 나왔음에도 객관적인 역사라기 보다는 공산주의 시대의 선전물 같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그래도 독일의 DRZW도 거의 완간 직전까지 간데다, 러시아도 다행(?)인지 모르겠으나 최근들어 푸틴 치세의 경제회복 및 대 러시아 부활 움직임과 함께 양질의 책들이 쏟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오늘 이 글에서 다루고자 하는 것은 이러한 2차대전 공간 군사사 가운데에서 가장 쉽게 구할 수 있으며, 내용도 가장 방대한 미 육군의 공간사 "U.S. Army in World War II" 시리즈이다. 이들은 미 육군 군사사센터(Center of Military History)에서 발간한 것으로서 주요 시리즈로 분류될만한 책만 100여 권에 이르고, 세세한 다른 2차 세계대전 관련 브로셔들이나 전쟁관련 연구집들까지 하면 훨씬 양이 많다. 이들은 크게 다음의 하부 시리즈들로 구성되어 있다:

  • The War Department (총 8권): 전쟁성 차원의 참모본부 등 주요 지휘부에 대한 이야기와, 대국적인 군사전략, 군수, 전시동원에 대해 다루고 있다.
  • The Army Ground Forces (총 2권): 전투부대의 조직과 훈육에 대해 다루고 있다.
  • The Army Service Forces (총 1권): 근무부대의 조직과 임무에 대해 다루고 있다.
  • The Western Hemisphere (총 2권): 서반구 및 본토 전반에 걸친 국가방위 전략에 대해 다루고 있다.
  • The Mediterranean Theater of Operations (총 4권): 북아프리카, 시칠리아, 이탈리아 지구에서의 작전을 다루고 있다.
  • The European Theater of Operations (총 10권): 연합군 최고사령부와 노르망디 등 프랑스, 베네룩스 3국, 독일 지구에서의 작전을 다루고 있다.
  • The Middle East Theater (총 1권): 페르시아 지구를 통한 소련 군사원조와 관련된 사안을 다루고 있다.
  • The War in the Pacific (총 11권): 필리핀, 남태평양, 오키나와 등 태평양전선에서의 미 육군 작전에 대해 다루고 있다.
  • The China-Burma-India Theater (총 3권): 대 중국 군사지원 및 버마 지구에서의 군사작전에 대해 다루고 있다.
  • The Technical Services (총 24권): 전투부대 이외의 화학, 공병, 의무, 정비, 보급, 통신, 수송병과의 활동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들 이외에도 미 육군 군사사센터에서 발간되는 모든 간행물들에 대한 카탈로그는 온라인으로 친절하게 제공되고 있으니, 보다 자세한 목록을 보고 싶은 분들은 여기를 클릭하시기 바란다. 2차 세계대전과 관련해서는 14~33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또한 보다 자세한 미 육군 공간전사 전체에 대한 가이드 역시 미 육군 군사사센터에서 "United States Army in World War II: Reader's Guide"를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이 부분을 참고하면 더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2차 세계대전 미 육군의 시각에 초점을 맞추고 공부를 해보고 싶은 분들이라면, 주저없이 이들 미 육군 공간사부터 쌓아놓고 차근차근 보시라는 말을 하고 싶다. 사실 2차 세계대전사에 심각하게(?) 입문하는데 있어 각국의 공간사부터 훑어보는 것은 대단히 좋은 출발점이다 — 이는 비단 미 육군 뿐만이 아니라 영국군이나 독일군, 프랑스군 등 모든 서방 참전국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미 육군 경우를 제외하고는 국내 실정에서 이걸 쉽게 권하기가 힘든 몇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는, 물건은 있으나 입수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은 경우이다. 흔히 영국군 공간사 수집에서 크게 드러나는 문제이다. 영국군 공간사 또한 훌륭한 저작들이지만 절판된지 오래여서 HMSO 원판은 권당 15~20만원 정도를 지불해야 하는게 대다수이고, 한 때 필자가 조사한 바로는 38권 전권을 입수하는데 500만 원이 넘게 든다는 계산이 나온 적도 있다. 필자도 미국에 나갔을 때 디카로 찍어 놓은 판본 일부와, 허름한 중고책으로 갖고 있는 것들이 있다. 다만 2000년대 들어 일부 시리즈들은 페이퍼백 등으로 재판된 것들이 있다. 영국이란 나라가 워낙 물가가 비싸서 재판본도 권당 4~5만 원씩 하지만 이 정도면 안도의 한숨을 내쉴만한 수준이다.

둘째는, 아예 물건 자체를 입수하기가 대단히 곤란한 경우이다. 이탈리아나 비영어권 군소 참전국들의 공간사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 참전국들 공간사는 의외로 저렴한 것들도 많으나 발행부수가 적거나 언어 장벽 때문에 적절한 공급선을 뚫기가 힘들다. 서유럽 중고책서점에 가끔 뜨는 매물만 지켜보기에는 시간도 녹녹하지 않다.

이에 비하면 미 육군의 공간 군사사들은 발간된지 오래되었어도 각 주제별로 충분한 체계를 가지고 전쟁의 흐름을 살펴보기에 대단히 좋게 정리되어 있으며, 대부분 최근까지 계속 꾸준히 재판에 재판을 거듭해서 시중에 새책, 중고책 할 것 없이 대단히 많은 양이 풀려 있는지라 입수하기도 아주 쉽다. 오죽하면 미 육군의 전투에 대해서 괜찮은 민간 저작들이 상대적으로 눈에 적게 뜨이던 이유가 공간 군사사가 워낙 잘 나와 있어서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이다.

필자의 주요 관심사인 유럽전장과 관련되어서는 위의 하부 시리즈들 중에서 "The Mediterranean Theater of Operations (MTO)" 시리즈와 "The European Theater of Operations (ETO)" 시리즈 14권 정도에 주목해볼 것을 권한다. 이 두 시리즈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횃불(Torch) 작전부터 독일의 항복에 이르기까지 유럽전선에서 미군의 전투에 대해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다. 미 육군이 유럽에서 싸운 기간이래야 2년 여 정도이기 때문에 이 정도의 분량에서 충분히 준 미시적인 부분까지 잘 언급되어 있으며, 사건을 기술하는 시각 면에서도 미군의 전과를 의도적으로 과장한다던가 그러한 느낌은 받지 않는다. 미군은 전쟁의 승자로서 풍부한 전시기록이 남아있었으며, 전후에 나름대로 이러한 공간 군사사 정리를 위해서 많은 독일군의 장교들과 전투기록을 취재하고 그들의 인상 또한 담아내려고 공을 들였기 때문이다. 대신 독일군의 고위 장교들이 보는 시각이 아닌 보다 하위 수준의 미시적인 부분에서 의도하지 않은 오류들이 약간 발견되기는 하지만 그다지 눈에 거슬리는 부분들은 아니다.

그래서 이들 시리즈를 구성하는 책들이 어떠한 구조와 내용을 지니고 있는가를 엿볼 분들은 미 육군 군사사센터에서 ETO 시리즈 페이지를 참조해보시기 바란다. 여기에는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다룬 "Cross-Channel Attack"과 벌지전투를 다룬 "The Ardennes: Battle of the Bulge" 등이 온라인으로 제공되고 있다. 이들 HTML 버젼은 이들 시리즈의 큰 장점 중의 하나인 풍부한 지도가 없기는 하지만 읽기 편한 스타일로 잘 짜여진 텍스트 감상에는 충분하리라 본다.

그리고 실제적인 입수를 원하시는 분들을 위해 시중에서 입수가능한 판본 문제에 대해 몇 가지를 덧붙이도록 하자. 다른 나라 공간사들과 달리 미 육군 2차 세계대전 공간 군사사는 군사사센터에서 나온 공식판본과 민간 출판사들에서 라이센스를 받아 재판한 판본 등 다양한 것들이 존재한다. (영국군과 독일군 공간사 일부도 이러한 형식으로 재판되어 나온 것들이 있다.) 일단 대표적인 것은 군사사센터에서 나온 공식 천(cloth) 제본판으로 이른바 "Green Books"라고 불리우는 것들이다. 왜 "Green Books"냐 의문이 들 수가 있는데 그것은 아래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다.

Green Books (clothbound)

말 그대로 녹색 천이 씌워지고 금박으로 미국 국가 문장이 박혀있는 겉 표지가 대단히 인상적인 포맷이다. 뒤에서 이야기하겠지만 미국 정부간행국(GPO) 온라인 서점에서 하드커버 판본을 사면 위 사진과 같은 책들이 배달된다. 이 판본들은 권외지도들이 모두 책 맨 뒷면에 스테플러로 고정되어 있어 쭉 펼쳐볼 수 있게 되어있다.

또 다른 판본은 공식 종이(paper) 제본판으로 현재 시중에 돌고 있는 것들은 대부분 지난 1990년대에 2차대전 50주년 기념사업으로 전면 재출간된 것들이다. 이들은 그럴싸한 페이퍼백 표지에 우측 하단에 2차대전 50주년 기념판본(commemorative edition)이라는 노란 띠가 둘러져 있으며, 권외지도들은 책에 붙어있지 않고 별도 봉투에 담아서 딸려온다. 지도가 한장한장 따로 담겨져 있으므로 스캔하는 등 다른 용도로 활용하기에 좋다.

Paperbound

이런 공식판본 이외에도 라이센스를 얻어 낱권이 따로따로 나온 것이나, 아예 하부 시리즈 라이센스를 통째로 얻어 시리즈 전체를 찍어낸 판본들도 존재한다. 이러한 판본들은 아무래도 공식판본에 비해 매우 싼 값에 입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필자도 몇 년 전에 종전 50주년 기념 염가판 — 그래도 하드커버다 — 이 시중에 쫙 풀렸을 당시에 결권을 권당 (송료 포함) 1~2만 원 정도로 거저먹다시피 한 적이 있다. 한때의 추억거리지만, 그때 가격이 워낙 싸서 한꺼번에 물량을 지르는 바람에 종이상자가 아닌 미제 우편행낭으로 책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미국 시장에서 이런 염가판 물량이 많이 줄어들은 것 같지만 그래도 잘 뒤져보면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을 것이다.

3rd party hardbound

구입 방법

미 육군 군사사센터의 공식판본 새 책은 미국 정부간행국(GPO)의 온라인서점에서 구할 수 있다. 앞서 소개한 군사사센터의 각종 가이드를 참고로 하여 사고 싶은 책을 정한 이후에 검색하고 온라인 주문을 하면 된다. 검색을 해보면 알 수 있지만 cloth, paper 중에 한 종류만 남아있는 경우도 있고 아예 절판된 경우도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간혹 검색하다 보면 천 제본판보다 종이 제본판이 더 비싼 것들이 있는데, 이것은 정부간행물의 가격체계 때문이다. 미국 정부간행물들은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재판을 찍은 시점의 가격을 재고가 소진될 때까지 그대로 유지한다. 그래서 최근 재판된 종이 제본판과 오래 전에 찍고 재고가 남은 천 제본판 사이의 묘한 가격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GPO 온라인서점은 해외주문도 취급하고 있으며, 이 경우 미국 내 판매정가에서 25%를 배송료로 추가하여 받는다. 그러나 여러 차례 주문해보면 경험하겠지만, 이곳도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기관이어서 그런지 민간 온라인서점과 같은 친절한 서비스를 기대하지는 않는게 좋다. 배송추적 시스템 같은 것도 없고, 일관된 서비스도 이뤄지지 못한다. 안내문에는 해외주문은 선편운송을 한다고 되어있는데, 어떤 경우에는 주문을 넣은지 1주일만에 항공특송으로 제깍 배달이 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3달이 지난 뒤에야 배달되는 경우, 심지어는 한 마디 통보도 없이 결제-배송이 안되기도 한다. 이런 점은 적당히 유념하고 주문하시기 바란다.

GPO 온라인서점에서 구하지 못하는 책들은 앞서 이야기한 민간 출판사에서 나온 판본들로 새 책들을 입수할 수 있다. 당장 지난 90년대에 민간에서 2차 세계대전 50주년 기념 판본으로 시중에 풀린 책들이 최근까지도 유통되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재고부담이 있었는지 심지어는 하드커버인데도 권당 10달러의 파격적인 가격으로 풀린 판본들까지 본 바 있다. 현재에도 군사 전문서점들을 잘 뒤져보면 이러한 물량들을 건질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필자가 이 쪽은 요즘 살펴보지 않아서 확답드릴 수가 없다.

그리고 새책이 아닌 중고책을 구하려면 입수가 좀 더 쉬울 수 있을 것이다. 비단 군사서적 전문서점이 아니어도 미국 내 여러 중고책 전문서점들에서 MTO, ETO 시리즈 등은 매우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고, 가격 또한 책 상태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지만 대략 권당 3~10만원의 비싸지 않은 가격이면 상태 좋은 하드커버 판을 살 수 있다.

마지막으로 좀 더 솔깃한 정보를 하나 전해드리도록 하겠다. 미 육군 군사사센터는 1차 세계대전, 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관련 문헌들을 전자책 형태로 만드는 작업을 계속 진행시켜오고 있었는데, 그 일환으로 수년 전에 이들 2차 세계대전 공간사도 CD-ROM 형태로 발간하였다. 2차 세계대전 관련해서는 총 7편으로 나누어 발간사업을 벌였고, 시중에서는 5편까지 구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보기에는 웬만한 미군 팬이 아닌 다음에야 유럽전선 및 태평양전선을 다 포괄하더라도 1~3편 정도만 사면 된다. 행여 자신이 서가에 묵직하게 꽂힌 책들을 보며 흐뭇해하는 나르시스트가 아니라면 경제적으로 접근하여 이들 CD를 사면 될 것이다. 물론 어둠의 경로에도 이들 파일들이 돌아 다니고 있겠지만, 1~3편 합쳐봐야 배송료 포함 70~80달러 정도면 되니 사뿐히 질러도 큰 부담은 되지 않을 것 같다. 정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분들이라면 법의 눈초리를 피해가는 선에서 복제를 해 드릴 의향도……

2007/04/22 17:22 2007/04/22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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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윤민혁 2007/04/22 20: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온라인에서 볼 수 있는 부분도 꽤 많군요... 음,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아-

  2. 윤민혁 2007/04/23 00: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본문의 링크 중 pdf로 이어지는 링크에서 file not found가 나오네요. 익플에서의 오류 메시지가 아니라 army.mil 내에서 파일을 찾을 수 없다는 미육군 홈페이지 서치엔진 내에서의 오류이니 파일 이름이 잘못됐거나 파일 링크가 삭제된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확인해 보시는 게 좋겠네요. -ㅅ-;;;

  3. Orca 2007/04/23 12: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혹시 그럼 일본군 "공간사"가 있다면 거기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계신분
    있으심 좀 알려주세요...

  4. Orca 2007/04/23 17: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홈지기님 감사합니다...^^;;

  5. 장갑냐옹이 2007/04/23 19: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독일 연방군 공간사도 그렇고 소개하신 미군 공간사도 그렇고 모두 그림의 떡입니다.:< 그래도 글은 잘 읽고 갑니다. :>

    http://panzerkatz.egloos.com/3337774

    위에 적은 주소는 최근에 만든 "용맹무쌍한 학살자" 히르슈펠트 약사입니다. 본의 아니게 히르슈펠트 사진을 무단으로 갖다 쓰게 되었습니다. 이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덧붙여, 필요하다 싶으면 위키백과 참고문헌으로 채승병 님의 페리스코프 포럼 문건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발라톤 공세 당시 벌어진 소매띠 사건의 진상은 하이퍼 링크로 연결한지 오래입니다. 이건 딱히 문제 된다고 생각지 않지만 혹시 모를시까봐 이렇게 알려드립니다.

    • Periskop 홈지기 2007/04/24 22:43  댓글주소  수정/삭제

      인터넷 곳곳에 불펌글들이 난무하는 세상에 번거로움을 무릅쓰고 하나하나 알려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히르쉬펠트 사진이야 제가 프레이밍만 하고 직접 찍은게 아니니 별로 신경 안쓰셔도 됩니다. 위키피디아에서 링크 거는 것도 매우 즐거운 일이고요. 히르쉬펠트에 대해서는 표면적으로만 알고 인간성이 어떤 인물인지는 제대로 들은 바가 없어 딱히 글에 대해 커멘트하기는 마땅하지 않네요.

  6. 장갑냐옹이 2007/04/25 00: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개인적으로 불펌을 선호하지만(외국 자료는 어쩔 수가 없더군요), 언어가 통하는 분들의 자료는 웬만하면 불펌하지 않을려고 합니다. 영어권은 채팅이든 전자우편이든 길어지면 난감하기 그지 없어서 그냥 불펌을 합니다. 출처 표기가 한계죠. 일본어는 난감하지 않을 정도로 익숙하지만 자판 문제로 역시 불펌 후 출처 표기로 대처하고 있습니다(그래서 일본 쪽 자료는 자판 문제를 해결 후 저자로부터 허가를 받고 퍼가는 방법을 모색 중입니다. 단, 위키백과는 GDFL 문서니 그냥 퍼서 씁니다.)

    여기저기서 자료를 긁어모아 얽기섥기 만든 문서라 히르쉬펠트에 관한 코멘트를 해주셨으면 좋았겠지만, 따로 기회가 있을 걸로 생각합니다. 그나저나 히르쉬펠트 관련 자료를 구글로 이잡듯이 뒤진 결과 유명도에 비해 자료가 부족하다 못해 거의 없다는 걸 알았습니다. 육군 최연소 사단장이라는 타이틀도 학살에 빛을 잃었나 보더군요.

    • 윤민혁 2007/04/25 07:34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같은 경우엔 일본 저작권자에게 그렇게 해야 할 경우 한글워드의 일어입력기 - 로마자-히라가나입력기능이 참 편하죠 이럴 때는. - 로 먼저 편지를 쓴 다음에 복사해서 붙여넣기를 해버립니다. 일어실력이 부족한 관계로 아예 번역기를 쓰면서 윤문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만.

      ... 근데 생각해보니 군사쪽 글은 일본 거 옮겨올 때 출처표기도 잘 안 하면서, 팬워크 쪽은 꼬박꼬박 묻고 다니는군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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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나 영국군이 종전 직후부터 2차 세계대전에서의 군사 활동에 대한 공간사(公刊史, official history)를 활발하게 편찬해온 것과 달리, 독일군은 전후 30여년 간이나 공간사를 제대로 내놓지 못했다. 가장 주된 이유는, 동서독 모두가 나치 체제와의 엄격한 단절을 선언했기 때문이었다. 독일국방군(Wehrmacht) 역시 단절의 대상으로 지목된 마당이니, 이를 대변하여 공식적인 저작을 내놓았을 때의 파장이 신경쓰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실질적인 가장 큰 요인은 마땅히 객관성을 담보할 만한 전시 관련 자료들이 당시 독일에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2차 세계대전 말기에 독일군의 수많은 공식 문서들은 의도적으로 파기되거나 — 특히 공군(Luftwaffe)의 경우가 심하다 —, 살아남은 것들도 승전국의 전리품으로 이곳저곳으로 흩어졌다. 그래서 1970년대 말이나 1980년대 초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독일군에 대해 제대로 연구하려면 미국 워싱턴 DC의 국립도서관(National Archive)에 가는게 차라리 더 나았다.

이 때문에 독일의 체계적인 전사연구는 오히려 민간 부문에서 훨씬 활발히 이뤄졌다. 사학계도 역시 정치적 문제 때문에 많은 학자들이 접근을 꺼려오다가, 우리나라에도 저작들이 소개된 바 있는 안드레아스 힐그루버(Andreas Hillgruber) 등을 필두로 1950년대 중·후반부터 연구가 시작되었다. 특히 주목할 것은 독일 퇴역군인들의 회고록 출간이 활발히 이뤄진 사실이었다. 기록문화가 뿌리 깊이 박혀있는 유럽답게 이들은 각 사단이나 연대, 심지어 대대, 중대에 이르기까지 각자 몸담았던 부대의 전투사를 정리하고 기념, 출간했다. 이런 자료들은 주로 참전 당사자들의 기억에 바탕한 증언, 간략한 메모, 개인적인 일기나 사진 모음 등을 가지고 만들어진 경우가 많다. 이는 자의적이거나 신뢰성이 떨어지는 문제의 원인이기도 하지만, 반면 딱딱한 사학계의 저작에는 묻어나기 힘든 생생한 진실이 살아있기도 하다.

독일군의 공식적인 저작물이 활발하게 나오게 된 것은, 서방 연합국 측이 갖고 있던 많은 전시 독일군 관련 공식문서가 1950~80년대에 걸쳐 독일측에 단계적으로 반환되면서 부터이다 — 물론 이들 국가들은 원본을 반환하기 전에 모두 마이크로필름 복사본을 만들어놨다. 이들 문서들은 독일 곳곳에 산재한 국립 문서보관소(Bundesarchiv) 가운데, 주로 바덴-뷔르템베르크 주 프라이부르크의 Bundesarchiv-Militärarchiv Freiburg(BA-MA Freiburg)에 소장되어있다.

Das Deutsche Reich und der Zweite Weltkrieg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독일연방군(Bundeswehr) 산하의 공식 전사 연구기관인 "Militärgeschichtliches Forschungsamt (MGFA)" — 우리의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와 성격이 유사하지만 대상 연구 범위가 훨씬 광범위하다 — 에서는 지난 1979년부터 독일 시각에서 2차 세계대전을 조망하는 방대한 저작인 "Das Deutsche Reich und der Zweite Weltkrieg (독일과 2차 세계대전, 약칭 DRZW)" 시리즈 집필에 들어갔다. 앞서 이야기한대로 독일연방군은 공식적으로는 독일국방군을 계승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엄밀히 따지자면 이는 공간사가 아니다. 그러나 대부분 이를 사실상의 공간사, 즉 '준(準) 공간사' 정도로 분류하고 있다.

이 저작은 총 10권(Band)으로 기획되어 1979년 1, 2권이 deutsche Verlag-Anstalt를 통해 발간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당시 기획된 시리즈 구성과 오늘날 진행되고 있는 시리즈 구성 내용은 조금 다르다. 지금까지 나온 시리즈 중에 1, 2권은 두드러지게 분량도 적고(권당 500~700페이지 정도), 질적으로도 그렇게 인상적이지 못하다. 아마 처음에는 워낙 방대한 2차 세계대전이니 전반적인 논점 정리 수준에서 비교적 단기간에 마무리하려고 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MGFA 입장에서도 종전 후 30년도 지나서 고심 끝에 내놓는 간판격 2차 세계대전사에 대한 압박을 많이 받았던 모양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연구성과들을 반영하고자 노력을 많이 했는지 점점 더 내용이 방대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후속작으로 1983년에 나온 4권(3권보다 먼저 나왔다), 소련침공 편은 갑자기 한 권이 1200페이지에 육박하는 대작이 되고 말았다. 실제로는 지도들이 별책으로 묶여 있으므로 이것까지 고려하면 1300페이지 이상을 생각해야 한다. 5권같은 경우도 처음에는 1권으로 나올 예정이었으나 무려 2200페이지 가까운 분량이 나와서 5/1, 5/2 의 2권으로 분책되어 출간되었다. 6권도 1200페이지에 이른다. (역시 6권이 5/2권보다 먼저 나왔다.) 양적으로는 물론 질적으로도 한층 향상되어, 영미권 자료들의 피상적 내용에 지루해하던 독자의 입을 쩍 벌어지게 만드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그러다 보니 연구성과의 정리와 출간이 자꾸만 지연되는지, 각 권 사이의 출간 간격도 길게 늘어지기 시작했다. 일례로 1990년에 6권이 출간된 이후, 다음 편인 5/2권은 1999년에 출간되어 무려 9년이나 공백이 발생했다. 이것이 진정 독일식의 철저한 완벽주의(?)에 기인한 것인지, MGFA의 내부 사정에 기인한 것인지는 필자도 잘 모르겠다. 다만 연구자들이 극도로 복잡했던 당시 독일 사정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기술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것으로 보아 학구적인 독일인들에게도 2차 세계대전이라는 주제의 정리는 대단히 힘들다는 인상을 받을 뿐이다.

아무래도 유력한 이유는, 상당한 전통을 지니고 있는 독일 군사사 전반을 커버해야 하는 MGFA가 2차 세계대전 연구에만 집중할 수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민간 연구인력도 참여하고 있다지만 그다지 많지 않은 연구진들이 순차적으로 방대한 내용을 정리하다보니 진도가 늦어진 것 같다. 또 다른 사정이라면, MGFA는 원래 BA-MA와 함께 프라이부르크에 소재하고 있었으나 독일 통일 이후 지역안배상 구 동독지역으로 재배치되는 기관으로 지정된 점을 들 수 있다. 기관을 포츠담으로 이전하고, 구 동독군 흡수 문제로 홍역을 치루느라 연구 프로젝트가 제대로 진행되기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 소개글을 다시 손 보고 있는 현재(2007년 4월) 시점에서 독일어판은 1~7, 9권까지 총 8권 10책(5, 9권이 각 2책씩)이 출간된 상황이다.

Germany and the Second World War
저작의 중요성 답게 영역판도 출간되었다. 옥스퍼드 대학 출판부(Oxford University Press)에서 "Germany and the Second World War"라는 제목으로 1991년부터 출간이 되기 시작하여 현재 7권까지 나와 있다. 그런데 영역판에는 결정적인 단점이 있다 — 바로 살인적이라 할 수 있는 가격이다. 필자가 처음 주목하던 1990년대만 하더라도 각권 100~250달러(USD) 정도였는데, 현재는 제일 얄팍한 2권이 200달러 정도이고, 제일 비싼 5/2권은 무려 450달러 정도이니, 지금 나온 7권까지만 사더라도 200만원이 가뿐히 넘어간다.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개인이 소장하기에는 좀 버거워 보인다. 반면 독일어판은 훨씬 적은 부담으로 구입이 가능하다. 필자가 처음 이 시리즈를 사 모으기 시작할 당시에는 각권 100마르크 정도에 불과해서 쾌재를 부르던 기억이 난다. 유로화 통합 이후 오른 현재 가격도 50유로 정도이므로 그나마 부담할만한 수준이다.

이러한 가격 문제를 잊고 찬찬히 내용만 살펴본다면 이 시리즈의 가치는 실로 매우 만족스럽다. 국내 대다수의 전사 애호가(?)들의 문제라면, 아무래도 지나치게 지엽적인 전투담 위주로 관심을 좁히다보니 군사 문제를 너무 고립된 시각에서 바라보게 되고 허상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일 것이다. 그런데 이 시리즈는 군사적 측면에서 작전 수준의 전쟁 전개는 물론, 독일이라는 국가 전체적인 견지에서의 전쟁 수행 노력과 다방면의 배경에 대해 두루 서술하고 있다. 초기에 나온 2권의 부실함만 넘어간다면, 3권 이후로는 독일의 전쟁전략이라는 거시적 안목 하에서 큰 흐름과 작전 수행의 세부적인 부분, 독일 사회의 문제와 연계된 독일군의 실상을 조화롭게 잘 정리해내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충격적이면서도 2차 세계대전 이해에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이 바로 이러한 국가적인 경제 상황이나 후방 지원 문제 등 중요하지만 쉽게 접하기 힘든 이슈들이었다. 전쟁은 결코 소수의 군인들만 치루는 것이 아닌, 손자병법에서 이야기하는 그야말로 國家之大事라는 것이 평범한 진리이다. 화려한 전장의 사투 이면에는 군대를 지탱하는 사회, 경제 시스템이 긴밀히 얽혀 있는 법이다. 이들이 얼마나 전쟁에 깊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지를 알아가게 되면서 이를 간과했던 필자 자신을 반성하게 된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기존의 전문 학술서적 차원에서 부분적으로 정리되던 내용들이, 독일의 전쟁수행이라는 전체적인 틀 안에 일목요연하게 짜여진 매우 유익한 시리즈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시각적인 측면에서도 방대한 텍스트 사이사이에 컬러풀한 지도와 여러 도표들이 눈길을 끈다. 미군이나 영국군의 공간사들과는 달리 독일책답게 사진은 단 한장도 없지만 정보 제공의 측면에서 지도와 도표에 쏟은 정성만으로도 충분한 즐거움을 준다. 시중의 많은 저작들의 경우처럼 지나치게 텍스트 위주로 짜여져 있고 아주 부실한 지도들만이 첨부되어 있어서 내용을 쫓아가려면 별도로 좋은 지도를 하나 끼고 봐야하는 문제도 없다.

단지 좀 아쉬운 점이라면, 독일 공간사답게 독일과 추축 동맹군 자체의 분석에만도 상당한 분량을 할애했기 때문에 연합국 측에 대해 상세하게 기술하기에는 부족한 측면이 간혹 눈에 띄인다. (시각이 편향되어 있다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언급이 덜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런만큼 연합국 측의 공간사도 면밀히 참조하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행여 순수한 "전투사"라든가 "영웅담", "병기"같은 쪽에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시리즈는 별로 흥미를 끌지 못할 것이다. 그런 독자는 미시적인 관점에서 잘 서술된 다른 저작들을 참조하는게 낫다. 그러나 오래 전에 나온 타임라이프 WW2 시리즈나 밸런타인 시리즈, 최근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내용들로 독일군을 이해했다고 우쭐해하는 독자 분이 계시다면, (독일어를 공부해서라도) 겸허한 마음으로 일독해볼 것을 권하고픈 시리즈이다.

물론 독일어를 공부해서 책을 읽으라고 권하면 잘난 체를 하느냐는 비판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독일군도 전통이 있고 타국과 차별되는 독특한 조직체계를 갖춘 나라이기에 영미군과의 미묘한 차이를 이해하려면 독일어 원어로 받아들이고 이해해야만 하는 부분이 꽤 있다. 우리나라에서야 영어를 읽기, 쓰기, 듣기, 말하기까지 통달해야 한다고 너무 강박적으로 교육을 시켜 외국어 공부라면 질리는 사람들이 많지만, 영어를 읽을 줄 아는 바탕 위에서 내가 필요한 지식을 얻기 위해 독일어 읽기 정도 공부하는 것은 사실 그리 어렵지만은 않다고 본다.

여하간 1권이 나온지 30년도 가까이 되어가는 오늘날까지 끈질기게 나오고 있는 이 시리즈는, 최근에 빨라진 진도를 생각하면 10권까지 완간하는데 앞으로 2~3년 쯤은 더 걸릴 것 같다. 영역판의 경우에는 2006년에 7권이 나왔으니, 이모저모 고려하면 영역판 완간도 대략 앞으로 7~8년 정도는 걸리지 않을까 생각된다. 양적인 측면에서도 독어판 1~7, 9권까지만도 9000페이지가 넘는 이 방대한 저작은 현재 페이스대로 완간된다면 대략 11000~12000페이지 정도에 이르리라 본다. (번역판이 전반적으로 페이지가 늘어나는 것을 보면 영역판은 이보다도 더할 것이다.)

이것이 만만한 양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 정도 섭렵하여 2차대전 독일군에 대해 전문가가 될거라 생각하고 책을 잡는다면 지극히 순진한 착각일 것이다. 아마 1만 페이지가 아니라 10만 페이지를 읽어도 모자라는 감이 남으리라고 생각된다. 그래도 앞으로 완간된 후, 2차 세계대전시의 독일 전체를 대강이나마 이해한다는 말이 나오려면 이 시리즈 중 최소한 몇 권이라도 봐야할 것 같다.

또한 기다리던 8권이 다음 달(2007년 5월) 중으로 출간된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려온다. 8권은 동부전선에서 독일이 패색이 짙어지며 밀려나는 1943/44년의 작전을 1350페이지 분량으로 다룬다고 하는데, 얼마나 멋진 구성으로 또 독자에게 흥분을 불러일으킬까 기대된다. 다음 달에 입수되는 대로 간단한 서평도 올려 보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아래는 지금까지 출간되었거나, 출간예정인 타이틀 목록이다:

  • Band.1 (1979)
    Ursachen und Voraussetzungen der deutschen Kriegspolitik [독일 군사정책의 원인과 전제조건들] (764 pages)
  • Band.2 (1979)
    Die Errichtung der Hegemonie auf dem europäischen Kontinent [유럽 대륙에서의 주도권 장악] (439 pages)
  • Band.3 (1984)
    Der Mittelmeerraum und Südosteuropa: Von der 'non belligeranza' Italiens bis zum Kriegseintritt der Vereinigten Staaten [지중해와 남동유럽: 비호전적인 이탈리아에서 미국의 참전까지] (733 pages)
  • Band.4 (1983)
    Der Angriff auf die Sowjetunion [소련침공] (1172 pages)
  • Band.5/1 (1988)
    Organisation und Mobilisierung des deutschen Machtbereichs: Kriegsverwaltung, Wirtschaft und personelle Ressourcen 1939-1941 [독일 영향권의 조직과 동원체제: 전시행정, 경제 및 인적자원] (1061 pages)
  • Band.5/2 (1999)
    Organisation und Mobilisierung des deutschen Machtbereichs: Kriegsverwaltung, Wirtschaft und personelle Ressourcen 1942-1944/45 [독일 영향권의 조직과 동원체제: 전시행정, 경제 및 인적자원] (1082 pages)
  • Band.6 (1990)
    Der globale Krieg: Die Ausweitung zum Weltkrieg und der Wechsel der Initiative 1941-1943 [전지구적 전쟁: 세계대전으로의 확전과 주도권의 변화 1941-1943] (1184 pages)
  • Band.7 (2001)
    Das Deutsche Reich in der Defensive: Strategischer Luftkrieg in Europa, Krieg im Westen und in Ostasien 1943-1944/45 [수세의 독일: 유럽 전략항공전, 서부 및 동아시아의 전투 1943-1945] (831 pages)
  • Band.8 (2007)
    Die Ostfront 1943/44: Der Krieg im Osten und an den Nebenfronten [동부전선 1943/44: 동부와 측면전선에서의 전쟁] (1350 pages)
  • Band.9/1 (2004)
    Die Deutsche Kriegsgesellschaft 1939 bis 1945: Politisierung, Vernichtung, Überleben [독일 전시사회 1939-1945: 정치화, 파괴, 생존] (1008 pages)
  • Band.9/2 (2005)
    Die deutsche Kriegsgesellschaft 1939 bis 1945: Ausbeutung, Deutungen, Ausgrenzung [독일 전시사회 1939-1945: 착취, 해석, 분리] (1128 pages)
  • Band.10 (2008?)
    Der Zusammenbruch des Deutschen Reiches [독일의 붕괴] (? pages)
2007/04/22 03:22 2007/04/22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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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번동아제 2007/04/22 04: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세한 소개 글 잘 봤습니다. 2차대전은 주력 분야가 아닌지라 원서까지 볼 생각은 없는데 승병님 소개 글만 보면 마음이 흔들립니다. 이런걸 유혹이라고 하죠. --;

    • Periskop 홈지기 2007/04/22 23:03  댓글주소  수정/삭제

      괜한 지름의 유혹(?)을 불러 일으키는 잡문을 남발하여 죄송합니다. 앞으로도 이런 잡문들을 심심치 않게 올릴 예정인데 정신건강에 누를 끼쳐드리지 않을지 걱정입니다.=_=

  2. 윤민혁 2007/04/22 09: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호님 말마따나 저 정도의 취미로서는 굳이 가질 필요가 없는 책이 저 책인데, 정말 승병님 소개하는 책은 소개글 볼 때마다 무지 지르고 싶어진단 말이죠... -_-;

  3. 길 잃은 어린양 2007/04/22 09: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전에 오스트리아쪽에서 나온 글을 하나 읽다 보니 8권은 완성된 원고 상태에서만 2-3년 정도 여러 연구자들에 의해 검토됐던 모양이더군요. 대략 1년 반 전쯤에 참고문헌에 8권의 원고가 포함된 짧은 글을 하나 읽은 적이 있습니다. 원고 상태에서 몇년간 굴리는 것도 독일인들의 완벽주의 성향(?)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조만간 출간된다고 하니 매우 기분은 좋습니다. 홈지기님의 서평을 기대하겠습니다.

    • Periskop 홈지기 2007/04/22 23:06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나 말이죠, 원래 이게 작년에 나올 거라고 말이 많았습니다만 질질 오래도 끌은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출판사 홈페이지에 정식 공고가 떴으니 제대로 나오겠죠. MGFA에서는 이쪽 프로젝트를 "Blitzkrieg Legende"의 저자 K.-H. Frieser 대령이 맡고 있었으니 기대가 큽니다.

  4. 슈타인호프 2007/04/22 12: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소개하신 내용만 봐도 탐은 무척 나는데, 과연 저 정도로 저게 "필요한" 거냐는 의문이죠--;; 설사 구매한다고 쳐도 책장의 장식물이 될 공산이 95%이니-_-;;
    근데, 갖고 싶기는 참 갖고 싶긴 하네요(...)

    덧 : 1,2권이 그렇게 상대적으로 부실하다면, 개정판을 낼 움직임은 없는 겁니까?

  5. 우마왕 2007/04/22 16: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번동// 원본은 그렇고 제본판이라도 드릴까요?

    후추군// 하지만 자네 하는걸 보면 조만간 필요해질걸?

    양대인// 8권이면 빨리 보고싶은 주제긴 하지만 영문판 9권은 대체 언제 나올까요.

    호부후// 백문이 불여일견.